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10년간 225명 환자 추적 결과 분석

▲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왼쪽), 김도훈 교수

식도암을 외과적 수술이 아닌 내시경만으로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됐다.

5년 생존율이 무려 100%에 달하고, 재발은 물론 광범위한 수술에 따른 합병증도 없어서 삶의 질 면에서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림프절 전이 없는 표재성 식도암에 ESD 효용성·안정성 입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김도훈 교수팀은 10년간 표재성 식도암 등 식도종양으로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을 시행한 환자 225명을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식도는 림프관이 발달돼 있어 음식물이 닿는 식도벽 가장 안쪽인 점막층, 점막하층에만 암이 있는 조기암일지라도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가능해 근치적 절제수술이 표준치료로 시행돼 왔다. 단 가슴, 목, 배 부위 등 광범위한 부위를 직접 절개하다보니 합병증이나 후유증 발생 빈도가 높다는 단점을 지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암을 완치하면서도 보다 간편하고 합병증이 적은 내시경 절제술이 시도되기 시작했는데, 위벽에 비해 얇고 통로가 좁은 데다 심장 박동에 의한 시술제한이 많은 식도는 위암의 치료와 비슷하면서도 고난도의 내시경 술기를 필요로 한다.

이에 최근 들어서야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서 암이 점막층에 국한된 표재성 식도암에 한해 내시경 절제술을 적용하게 된 것이다.

▲ 조기식도암의 내시경절제술(ESD) 과정

연구팀은 2004년 말까지는 표재성 식도암을 치료할 때 내시경으로 올가미를 삽입해 병변을 떼어내는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Endoscopic Mucosal Resection, EMR)을 시행했고, 2005년부터 내시경 특수 전기칼을 이용해 병변 아래의 점막층을 도려내는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을 도입했다.

작은 병변에 대한 치료로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EMR)도 효과적이지만, 보다 큰 병변을 깨끗하게 절제하기 위해서는 병변의 경계를 확인하며 한 번에 도려낼 수 있는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ESD)이 훨씬 유리하다는 설명.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2005년 8월부터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박리술를 시행 받은 환자 225명, 총 261례의 병변에 대해 임상적 특징과 내시경 절제술 결과, 조직 병리적 특징, 합병증, 5년 생존율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에는 식도암의 전 단계인 선종이 70례, 편평세포암종인 표재성 식도암이 191례 포함됐다.

절제한 종양의 크기는 평균 3.7cm였으며, 시술은 평균 45분 안에 끝났다. 또한 종양 병변을 쪼개지 않고 완벽하게 한 조각으로 절제하는 일괄 절제율은 무려 93.9%에 달했고, 최대 8.5cm의 병변도 효과적으로 제거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4일이었는데, 퇴원 후 곧바로 음식 섭취가 가능했고 수술적 치료에 비해 합병증 발생이 현저히 낮아 위산역류, 삼킴곤란 등의 후유증은 없었다.

내시경 절제술 후 최대 추적기간 6년 동안 식도 종양의 재발은 없었으며, 식도질환으로 사망한 사례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5년 생존율은 100%로 나타났다.

정훈용 교수는 "식도암은 주로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 있지만 잘 늘어나는 식도의 특성 때문에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식도암을 완치하고 삶의 질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 식도암을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도훈 교수는 "지난 10년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내시경 절제술은 표재성 식도 종양 치료에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확인됐다"면서 "표재성 식도암 등의 완치와 함께 치료 및 회복 과정을 포함한 삶의 질 측면에서도 많은 이점을 가져오는 우수한 치료법이다. 내시경 절제술의 대상을 잘 선정해 적절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열린 2015 소화기인터벤션의학회(SGI)에서 발표됐으며, 대한내과학회 영문학술지(KJIM) 최신호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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