트로포닌 음성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대비 높은 혈소판 억제효과 입증

경구 항혈소판제인 P2Y12 억제제 티카그렐러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대비 높은 혈소판 억제효과와 함께 혈소판반응도에서 혜택을 보였다는 연구가 발표됐다(JACC 2016;67:603-613). 티카그렐러는 이미 다양한 근거를 통해 ACS 환자에서의 혜택을 입증해 왔다. 특히 PLATO 하위분석 중 하나인 PLATO PLATELET 연구(JACC 2010;56:1456-1462)에서는 클로피도그렐과 부하용량(loading dose)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유의하게 높은 혈소판 억제효과와 함께 낮은 혈소판 반응도를 입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상 환자군이 트로포닌 음성(troponin negative)인 저위험도 ACS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트로포닌 음성 저위험 환자군 대상 연구 
티카그렐러의 주요 근거로는 PLATO, ATLANTIC, PEGASUS-TIMI 54 연구가 꼽힌다. PLATO 연구에서는 ACS 입원 환자에서의 티카그렐러의 혜택을 조명했고, ATLANTIC 연구에서는 증상 발생 후 병원 도착 전 티카그렐러 투여 전략이 아웃컴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PEGASUS TIMI 54 연구는 1년 이상 아스피린과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전략에 대한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급성기, 장단기 치료전략에 대한 근거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의 주요 저자인 미국 플로리다의대 Dominic J. Angiolillo 교수는 "저위험 ACS 환자를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었다"며 기존 근거들에서 확인하지 못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티카그렐러의 효과를 평가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트로포닌 양성·음성 여부를 기준으로 저위험군을 나눴다. 심근손상에 대한 마커인 트로포닌이 음성일 경우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설정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연구에서는 이 환자군에 초점을 맞춘 배경에 대해 "현재 ACS 가이드라인들이 P2Y12 억제제 전치료 전략의 혜택이 명확하지 않다고 명시하고 있고, 트로포닌 음성인 저위험군에 대해서는 관상동맥의 해부학적 상황이 판별되기 전까지 P2Y12 억제제 치료를 권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Ad-Hoc PCI 연구 
Ad-Hoc PCI 연구로 명명된 이 연구는 전향적 오픈라벨 무작위 다기관 평행그룹 4상 약물역동학(pharmacodynamic) 임상이다. 미국 15개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모집했고, 조영술 진단결과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이 예정된 트로포닌 음성 ACS 환자 100명을 선정해 분석했다. 이들은 기저 치료전략으로 아스피린을 투여받고 있었다.

Angiolillo 교수는 "선택적 PCI 환자의 50% 이상이 관상동맥조영술 결과에 따라 즉각적으로 시행하는 형태인 'ad hoc 기반' PCI 시술을 받는다. 이에 따라 PCI 진행 시기와 관련해 티카그렐러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투여 시점도 문제가 된다"며 ad hoc PCI 환자에서 티카그렐러의 약물역동학을 평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티카그렐러 부하용량 180mg군과 클로피도그렐 600mg군으로 무작위 분류됐고, 혈소판 반응도를 주요 종료점으로 평가했다. 혈소판 반응도는 VerifyNow를 통해 P2Y12 반응단위(PRU)를 측정했다(투여전, 투여 후 30분, 2시간, 8시간, PCI 종료 시점). 세부적인 1차 종료점은 부하용량 투여 2시간 후의 PRU, 2차 종료점은 모든 시기의 PRU와 혈소판 응집도로 설정했다. 추가로 PRU 208 초과의 고혈소판반응률(HPR)도 분석했다.

티카그렐러 일관된 혜택 입증 

 

부하용량 투여 2시간 시점 PRU는 티카그렐러 98.4±95.4 대 클로피도그렐 257.5±74.5로 티카그렐러군이 유의하게 낮았다(p<0.001). 양군의 PRU 차이는 159.1이었다(95% CI, p<0.001). 또  부하용량 투여 후 0.5시간 시점과 PCI 종료시점의 PRU를 비교한 결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고, 이런 차이는 투여 후 8시간 시점까지 유지됐다. HPR도 티카그렐러가 PCI 종료 후 평가한 결과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p=0.030), 부하용량 투여 후 2시간, 8시간째에도 일관되게 낮은 경향을 보였다(p<0.001). 8시간 시점에서 티카그렐러군의 HPR은 2.4%, 클로피도그렐군은 53.3%였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적정 수준을 확보했다. 양군에서 사망 또는 유해사건으로 인한 약물투여 중단은 없었다. PCI 시술 후 불안정협심증은 클로피도그렐군에서 3명, 티카그렐러군에서 1명, 흉통은 각각 4명, 1명으로 티카그렐러군에서 낮았다.

약물역동학 입증·임상적 혜택 시사 
Angiolillo 교수는 "티카그렐러 부하용량이 클로피도그렐 부하용량 대비 더 빠른 혈소판 억제효과 및 PCI 시행 후까지 일관되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이번 결과가 이전에 제시된 결과들을 더욱 확고히 해주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전 PLATO PLATELET 연구에서 클로피도그렐을 투여받은 적이 없는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300~600mg 대비 티카그렐러가 혈소판 반응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 ONSET/OFFSET, RESPOND 연구 통합 분석(Am Heart J 2011;162:1630-165)에서는 각각의 부하용량 투여 후 티카그렐러군에서 또 빠른 시간에 유의한 HPR 감소가 나타났다. Angiolillo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임상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PCI 환자의 허혈성 사건과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HPR 비율을 감소시켰다는 점은 티카그렐러의 효과가 클로피도그렐보다 크고 임상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티카그렐러 추가 투여도 혈소판 반응에 혜택

클로피도그렐 전치료 환자에게 티카그렐러를 추가 투여한 전략도 티카그렐러 단독투여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는 연구(Platelets 2016;14:1-7)는 티카그렐러의 약물역동학적 혜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리스 파트라스 대학병원 Alexopoulos D 교수는 "클로피도그렐 투여 후 티카그렐러 재투여 전략이 티카그렐러 단독투여 전략 대비 항혈소판 효과, 혈소판 억제 효과 발현시간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연구팀은 PLATO 연구의 디자인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PLATO 연구 1차 PCI 코호트에서 티카그렐러를 투여받은 환자 중 40.7%는 클로피도그렐 600mg을 사전에 투여받은 이들이었다"고 전제하며 "실제 임상에서 이 디자인을 평가하고자 했다"는 배경을 밝혔다.

이 연구는 전향적 단일맹검 연구로 1차 PCI가 예정된 P2Y12 억제제 투여병력이 없는 74명을 모집했다. 환자군은 티카그렐러 부하용량 180mg군과 클로피도그렐 부하용량 600mg군으로 무작위 분류됐고, 2시간 후 티카그렐러 180mg을 재투여했다.

무작위 시점, 2시간, 4시간, 6시간 24시간 시점에 VerifyNow로 PRU를 평가한 결과 클로피도그렐 투여 후 티카그렐러 재투여군과 티카그렐러 단독투여군은 비열등했다. 2시간 시점의 PRU는 티카그렐러 단독군에서 105.7(p<0.001)로 낮았지만 그 이후 유의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클로피도그렐 전 투여 후 티카그렐러 추가투여 전략과 티카그렐러 단독투여 전략 간 비열등성이 입증됐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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