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영역 선택과 집중…해외 임상도 확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 때문에 신약개발을 망설이던 때는 지났다. 요즘 제약사들은 오히려 앞다퉈 인력과 투자비용을 늘리며 신약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각 사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 전략은 2020년 바이오헬스산업 세계 7대 강국으로 도약을 기대하게 한다. 혁신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요 제약사들의 연구소장 또는 개발본부장을 만나 각 사의 신약 연구개발 현황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위치와 가능성을 들어봤다.

① 동아ST 안병옥 개발본부장

 

 

동아는 합성신약, 천연물, 바이오 분야에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이루기 위한 회사의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개발본부장 안병옥 전무는 "연구영역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항생, 대사내분비, 항암, CNS(중추신경) 부문을 특화시켜 2~3개 타깃 영역에서는 세계적인 R&D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전무는 국산 신약의 한계와 극복 방안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국산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경우가 드문 이유는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이 대부분이었고, 다국적사의 경쟁 제품에 비해 개발시기가 많이 늦었기 때문.

따라서 그는 "First-in-Class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신약 디자인, 평가계, DDS(약물전달시스템) 등 주요영역에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여러 제품으로 시리즈화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아는 우수제품 도입, 자사신약 Extension 제품 개발 등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연구개발 조직 현황은?

연구본부는 총 4개 연구소로 구성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에는 바이오텍연구소와 혁신신약연구소가 소속돼 있고, 바이오 의약품과 항암제, 치매치료제를 비롯한 First-in-Class 혁신신약의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동아ST에는 신약연구소와 제품개발연구소가 있으며, 동아가 강점을 보유한 당뇨, 항생제, 천연물 신약 등 Best-in-Class에 집중하면서 캐시카우역할을 하는 제네릭, 개량신약도 담당하고 있다. 개발본부는 동아ST에만 있으며 임상, 사업개발, 허가, 특허 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R&D 전체 인원 규모는 약 350명이다.

- 회사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무엇이 있나?

동아는 합성신약, 천연물, 바이오 분야에서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몇 가지 언급하면 슈퍼항생제인 시벡스트로는 이미 피부연조직감염증을 대상으로 미국, 유럽, 한국에서 발매됐고 현재 폐렴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이 진행 중이다. 천연물 신약인 DA-9801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가 미국 3상을 준비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중에서는 빈혈치료제 DA-3880의 1상이 유럽에서 완료됐고 유방암치료제 DMB-3111은 일본에서 1상을 완료했다. 이 약물들은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해외에서 대규모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 외 개량신약인 B형 간염치료제, 관절염치료제, 탈모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많은 신규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추가될 예정이다. 합성신약 분야에서 과민성방광 치료제와 신규 기전의 당뇨병치료제, 항생제 등이 전임상을 완료하고 해외에서 1상을 시작할 계획이며, 천연물 신약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바이오 신약에서 황반변성 치료제 등도 조만간 임상 파이프라인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중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도 올해 내 해외임상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 신약 파이프라인 외에 관심 있는 타깃 질환이나 약물이 있나?

아직 임상단계에 올라온 것은 없으나, 항암제와 치매치료제를 차세대 분야로 설정하고 꾸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항암제 연구에서는 2013년에 글로벌 제약사와 대학의 연구원을 영입해 혁신연구소를 신설했으며 작년에 First-in-Class가 가능한 혁신적 기전의 후보물질을 발굴해 글로벌 기업과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향후 바이오시밀러 이후를 책임질 수 있는 차별화된 플랫폼기술 확보에 관심이 많고, 희귀질환에 대한 타깃 발굴 및 협력 연구도 눈여겨 보고 있다.

-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를 이루기 위한 전략은?

연구영역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재 항생제, 대사내분비, 항암제, CNS 부문을 점차 특화시켜 2~3개 타깃 영역에서는 세계적인 R&D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며, 해외 임상을 확대하여 글로벌 규격의 신속하고 차별화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의 단순 라이선스 아웃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개발 및 자체개발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개발역량을 축적하려 노력하고 있다. 덧붙여 전면적 Open Collaboration을 통해 외부 자원의 유치, 공동연구개발 확대 등의 방식으로 국내외 여러 파트너와의 시너지를 적극 모색함으로써, 혁신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 내수시장도 무시할 수 없을 텐데 차별화된 계획이나 전략이 있나?

기본적으로는 슈가논과 시벡스트로와같이 동아가 개발하는 신약에 대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신약 개발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영업 포트폴리오를 자사 제품으로만 꾸릴 수는 없다.

내수시장에서 그 갭을 메우기 위해 전략적 제휴에 기반한 우수 제품의 도입, 자사 신약 Extension 제품 개발, 임상적 효과가 입증된 차별화된 개량신약 개발 및 대형 제네릭의 우선판매권 확보 등의 전략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국산 신약개발의 전략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가 세계의 2%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향 신약개발은 연구개발 투자비 회수도 불가능하므로 초기 탐색단계부터 세계시장을 염두해 두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후기 개발단계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순환계 질환, 당뇨, 암 치료제 등은 POC 이후 라이센싱이나 공동개발 등 파트너링을 고려해야 한다. 희귀질환이나 특수 암, 감염증 등 환자 중심의 R&D가 요구되는 영역은 독자적 개발경험을 축적하고, 현지 영업까지 확대해서 해외 매출을 일으키는 현지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국산 신약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지금까지 국산 신약은 해외서 성공한 제품이 극히 드물다. 이는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이 대부분이었고 다국적사의 경쟁 제품에 비해 개발시기가 많이 늦었기 때문이다. 즉, known target과 established market 영역의 신약개발이 주류를 이뤄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Best-in-Class(동일계 최고) 전략도 중요하고 개량신약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First-in-Class(혁신신약)의 비중을 점차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신약 디자인, 평가계, DDS 등 주요영역에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여러 제품으로 시리즈화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R&D 전략을 활용해 개발 속도를 향상시키고, 글로벌 규격의 차별성 있는 임상시험을 실시해 신약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 제약사들의 R&D 분야가 강화되는데, 국내 제약사들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내수시장보다는 글로벌향의 R&D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국적사 또는 국내사와의 전략적 제휴, 기술수출 및 Open Collaboration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타깃 질환 영역에서도 좀 더 특화해 회사별로 차별성을 추구할 것이며, 기반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기술기반 벤처의 인수합병 시도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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