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회장, 산업육성과 국가기여 방안 피력

▲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이 15일 개최된 '2015 바이오 융합테크 컨퍼런스'에서 '한국제약산업, R&D와 글로벌화에 미래 길 있다'를 주제로 신약개발의 선순환 구조 구축에 대해 설명했다.

"수입을 확보하고 R&D에 다시 투입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이 16일 개최된 '2015 바이오 융합테크 컨퍼런스'에서 '한국제약산업, R&D와 글로벌화에 미래 길 있다'를 주제로 발표하며, 제약산업의 글로벌 시장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선순환 시스템의 구축을 꼽았다.

▲ 이경호 회장에 제시한 의약품 산업발전 선순환 구조

이 회장이 설명하는 선순환 시스템은 '수출증대·탄탄한 내수시장→수익·투자→R&D→의약품'이 순환식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그리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R&D 지원을 통해 발전가능성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수출증대로 이어져 수익이 다시 R&D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는 △국가 R&D 자금 지원 확대 △합리적 약가정책 △임상시험에 대한 전향적 지원 △연구개발중심 제약사에 대한 조세감면제도 확대 등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또 국가가 먹거리로서 제약산업을 육성한 스위스와 벨기에의 사례를 소개했다.

인구 800만명에 1인당 GDP 8만달러의 스위스는 노바티스, 로슈 등 제약산업이 스위스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한다.

인구 1100만명(서울인구와 비슷)에 1인당 GDP 4만1000달러인 벨기에는 세계에서 개발되는 신약 중 5%가 벨기에 제품일 정도로 임상 열기가 뜨거운 국가다. 또 벨기에는 제약분야 R&D에 매년 약 2조133억원을 투자하는데, 이 중 정부 투자액은 40%에 달한다.

▲ 스위스와 벨기에 제약산업 지원 현황

이경호 회장은 "스위스와 산업협력 포럼에서 스위스 협회 책임자와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스위스 측에 제약산업 발전의 동력을 물었는데, '정부의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R&D 지원이 있었다'고 답하더라. 벨기에도 제약분야 R&D에만 2조 이상을 매년 투자하는데, 이런 것들이 부러우면서도 언젠가 우리나라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다짐을 해봤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제약산업하면 예전에는 리베이트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리베이트 척결 노력을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이를 떠나 제약과 의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제약산업은 의료의 발전을 지원하고 의료 연구는 제약산업에 피드백되면 신약 개발의 가능성도 열리고 산업이 발전하며, 국민에게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산업 경쟁력 갖추는 방안 모색해야

이날 이 회장은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내수시장 부진을 겪고 있는 제약산업이 발전하려면, 재정확보와 산업육성의 합의를 이뤄 퀄리티를 높이면서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IMS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제약시장 규모는 총 1조272억달러로 연평균 6.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상위 50대 기업 국가가 매출의 68.4%를 차지(총 매출 8746달러 중 5981억달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의 제약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9조3700억원(184억달러)인데 이는 세계시장의 1.8% 수준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010년 2.01%, 2011년 1.97%, 2012년 1.89%, 2013년 1.86%, 2014년 1.79%로 감소해 글로벌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한국 제약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침체됐다고 이 회장은 평가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기등재목록정비사업과 일괄 약가인하 등 지속적인 약가인하 정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 이경호 회장

그는 "진료비 대비 약품비 비중의 경우 과거 29.1%로 지나치게 약품비중이 높다는 지적과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25%로 축소되는 등 제약산업이 활성화되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상위 제약사 20곳을 비교해도 국내기업은 처방실적이 10.9% 감소했고, 다국적기업은 4.9% 증가했으며 국내 제약사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R&D 투자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매출대비 R&D 투자 비중도 2009년 6.4%에서 2013년 8.25%까지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험재정의 보전이 급한 과제일 수 있다. 그래서 지출을 줄이는 것은 좋은데, 이를 위해 원가정도만 확보하고 생산하라는 수준까지 간다면 과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산업으로 지탱이 되겠냐"며 "보험재정은 안정적으로 관리하되 국가도 산업정책을 지원하는 합리적인 수준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약산업이 발전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산업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가격관리와 산업 진흥차원의 수가제도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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