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 국내 백신사업 현황 논의

▲ 4일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공동주최로 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가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개최된 가운데 국내 백신사업에 대한 현황이 발표됐다.

국내 백신 자급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공동주최로 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가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개최된 가운데 국내 백신사업에 대한 현황이 발표됐다.

바이오의약포럼 세션에 연자로 나선 녹십자 안동호 상무는 "실제 수입실적 상위 30개 품목 중 백신 3개 품목이 포함됐는데, 이들 백신 수입금의 합은 전체의 52.5% 수준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수입실적 상위 30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화이자의 프리베나13주 백신을 비롯한 MSD의 조스타박스가 4위, 노바티스의 멘비오가 18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품목의 수입금액은 총 1664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렇듯 전 세계 백신시장에서 글로벌 빅파마의 지배력이 강력한 것은 자명한 사실. 현재 GSK를 선두로 사노피파스퇴르, 머크, 화이자(와이어스), 노바티스 백신사업부(현 GSK 항암사업부와 맞교환) 등 글로벌 빅파마 4개 업체가 전체 백신시장의 86%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 빅파마들은 최근까지 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백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9년 화이자는 와이어스(Wyeth)를 680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존슨앤존슨은 크루셀(Crucell)을 17억 유로, 노바티스는 백신사업부를 작년 GSK의 항암사업부와 맞교환했다.

안 상무는 "일반적으로 백신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의약품"이라며 "때문에 임상시험 대상자 규모도 대규모 인원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이 요구되는 규제과학(regulatory science)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개발 및 승인에 심사가 까다롭고 많은 인력과 공간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백신시장 성장세 10% 웃돌아, 화학합성약물 '훌쩍' 넘어서

이들 빅파마의 백신사업 투자 확장은 그동안 해당 시장의 파이가 지속적으로 커진데 따른다. 2007년 당시 200억 달러 수준이던 백신시장은 올해 505억 3000만 달러 수준으로 늘었고, 8년 뒤면 약 973억 8000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인더스트리 통계보고(BioINdustry No. 53)에서도 세계 백신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11.0%로 평가했다. 국내 백신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고한 2011년 의약품 생산실적 조사에서도 국내 백신 시장은 8.1% 수준으로 성장률을 내다봤다.

전 세계 제약시장 성장률이 5% 대에 머무는 것과는 분명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국내 백신산업의 사정은 어떨까.

아직 한계점이 많다는 평도 나온다. 자체 개발하거나 생산한 백신은 B형간염, 수두, 신증후군 출혈열, 인플루엔자 등 6개 품목에만 한정됐기 때문. 글로벌 빅파마의 원액을 전량 수입해 포장 판매한다거나 외국산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는데 멈춰있어 다국적 제약사에 의존이 크다는 지적.

하지만 그늘이 있는 곳에 빛도 있다. 최근 정부의 지원과 함께 대기업의 활발한 진출로 WHO-PQ에 따른 국내 백신의 제품력의 국제적 인지도 상승으로 수출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

국내 백신 제품의 질이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작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인증 현황을 살펴보면 총 22개국 29개 업체의 230개 품목이 인증을 받았다. 그 가운데 국내 3개 제약사의 14개 백신 품목이 WHO 인증을 마친 상황.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백신을 비롯한 계절독감백신, 신종독감백신(H1N1), 다가혼합백신(DTwP-HepB-Hib)이 대표적 국내 인증 백신 품목으로 엘지생명과학과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녹십자가 제조를 담당했다.

실적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작년 의약품 생산실적 상위 30개 품목 가운데 국내사의 2개 백신제품군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출용으로 나온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의 5가 혼합백신인 퀸박셈주가 작년 1002억원으로 1위에 등극했으며, 녹십자의 지씨플루프리필드 시린지주가 403억으로 12위에 올랐다.

안 상무는 향후 백신 자급능력 확충도 기대가 된다고 생각을 전하며 "필수백신 15종 및 프레미움 백신 기타 예방접종, 대유행 테러대비 백신이 2020년까지 전임상 및 임상시험, 기술이전, 개발 계획히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 지원 및 산학연계 연구, 기술이전 등 R&D 대폭 늘어

국내에 백신 R&D 부문에 활발한 투자도 이어진다. 7개 백신을 임상 중이거나 신약신청 검토중인 녹십자는 개발 중인 백신이 TEPIK 지원과제로 선정되거나 질병관리본부와의 공동개발에 착수한 상태. 이외 CJ 헬스케어를 비롯한 진원생명과학, 차백신연구소, SK 케미칼, 아이진, 보령제약, 일양약품 등이 TEPIK 지원과제로 선정되거나 국내 유수 대학과 산합협력 연구를 진행, 해외 제약사와 공동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외 LGLS는 저개발국을 타깃으로 한 백신개발 중이며 셀트리온이나 제넥신, 유바이로직스, 바이넥스 등은 인플루엔자 백신, 자궁경부전암 백신, 콜레라, HPV 백신을 IVI에 기술이전을 마쳤다.

한편 작년과 올해 주요 후기임상이 승인을 마쳐 결실을 맺었다. 녹십자는 작년 4가 분할 인플루엔자 백신을 비롯한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신을 승인받은데 이어 4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과 신증후출혈열 백신을 올해 승인받았다.

SK 케미칼 역시 작년 4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과 13가 폐렴구균 백신을 필두로 올해 대상포진 백신 3상임상을 승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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