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이정남 부원장-피해 전공의 '증인출석'...이목희 의원 "치떨리는 분노 느꼈다"

▲8일 열린 복지부 종합국감. 이날 국감에는 길병원 전공의 폭행사건 피해당사자가 직접 출석, 제 2의 길병원 사태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저처럼 병원내 폭력으로 의사 커리어를 잃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길병원 전공의 폭행사건이 국회로 옮겨갔다. 폭행의 피해자인 전공의는 제2의 길병원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절규했다.

사건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길병원에서 수련을 받던 여성 전공의 A씨는 일을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선배 전공의 B씨에게 10개월여간 “X같은 XXX, XX같은 X, 씨XX” 등의 폭언과 폭행, 무릎꿇고 손들기 식의 체벌, 반복적인 반성문 쓰기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렸고, 해당 사건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사건이 불거진 뒤 병원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B씨를 해임했지만, B씨는 41일만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B씨가 낸 전공의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받아들여졌고, 병원이 이에 대해 별도의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결과다.

병원으로 돌아온 B씨는 A씨와 다시 한 공간에서 일하게 됐고, 심지어 둘이 2인 1조 당직업무를 함께 서게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A씨는 B씨가 복귀한 10여일 뒤 결국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

▲이목희 의원

이목희 의원은 "사건을 접하고 치떨리는 분노와 절망을 느꼈다"며 "A씨가 B씨의 폭언과 폭행 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병원은 같은 조로 당직근무를 시켰고,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원장이나 부원장, 교수 모두가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병원의 책임을 물으며, 이날 증인신분으로 소환된 길병원 이정남 부원장을 강력 질타를 하기도 했다.

이목희 의원은 "어떻게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느냐"고 질타했고 이 부원장이 "근무환경이 열악해서..."라고 답하자 "환경이 열악하면 때려도 된다는 것이냐. 병원이 가해자를 두둔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정남 부원장은 "가해를 두둔한 것은 아니나, 병원이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며 사과했다.

이목희 의원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길병원에 대한 패널티 부여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 의원은 "가해자를 일벌백계해야 이런 야만적인 행위가 없어진다"며 의사협회에 해당 의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정부에 후속조치를 요청했고,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병원신임평가위를 통해 해당 전공의에 대한 수련정지를 병원에 권고했으며,  후속조치로 전공의 정원 조정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감에는 피해전공의가 증인으로 직접 출석해 심경을 밝혔다.

A씨는 "저처럼 병원내 폭력으로 의사 커리어를 잃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며 "가해자 처벌을 확실히 해야 아무리 후배 전공의라도 그렇게(폭언이나 폭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를 보여주는 첫 단추가 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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