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상임금에 따른 보수체계 개편으로 당직비가 올라가는 희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휴일 및 야간 당직비를 현실화해주는 대신, 기본급을 깎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또 병원들은 이러한 결정을 전공의와의 일절 합의도 없이 시행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전공의들의 처우가 개선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병원들이 편법을 자행하면서 전공의 임금체계가 더 불합리해졌다"며 "대부분 전공의는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를 받고, 일부 당직이 없는 과 전공의들의 임금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즉 임금 격차만 벌어질 뿐 전공의들에게는 상당히 불합리한 정책이 됐다는 것.
또 "병원 측이 일방적으로 병원에 유리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전공의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상승한 당직비 대신 전공의의 기본급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등 경영자의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 관계자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을 담당하는 전공의들은 환자를 포기할 수 없기에 수련병원 고용주의 횡포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며 "수련병원 고용주들은 전공의를 상대로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젊은 의사의 순수한 열정을 인질로 삼아 비겁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급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고, 또 병원의 입맛에 맞게 임금체계를 구성하는 경향은 작은 병원일수록 심하다는 게 전공의들의 중론이다. 그나마 빅5 등 수도권 대형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복지나 처우가 나은 편이지만 중소병원이나 지방으로 갈수록 이러한 체계는 더욱 엉망인 상태다.
이는 고스란히 해당 병원 전공의 모집에 영향을 미치고, 수련환경이 더 열악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실제 2015년도 인턴 후기모집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는 김포우리병원 단 한 곳만 전공의 모집에 실패했으나, 충북, 경북, 경남, 부산 등에서는 미달사태가 속출했다. 충북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충주의료원, 대동병원, 부산위생병원, 왈레스기념침례병원, 좋은삼선병원, 해동병원, 동강병원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