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대변인 등 반상근 임원 4인 임명..."변화 단초" 기대-"불통 여전" 비판도

대한의사협회가 비상근 임원 4인을, 반상근 임원으로 전환하는 소폭의 조직변화를 단행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메르스 후속대책과 제2차 의정합의 이행 등 회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신임 반상근 임원 4인을 임명했다고 5일 밝혔다. 김주현 기획이사가 대변인으로 임명됐고, 박종률 의무이사와 유화진 법제이사·임익강 보험이사의 직위가 비상근에서 반상근 임원으로 승격됐다.

'더블 대변인' 홍보업무 강화...보험·의무·법제이사도 반상근 전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홍보라인의 변화다.

의협은 김주현 기획이사를 대변인으로 임명하면서, 기존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과 더불어 '더블 대변인' 체제로 가동키로 했다. 

이는 의협 회무를 회원과 국민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조치다. 실제 메르스 사태를 전후해 의협 내·외부에서 홍보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의협은 보험국을 오랫동안 책임져왔던 장원현 팀장을 홍보팀장으로 발령, 실무라인에도 변화를 줬다.

보험파트에도 힘을 실었다. 지난 5월 제 39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추무진 호에 합류한 임익강 보험이사를 비상근 임원에서 반상근 임원으로 전환, 회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는 의정합의의 주요 내용을 차지하는 보험부분에서 반드시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과라는 분석이다.

의협은 "이번 조직역량 강화를 통해 메르스 사태로 허점이 드러난 의료전달체계, 보건의료체계 개편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제 2차 의정합의 38개 아젠다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를 통해 회원들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상근 임원 수, 사실상 원점 복귀...재정절감 올인 시행착오 '개선'

의협의 이번 조치는 또 한편 '시행착오 개선'으로 읽힌다. 재취임 초기 재정절감에 올인했던 추무진 회장이, 적극적 회무추진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시각이다.

실제 추무진 회장은 지난 5월 39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정관상 6명까지 둘 수 있는 비상근 임원의 숫자를 1명으로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 내부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바닥난 협회 재정을 고려한 조치였지만, 일부 임원들은 돈의 문제를 떠나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상실감에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대우가 달라진만큼 부담과 책임감이 약해졌다고 토로했다.

의협 반상근 임원의 경우 연 7000~8000만원의 급여가 지급되지만, 비상근 임원은 회의 참석비에 준하는 비용만 지급받는다. 내·외부 회의가 잦은 파트는 회무에 빼앗기는 시간이 많아 '사명감'만으로는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실제 추무진 회장 또한 이번 인선의 배경으로 "특히 시간투자가 많고 대외적 활동이 많이 요구돼 개인 희생이 큰 분들로 반상근 임원을 모셨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업무효율 저하가 회무 약화로, 이에 따른 회무 성과가 미흡이 곧 의사회원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협의 올해 회비 납부율은 7월 16일 현재 3.74%에 그치고 있다.

"민심과 거리 멀어" "추무진 식 인사스타일 여전"...비판도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추무진 회장이 여전히 의사회원들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화진 법제이사와 임익강 보험이사의 반상근 전환을 두고 뒷말이 일고 있는 것.

실제 의사 회원들은 유화진 이사와 임익강 이사의 집행부 합류를, 이진석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임명과 더불어 추 회장의 대표적인 '인사 실정(失政)'으로 꼽은 바 있다.

유화진 법제이사는 2013년 의료분쟁소송에서 환자 측 법률대리인을 맡아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해왔던 전력을, 임 이사는 진보적 정치성향을 이유로, 2기 추무진 호 출범 당시 비판을 받았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뒤늦게나마 임원들이 회무추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결정한데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반상근에 발탁된 일부 임원들의 경우 회원들의 인식이 여전히 좋지 않아, (추 회장이) 여전히 회원들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괴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가 든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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