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상]국내 백신 시장 성장세…국제 인지도 높아져 수출 ↑

백신 사업은 향후 시장 성장세만 놓고 봐도 단연 유망 분야로 꼽힌다. 8년 전 23조 4560억원 수준이던 전 세계 백신시장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며 2015년 59조 2600억원 수준으로 몸집을 키웠고, 8년 뒤엔 약 114조 21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말 못할 설움은 있기 마련. 무엇보다 백신은 규제과학(regulatory science)에 포함돼 진입장벽이 높다. 평균 개발시간도 일반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길고, 별도의 인력과 공간이 필요하며 제품의 특성상 매우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요구받는다. 현재 대부분의 제네릭 제조사가 백신의 사업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섣불리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국가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의약품이 거듭 회자되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보유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봤다.

1. 기획 상

2. 기획 하

▲ 세계 백신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이미 화학합성 의약품 시장을 추월한지 오래. 예방백신에 이어 치료백신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백신연구의 최근 동향을 살펴봤다.

매년 11% 성장…화학합성약물 추월

바이오인더스트리 통계보고(BioINdustry No. 53)에서는 세계 백신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11%로 평가했다. 국내 백신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고한 2011년 의약품 생산실적 조사에서도 국내 백신 시장 성장률을 8.1% 수준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제약시장 성장률이 5%대에 머무는 것과 분명 비교되는 부분.

국내 백신산업의 현황과 관련해 녹십자 안동호 상무는 "1·2세대 B형간염 백신과 플루를 자체 개발해 출시한 경험은 큰 자산"이라며 "최근 바이오벤처와 대기업의 관심이 늘며 다양한 백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cGMP를 비롯한 제조 설비 분야의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이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순방향적인 기회들도 여럿 포착된다. 국내 바이오벤처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후보물질의 확보와 국가 백신 주권의 필요성을 인식해 국가적인 사업단이 발족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향후 난치성 질환 및 암, 치매 등 새로운 질환에 대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글로벌 백신 개발 경험이 없고 내수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중요한 플랫폼 기술(Platform Technology)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는 것.

더욱이 연구개발 비용이 급격히 늘며 투자비 부담도 가중되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이다.

안 상무는 "자체 개발하거나 생산한 백신은 B형간염, 수두, 신증후출혈열, 인플루엔자 등 6개 품목에만 한정됐다"며 "글로벌 빅파마의 원액을 전량 수입해 포장 판매한다거나 외국산 완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데 멈춰 있어 다국적 제약사에 의존도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백신산업의 청사진만큼은 여전히 '밝다'는 진단이다. 내용인 즉 국내 생산능력이 선진국에 뒤처지고는 있지만, WHO-PQ에 따른 퀄리티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는 높아져 수출이 늘고 있다는 것. 또 대기업의 진출로 활발한 R&D 투자, 백신 자급을 위한 정부 지원도 매년 강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2014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인증 현황을 살펴보면 총 22개국 29개 업체의 230개 품목이 인증을 받았다. 그 가운데 국내 3개 제약사의 14개 백신 품목이 WHO 인증을 마쳤는데,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백신을 비롯한 계절독감백신, 신종독감백신(H1N1), 다가혼합백신(DTwP-HepB-Hib)이 대표적이다.

예방·치료 백신 미개척 분야 '무궁무진'
새로운 면역증강 물질 개발 대두…VLP·DNA 백신 주목

인증 백신 품목으로는 녹십자가 계절독감백신인 지씨플루주(1회용)와 지씨플루멀티주(10회용)를 비롯한 독감백신인 그린플루-에스주를 보유했고,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가 B형간염백신인 헤파박스-진주, 헤파박스-진티에프주와 다가혼합백신인 퀸박셈주, 퀸박셈씨피에이디주가 있다. 또 엘지생명과학은 B형간염백신인 유박스-비주와 다가혼합백신인 유포박-히브주를 WHO에 인증받았다. 게다가 백신 자급능력도 어느 정도 확충될 조짐이다. 필수백신인 B형간염, 일본뇌염, 수두는 물론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TD)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표 1>.

작년 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 백신세션에 공개된 내용 재취합.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향후 백신 자급능력 확충에서도 괄목할 성과가 기대되는데, 필수백신 15종 및 프레미움 백신, 대유행 테러 대비 백신 등이 오는 2020년까지 전임상 및 임상시험, 기술이전 계획이 진행 중이다.

실적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2014년 의약품 생산실적 상위 30개 품목 가운데 국내사의 2개 백신제품군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출용으로 나온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의 5가 혼합백신인 퀸박셈주가 1002억원으로 1위에 등극했으며, 녹십자의 지씨플루프리필드 시린지주가 403억으로 1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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