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예방효과 높고 출혈 위험 낮아

▲ 국립양밍의대(National Yang-Ming University) Kang-Ling Wang 교수는 RE-LY, ROCKET AF, J-ROCKET AF, ARISTOTLE, ENGAGE AF-TIMI 48 연구를 분석해 NOAC의 아사이인 효과를 분석했고 그 결과가 최근 Stroke에 실렸다.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아시아인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급여 완화와 맞물려 처방이 확산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심장협회(AHA) 산하 미국뇌졸중협회(ASA)가 발간하는 저널인 Stroke지에 아시아인들을 메타분석한 연구결과가 실리면서 다시 한 번 아시아인을 대상으로한 NOAC의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연구는 지금까지 나온 관련 연구들을 모두 끌어모아 인종 간 효과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외에서도 대규모 아시아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전남의대 박형욱 교수는 올해 초 대한심장학회에서 국내 및 아시아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아울러 최근 성료된 홍콩부정맥학회(Cardiorhythm 2015)에서도 아시아인 데이터가 소개됐다.

5개 랜드마크 데이터 통합 분석

최근 Stroke지가 아시아인 통합 분석 데이터를 싣게 된 배경에는 이전에 나온 여러 긍정적인 관찰 연구가 도화선이 됐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를 대규모 연구를 통해 다시 확인해보고 나아가 왜 아시아에서 효과가 더 나은지 이유를 찾아보기 위한 것이다.

국립양밍의대(National Yang-Ming University) Kang-Ling Wang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RE-LY, ROCKET AF, J-ROCKET AF, ARISTOTLE, ENGAGE AF-TIMI 48 연구를 최종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다.

연구에 앞서 문헌에 검색된 NOAC 관련 연구는 모두 78개였지만 디자인상 기준에 미달한 연구를 제외하니 결국 랜드마크 연구로 익히 잘 알려진 5개로 압축됐다.

5개 연구에 포함된 아시아 환자는 모두 합쳐 8923명[NOAC군 5250명, VKA(비타민 K 길항제, 대표약물 와파린)군 3678명]이었고, 비아시아인은 6만 4033명(NOAC군 3만 7800명, VKA군 2만 6233명)이었다. 특히 혼란을 막기 위해 민족성과 지역에 따른 민감도 분석도 진행했다.

표준용량, 아시아인에서 더 효과

먼저 표준용량 NOAC과 VKA를 분석한 결과, NOAC을 복용한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 모두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예방 효과가 뛰어났다(OR, 0.65; 95% CI, 0.52-0.83; p<0.001 for 아시아 환자; OR, 0.85; 95% CI, 0.77-0.93; p<0.001 for 비아시아 환자).

이를 인종으로 구분했을 때 효과는 아시아인에서 더 높았다(P interaction=0.045). 나머지 요소인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인종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각각 p=0.673, p=0.977, p=0.219).

효과와 더불어 주요 출혈 위험성도 아시아인에서 더 낮은 것으로 나왔다(OR, 0.57; 95% CI, 0.44-0.74; p<0.001 for 아시아 환자; OR, 0.89; 95% CI, 0.76-1.04; p=0.143 for 비아시아 환자; P interaction=0.004).

간신히 통계적 유효성을 넘은 효과 분석과 달리 출혈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아시아인에서의 유의성을 검증했다.

그 밖에 출혈성 뇌졸중과 소화기관 출혈도 아시아인에서 더 낮았다(각각 p=0.046, p=0.041). 두강 내 출혈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낮다는 경향을 확인했다(p=0.059).

저용량 복용은 인종 따른 차이 없어

이번 분석에서의 또 하나의 이슈는 저용량을 사용했을 때의 결과다. 아시아 환자에서는 서양인보다 체중이 작기 때문에 저용량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 저용량은 인종에 따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분석 결과, 뇌졸중 또는 전신성 색전증 예방에 있어 저용량 NOAC의 효과는 VKA와 유사했으며, 아시아인이나 비아시아인 간 차이도 없었다(P interaction=0.353).

다만 저용량 NOAC을 썼을 때 비아시아인에서 심근경색이 VKA를 썼을 때보다 더 많이 발생했고(OR, 1.28; 95% CI, 1.06-1.55; p=0.010), 아시아인에서는 VKA와 유사한 수준이었다(OR, 0.92; 95% CI, 0.48-1.79; p=0.816). 그러나 이 역시도 인종 간 차이는 없었다(P interaction=0.352).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도 유사했다(p=0.934).

주요 출혈, 두강 내 출혈, 출혈성 뇌졸중, 소화기계 출혈 등 모든 출혈 이슈도 유사했다.

주 연구자인 Wang 교수는 논평에서 "이전에 나온 분석 연구가 VKA 대비 표준용량 NOAC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면 이번 분석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에서 효과를 확실할 수 있었고, 그중에서도 아시아인에 더 효과적이고 출혈 위험에서도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준 점이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발견된 특징은 위장관계 출혈 위험성 측면에서 아시아인은 적고 비아시인은 높다는 점이다. ROCKET이나 ARISTOTLE 연구에서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는 있지만 인종으로 나눠 아시아인의 위장관계 출혈이 보고된 적은 없었다.

나아가 저용량 NOAC은 인종에 상관없이 VKA와 유사한 효과를 냈다는 점도 참고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 리얼월드 데이터도 발표

최근 대규모 아시아 등록 임상 연구와 리얼 월드 데이터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미의학저널(Am J Med)에는 8754명의 심방세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NOAC(393명), 와파린(1428명), 아스피린(3600명)을 투여하고 3년간의 임상 경과를 관찰한 연구 결과가 실렸는데 NOAC을 복용한 환자는 잘 조절된 와파린 치료군(TTR >56.2%)과 비교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을 낮췄으며, 두개 내 출혈 발생 위험도 가장 낮게 나타난 바 있다.

국내에서는 박형욱 교수가 전남대병원에 내원한 1319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올해 유럽부정맥학회(EUROPACE)에서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신기능에 관계없이 NOAC(프라닥사: 267명, 리바록사반: 59명) 치료군이 와파린 치료군보다 출혈 위험이 낮았으며 (p<0.001), 신기능이 저하된(eGFR 60mL/min) 환자군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근경색, 새로운 뇌졸중의 발생을 포함한 종합적 결과도 더 우수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대규모 연구를 통해 NOAC의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실제 투약 환경에서도 검증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연구를 통해 신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 또는 고령환자에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인의 NOAC 효과가 뛰어난 이유에 대해 가톨릭의대 노태호 교수는 "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뇌출혈이 더 잘생기고, INR 또한 낮게 유지하고 있는 치료 패턴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고 추정을 할 수 있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내용은 없어 아직까지는 인종적 특성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좀 더 연구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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