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등은 2제 복합제로 패러다임 전환

주요질환에서 복합제 개발은 몇년새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ARB+CCB 복합제로 포문을 연 고혈압약 시장에서는 복합제를 넘어 3제복합제가 주목받고 있으며, 스타틴계열이 장악하고 있는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은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틈새시장을 노린다. 항혈전제 시장은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복합제가 활기를 띄고 있다. 이에 고혈압치료제와 고지혈증치료제, 항혈전제 시장의 3분기까지 원외처방 실적을 통해 각각의 리딩품목 성적과 시장변화를 살펴봤다.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 등 복합제 '주춤'...3제 복합제 세비카HCT '고성장'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터줏대감인 단일제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ARB+CCB 복합제도 하향세다. 반면 세비카HCT은 고속성장해 3제 복합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유비스트 자료를 살펴보면, CCB계열 단일제 노바스크는 3분기까지 412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해 전년 437억원 대비 5.8 % 감소했다.

베타블로커 성분의 딜라트렌도 284억원을 올려 지난해보다 8.8% 하락했으며 아모디핀은 14% 떨어진 187억원을 기록해 시대를 풍미했던 단일제제가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나브만(ARB)이 전년도 232억원에서 239억원으로 소폭 성장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단일제제 자리를 대체하던 ARB+CCB 복합제 리딩품목들도 올 3분기에는 성적이 좋지 않다.

트윈스타는 629억원으로 전년보다 6.1% 감소했으며 아모잘탄은 10.1% 줄어든 46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제네릭 공세를 받았던 엑스포지는 434억원으로 전년대비 23% 급감했고 올해 초 특허가 풀린 세비카는 9% 감소한 36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텔미누보는 19% 성장한 16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암로디핀'과 '올메사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을 결합한 국내 최초 3제 복합제인 세비카HCT는 128억원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성장률은 85%에 달했다.

 

세비카HCT는 복약 편의성 개선은 물론 용량증대나 추가약물 처방없이 혈압강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에 국내사들도 발빠르게 3제 복합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다만 동반질환을 함께 치료할 수 있도록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 약물을 결합한 3제복합제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동제약을 필두로 종근당, 대웅제약, 제일약품, 경동제약 등이 ARB와 CCB, 스타틴제제를 합친 3제 복합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이 3제 복합제로 변화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고지혈증치료제, 스타틴제제 리피토·크레스토 '희비'...복합제 개발 '활기'

스타틴제제 처방이 압도적인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서 리딩품목인 리피토와 크레스토의 희비가 엇갈렸다. ARB와 스타틴계열 복합제에서는 로벨리토와 올로스타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이며 에제티미브 복합제 개발도 활기를 띄고 있다.

아토르바스타틴 약물 리피토는 3분기 누적 원외처방액 957억원 규모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5.3%증가했으며 지난 4월 리피토에 에제티미브 성분을 더한 복합제가 출시됐음에도 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반면 특허만료와 약가인하 악재를 만난 로수바스타틴제제 크레스토 실적은 550억원으로 전년대비 26.1% 하락해 고전을 면치못했다.

 

ARB계열 암로디핀과 아토르바스타틴이 결합한 복합제 카듀엣은 161억원의 실적을 올려 지난해보다 5.3% 하락했다. 그러나 로벨리토(이베르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과 올로스타(올메살탄+로수바스타틴)이 각각 84억원, 71억원을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성장률은 각각 257.6%와 299.2%다. 이들 제품은 ARB+스타틴 복합제가 한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에제티미브'에 심바스타틴을 결합한 바이토린과 아토르바스타틴을 결합한 아토젯 등 비스타틴과 스타틴계열 복합제도 가세했다.

바이토린은 전년보다 하락한 495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4월에 출시된 아토젯은 실적이 10억원대지만 바이토린과 바톤터치해 향후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한미약품을 비롯해 대웅, 종근당, 한독 등 국내사들이 에제티미브와 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 허가를 받고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에제티미브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 4월,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이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

항혈전제, 에피언트-브릴란타 등 플라빅스 아성에 도전

항혈전제 시장은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계열 약물이 주춤하는 사이 복합제와 신약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시장의 과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클로피도그렐 약물 대표품목인 플라빅스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439억원 실적을 올려 전년보다 2.3% 성장했다.

플라빅스 제네릭인 플래리스는 378억원으로 전년 362억원보다 4.4% 증가했으며 플라비톨은 21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1.8% 감소했다.

아스피린계열 리딩품목들도 하향세다. 바이엘 아스피린프로텍트는 3분기까지 총 153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올려 전년대비 11.5% 마이너스 성장했다.

한미 아스피린 역시 전년보다 21.1% 감소한 3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다만 작년에 출시된 보령바이오 아스트릭스만이 횟수로 2년만에 140억원의 매출을 올려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보령 아스트릭스가 스위치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항혈전제 두 축인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이 결합된 복합제 슈퍼피린은 원외처방액 48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25.9% 성장했다.

이와함께 항혈전제 시장의 새내기 약물인 브릴린타와 에피언트는 타 리딩품목에 비해 처방실적은 미미하지만 40% 이상 성장세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브릴린타는 사이클로펜틸 트리아졸로 피리미딘(CPTPs) 계열 약물로 간대사를 거치지 않아 약물투여 후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시간을 대폭 줄였다. 에피언트는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계열이지만 비활성 대사 물질로 전환되는 비율이 적고 산화단계를 한 번만 거쳐 발현시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올 3분기까지 브릴린타는 46억원, 에피언트는 17억원을 기록했지만 모두 45% 성장률을 보여 항혈전제 차세대 약물로 기대를 갖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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