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선제 재선' 영광의 주인공서 비판의 중심으로...취임 4개월 추무진 회장을 만나다
회원들의 정서를 잘 모른다는 비판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진석 교수를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으로 임명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간 연구소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의료전문가단체로서 의협이 정부 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한건 한건 방어하는데 급급했다. 의협이 정책을 선도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전문가를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진석 교수가 워낙 정책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 상황이었고, 두루두루 천거를 받기도 했다. 제가 직접 이진석 교수를 찾아가 연구조정실장직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고 이 교수가 흔쾌히 승낙했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 현재 많은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나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진석 교수 이전에는 연구조정실장이라는 자리가 그리 주목을 받는 자리가 아니었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었다. 이진석 교수가 오면서 자리가 부각되고, 역할도 많아졌다.
성과가 없다는 비판도 높다. 성과가 없다기보다는 체감할만한 성과가 없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다. 일차의료 활성화나 노인정액제 개선 등 현안 해결에 진척이 보이지 않는다.
-노인정액제와 차등수가제 개선, 의정합의 이행, 리베이트 쌍벌제 개선, 아청법 개정, 의료인폭행방지법 제정 등 의료계가 원했던 것들이 바로바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답답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의협의 일이라는 것이 딱 부러지게 성과를 내기가 힘이 들더라. 다만 조금씩 진일보 해 원하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례로 의료인폭행방지법의 제정은 38대부터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법안 통과 목전까지 와있다. 전공의 처우개선을 위한 단독법안이 발의된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회장의 임기를 3년으로 준 것은 이 모든 일들을 꾸준히 해나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38대 회장 시절 협회 안정화에 회무의 중심을 두었다면, 지금은 안정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얻는데 집중하고 있다.
목소리가 작다, 이슈 파이팅에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메르스 사태 때 있었던 의료계 우호적 여론을 정책개선과 연결짓지 못했다는 점을 두고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메르스 후속대책과 관련해서는 현재 협회와 의료정책연구소 주도로 자체적으로 백서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당연히 보건의료 정책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함께 담길 것이다.
여러가지 과제가 있겠지만,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가장 시급하다. 지금의 의료환경은 1·2·3차 의료기관이 모두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칸막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의료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다.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의뢰-회송체계를 제대로 갖춰 의원과 병원, 상급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 그 시작은 일차의료 활성화와 수가 개편이다.
의미있으나 주목받지 못했던 성과도 있다. 의사연금사업의 진행이나 전공의 특별법 제정 추진은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해, KMA policy 제정은 의사단체의 역량강화에 있어 꽤나 의미있는 일로 보인다.
-회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연금이나 보험사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례로 메르스 사태 때와 같이 의사가 갑작스럽게 진료를 못하게 되면 당장에 큰 경제적 타격을 받게 돼, 생황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그간 공제회에서 배상쪽 문제만 진행해왔는데, 회원들은 위해 연금이나 보험쪽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의원총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라, 일단 자료를 충분히 검토, 수집하고 사업성이 있다면 대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생각이다.
전공의특별법은 전공의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전공의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의료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되므로, 그 대안으로 호스피탈리스트제도 도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서 대체인력의 하나로 PA를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의협은 보건의료 관련 인력 중 최고의 법정 전문가단체이나 정부나 국민을 상대로 보건의료 관련 제도나 의료윤리 등에 일관되고 명시적인 정책과 전략이 부족하다. KMA Policy 제정으로 협회 내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만들고, 협회 정책의 공신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의협 회장으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의사협회는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는 단체다. 그것은 제가 회장으로 있는 한, 절대 잊지 않고 지켜나갈 가치다. 두 번의 선거를 치르고, 지난 1년간 의협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회원들을 만났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간 회원들께 받은 것들을 반드시 성과로 돌려주고 싶다. 덧붙여 정책적인 면에서는 보건의료정책을 선도적으로 끌고 가는 역량을 마련하고 싶다. 보건의료전문가 단체로서 통일 후를 준비하는 노력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