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노조 갈등 장기화 조짐...화학연맹·민주노조 등 참여

특정사업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둘러싼 한국화이자와 노조의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화이자지부는 7일 한국화이자타워 앞에서 '정리해고를 위한 희망퇴직 반대 및 고용안정을 위한 천막농성'에 돌입, 회사를 상대로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투쟁 선포식에는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화이자지부를 비롯해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집행부들이 참석해 투쟁의지를 보탰다.

 

한국화이자는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와 글로벌스테블리시트제약(GEP)사업부 직원 6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화이자직원의 8%가 구조조정 대상이지만 5개 사업부 중 2개 사업부만을 대상으로 ERP(희망퇴직 프로그램)를 진행하는데다, ERP인원 중 40명은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에서 감축할 계획이라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컨슈머사업부는 총 80명으로 2명 중 1명은 구조조정되는 셈이다.

이날 박윤규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화이자지부장은 "2009년 파업투쟁 이후 다시 한번 투쟁의 자리에 서게됐다"며 "지금 화이자는 기업의 경영실패를 경영자가 아닌 노동자에 책임을 묻고 있다. 글로벌 종이 되어 직원들을 소모품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지부장은 "정리해고를 위한 희망퇴직은 결사 반대"라며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남아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배치전환 등 회사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투쟁에 참여한 김동명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직원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며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단결뿐이다. 모든 투쟁에는 불안과 희생이 따르지만 질수도, 져서도 안되는 투쟁이다. 한국화이자지부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흔들림없이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뜻을 보태기 위해 삭발까지 단행했다는 김문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위원장은 "회사가 직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화학연맹과 더불어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지지했다.

 

이와 관련 화이자측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특정 부서를 타깃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전사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그 대상이나 규모, 시기 등은 노사가 계속 협의하면서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는 비즈니스 결과에 영향도 있었겠지만 해당 사업부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바뀔것이다.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특정부서 타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화이자지부는이번 천막농성 돌입 및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오는 10일에는 100여명의 노조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민주노조원들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이유? 작년 한국화이자제약의 매출은 6726억원이다. 전년보다 311억원 증가했다. 컨슈머사업부 매출액은 400억원으로 전체 10%도 미치지 못한다. 컨슈머사업부가 몇년간 적자를 냈지만 직원 절반을 내보낼 정도로 회사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방법도 있을텐데 가장 손쉬운 구조조정을 택했다. 회사는 컨슈머헬스케어사업부 뿐만 아니라 GEP 사업부 등 특정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려고 한다. 노조는 정리해고를 위한 희망퇴직이 진행돼서는 안되고, 직원들의 고용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물론 회사에서는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2개 사업부외에는 ERP를 신청한다고 하더라도 반려할 것이라고 했다더라. 퇴직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하면 회사 눈밖에 나는 것인데 누가 신청하겠는가. 결국 특정 사업부에서만 구조조정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이미 한차례 협상 진행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지난달 27일 사측과 한 차례 협상을 가졌다. 우리는 정리해고 아니냐라고 물었고, 회사는 아니다 전사적으로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전사적으로 해서 원하는 목표인원이 안 채워질 경우 스톱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무 답변도 없었다. 첫 협상자리였고 서로 의사만 확인했다. 회사측에 바라는 점? 당연히 직원들 고용안전을 위한 배려다. ERP가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면 그야말로 희망퇴직자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회사 필요에 의해 고용할때는 언제고 매출 목표에 못미친다고 해서 직원들을 내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당장은 타 사업부는 ERP 안전지대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한 번 선례가 생기면 반복될 것이다. 희망퇴직에 의한 ERP 프로그램이 진행돼야 한다. 투쟁은 언제까지? 지난주 노조 임시총회를 가졌고 94% 찬성으로 오늘 집회를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은 집행부만 참여해서 투쟁선포를 하는 것이고 목요일에는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해 집회를 할 것이다. 천막농성은 24시간 계속될 것이다. 몇 차례 회사측과 협의가 더 진행될 거고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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