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VE-IT 최종결과에 지질치료 패러다임 변화 주목
스타틴에서 지질저하로 방점이동···비스타틴계 전술 다변화

"IMPROVE-IT 연구는 LDL 콜레스테롤(LDL-C) 조절의 중요성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예방전략에서 LDL-C 저하가 갖는 최고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이터들이다. 아마도 LDL 가설(LDL hypothesis)은 이제 LDL 원칙(LDL principle)으로 간주돼야 할 것이다." - 미국 메사추세츠의대 Hohn A. Jarcho 교수의 IMPROVE-IT 연구 논평 중

 
LDL 가설이 더 강해져 돌아왔다.

IMPROVE-IT 연구의 최종결과가 발표되면서 다시 중앙무대의 조명을 받게 된 이 가설이 향후 지질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어느 정도의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IMPROVE-IT을 통해 새롭게 지지를 받게 된 LDL 가설이 기존의 스타틴 가설(statin hypothesis)과 대척점에 서면서 치료전략의 변화도 점쳐진다.

지질치료 시에 LDL-C를 낮추는 전략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 아니면 독보적인 스타틴 전술을 중심으로 가져갈 것이냐의 논쟁이다.

비스타틴계 약물을 통한 LDL-C 집중조절과 이로 인한 심혈관사건 예방혜택이 증명됨에 따라 스타틴에 비스타틴계를 더하는 전술 다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 IMPROVE-IT

스타틴에 더해지는 비스타틴계 에제티미브의 지질조절 효과 및 심혈관사건 예방 임상혜택을 입증한 IMPROVE-IT 연구의 최종결과가 NEJM 6월 3일자 온라인판에 공식게재됐다.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보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연구의 주요결론이 최근까지 주를 이뤘던 스타틴 가설을 반박하고 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1년시점의 평균 LDL-C 수치는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그룹 53mg/dL 대 스타틴 단독그룹 70mg/dL로 차이를 보였다. 비스타틴계 약물을 통해 기존 LDL-C 목표치보다 큰 폭의 조절이 가능했다.

집중조절 효과는 궁극적인 임상혜택으로 이어졌다. 7년시점에서 첫 주요심혈관사건 발생률이 32.7% 대 34.7%로, 스타틴 단독군 대비 에제티미브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6.4%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936, P=0.016, 절대위험도 감소 2%).

△LDL 가설

연구의 핵심은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할 수 있다. 첫째,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해 LDL-C 수치를 기존 목표치보다 20mg/dL가량 더 낮출 수 있었다. 둘째, LDL-C 수치를 최대로 낮게 조절한 결과 심혈관사건 위험이 더 줄었다.

결과적으로 지질치료와 관련해 '비스타틴계 약물'과 'Lower is better'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읽을 수 있다. IMPROVE-IT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LDL-C 저하 자체로 심혈관사건 감소를 담보할 수 있다'는 LDL 가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에제티미브 병용군에서 LDL-C 수치를 12.8mm/dL 더 낮출 때마다 심혈관사건 위험은 7.2% 줄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상대위험도 감소효과가 스타틴 임상연구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 결과의 수치와 일치한다는 대목이다. CTT 메타분석에서는 스타틴으로 LDL-C 38.7mg/dL 저하 시에 관상동맥사건 위험이 23%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둘을 종합해 보면, '어떤 약물을 쓰든 LDL-C 수치를 낮추면 낮출수록 심혈관사건 위험은 비례적으로 더 준다'는 LDL 가설에 만하게 된다.

△ACC·AHA 가이드 & 스타틴 가설

또 주목할 대목은 다시 일어선 LDL 가설이 기존의 스타틴 가설을 일정 부분 상쇄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IMPROVE-IT 결과가 '지질이상 환자의 심혈관사건 예방과 관련해 스타틴의 독보적인 임상혜택만이 인정받고 있다'는 스타틴 가설을 흔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IMPROVE-IT 연구에 대한 논평을 낸 미국 메사추세츠의대 Hohn A. Jarcho 교수는 "스타틴에 지질저하 효과 외에도 동맥경화성 혈관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보적인 혜택이 존재한다"며 스타틴 가설을 설명했다.

최근까지도 비스타틴계 약물들이 스타틴 단독 대비 우수한 임상혜택을 밝혀내지 못함에 따라 지질치료에 있어 LDL-C 저하보다는 스타틴 요법에 방점이 찍혀 왔다는 것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가 바로 2013년 발표된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의 지질 가이드라인이다. 양 학회는 스타틴 가설에 근거해 이상지질혈증 또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지질치료 선택으로 스타틴에 집중했고, 'Lower is better' 개념 또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지질 목표치까지 배제해 가면서 스타틴 강도에 따라 치료할 것을 주문했다.

△지질 목표치도 돌아올까?

Jarcho 교수는 논평에서 IMPROVE-IT 최종결과를 놓고 "어떤 약제를 사용하든 LDL-C 수치를 낮추는 것이 심혈관사건 임상혜택을 담보한다"며 LDL 가설이 원칙 수준으로 격상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LDL 가설과 'Lower is better' 접근법의 귀환에 따라) 지질 목표치 설정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될 것"이라며 "IMPROVE-IT 결과로 인해 스타틴으로 충분한 지질조절이 어렵거나 사용 자체가 힘든 환자들에게 비스타틴계를 포함하는 다변화된 전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는 "IMPROVE-IT 연구가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스타틴만으로 충분하고 비스타틴 제제인 에제티미브나 피브레이트는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며 "이 연구의 주요결과가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질치료 패러다임의 기둥을 흔들고 있는 IMPROVE-IT 연구결과가 실제 임상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파장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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