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에바세트라핍 ACCELERATE 연구 중단 선언

 

한때 PCSK9 억제제와 함께 차세대 지질치료제 자리를 노렸던 CETP 억제제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PCSK9 억제제가 '차세대 스타틴'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CETP 억제제는 잇따른 임상 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일라이 릴리는 12일 자체 개발 중이던 CETP 억제제 계열의 실험약 에바세트라핍(Evacetrapib)이 유효성 부족으로 확인되면서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CETP 억제제는 LDL-C 감소와 HDL-C 상승이라는 이중효과로 개발 초부터 주목을 받아 온 새로운 약물이다.

톨세트라핍(torcetrapib),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 달세트라핍(dalcetrapib) 등이 같은 계열에 속하는데, 과거 행보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6년 톨세트라핍이 ILLUMINATE 연구에서 사망률 증가를 보고함에 따라 화이자 측에서 개발중단을 선언했던 사례가 대표적.

달세트라핍 역시 2012년 미국심장협회(AHA) 때 대규모 임상 결과가 공개됐지만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내지 못해 실패로 그치고 말았다. 올해 초 dal-OUTCOMES 임상에 대해 약물유전체 평가가 이뤄지면서 ADCY9 유전자 타입에 따른 가능성이 언급되긴 했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Circ Cardiovasc Genet 2015;8:372-382).

그나마 에바세트라핍은 2011년 AHA 데뷔 당시 "기존 CETP 억제제의 장점을 갖추면서도 혈압상승 같은 이상반응이나 미네랄코르티코이드(mineralcorticoid)와의 상호작용이 없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희망을 걸어왔는데, 끝내 개발이 중단된 것이다.

릴리 측은 "에바세트라핍의 심혈관사건 감소를 증명하기 위해 전 세계 37개국 1만 2000여 명을 대상으로 ACCELERATE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며, "심혈관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복합종료점을 달성하기에는 무리"라고 중단 이유를 밝혔다. 평가시점까지는 아직 몇년 더 기한이 남았지만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임상시험 데이터안전검토위원회(DSMB)는 "사전분석 결과 1차종료점에 도달하기엔 유효성이 낮았다"면서 안전성 문제로 연구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한편 MSD는 아나세트라핍의 지질 수치 개선 및 심혈관사건 감소를 입증하기 위한 REVEAL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Lancet 2015;385:2153-2161에서는 "심혈관계 영향은 두고 봐야 겠지만 LDL-C 감소 효과는 탁월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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