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5회째 맞아, 1만 5천여명 등록·2300여편 초록 공개

1. 5일 오전 9시. 보스턴 컨벤션센터 가는 길

5일 오전 본식 시작전. 학회 등록을 위해 보스턴 컨벤션센터로 이동 중이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ADA 2015가 5일간 진행될 보스턴 컨벤션센터의 모습. 사진ⓒ 원종혁 기자

2015년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5)가 지난 5일 미국 보스턴에서 화려하게 막이 올랐습니다. 전 세계 당뇨병 관리의 쌍두마차격인 유럽당뇨병학회(EASD)보다 먼저 포문을 열었는데요, 어떠한 파급력있는 논문으로 올 한해를 달굴지 기대됩니다.

본식 시작전부터 학회장을 향해 앞서 걷는 저 참가자들. 단순한 열정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일찍이 발길 떨어지게 만든 학회에 그 답이 있는 걸까요?

2. 폭풍전야 속 고요. 사무국 스태프 "스탠 바이"
 

학회장 정문 초입에는 '당뇨병, 50년의 역사' 부스가 따로 마련됐다. 상단 전광판으로 ADA의 모토인 "우리의 임무는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를 통해 해당 질환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를 통해 해당 질환으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미국당뇨병학회(ADA)가 사람들 눈길 닿는 곳 어디에나 당당히 내건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적극적인 홍보인듯 홍보아닌(?) 캠페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이는데요.

미국에는 현재 약 3000만명의 당뇨병 확진 환자와 810만명의 미진단 인원이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더욱이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되는 8600만명 정도가 본인이 제2형 당뇨병 발생의 고위험군인지도 모르고 생활한다고 하니 심각합니다. 

물론 인종 및 유전적 성향에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 전체인구(5000여 만명)를 뛰어넘는 굉장한 환자 분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이 세계적인 당뇨병 치료제 시장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3. 5일 오후 4시 반. 제약 부스 막바지 정비 '내일까지 가능...?'

제약부스 전경. 참가객에 문을 여는 6일 오전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반나절뿐. 객장 시공팀이 분주히 마지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약 부스의 문이 열리는 6일 오전까지는 반나절이 남은 상황.

이대로 상황 종료? 창립 75주년을 맞은 학회이니만큼 결과물이 기대됩니다.

4. 5일 오후 5시. "당뇨병 연구, 차세대 주자는?" 

ADA 2015 학회장 곳곳에 마련된 참여자 설문조사. 아직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이라 '당뇨병 연구의 향후 흐름'을 묻는 질문엔 적은 수의 답변만이 게시판에 붙어있다.

5. 6일 오전 8시(본식 당일). 학회 등록, 많은 인파가 몰리다

6일 오전 8시. 학회 등록을 위해 많은 인파가 물밀듯 밀려들기 시작했다. 

학술회 등록 데스크 앞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하더니 금새 붐비가 시작합니다.

다름아닌 학회에 공개되는 주요 연구들에 많은 관심이 쏠리기 때문 아닐까요?

이번엔 당뇨병 치료제들의 굵직한 심혈관 아웃컴 연구들이 속속 공개됩니다. 이미 한차례 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DPP-4계열 약물중 삭사글립틴과 알로글립틴의 심혈관 안전성에 대해 라벨 변경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삭사글립틴의 대표적인 SAVOR-TIMI 53 연구에서는 심부전 입원 위험도가 미미하지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고, 알로글립틴 역시 EXAMINE 사후분석 연구(Lancet 3월 9일자 온라인판)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진 않았지만 심부전 입원 위험도를 지적받았기 때문인데요.

이 가운데 시타글립틴만큼은 ADA 2015에서 발표되는 심혈관 아웃컴 연구인 TECOS 결과에 맞춰 판단을 유보한 상태입니다.

때문에 시타글립틴의 경우 이번 TECOS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겠죠?
    
하지만 일단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됩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47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이자, 당뇨병 치료제의 심혈관 아웃컴을 가장 먼저 연구하기 시작한 TECOS가 이미 지난 4월말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죠. 

결과에 따르면 위약군 대비 심부전 입원 위험도를 높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돼 기대가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같은 날 발표되는 ELIXA 연구도 첫 번째 GLP-1 수용체 작용제 대상 심혈관 아웃컴 연구인만큼 이목이 집중되고 있네요.

이미 릭시세나타이드의 심혈관 아웃컴 연구인 ELIXA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을 경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위험도를 1차 종료점으로 설정해 지난 3월 톱라인 결과에서 위약군 대비 비열등성이 보고된 바 있군요. 

6. 등록 데스크 앞. "줄을 서시오!"

개막 당일 등록 데스크 앞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사무국은 이날 총 등록인원을 1만 5천여명으로 집계했다.

7. 6일 오후 9시 반. '어제만 해도 막바지 공사중이었는데...' 

6일 오전 제약 부스의 문이 열리자 많은 인파가 동시에 몰리며, 넓은 공간을 비좁게 만드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8. 같은 시각. 대형 도서관을 떠올리다 

총 2300여편의 논문 초록이 공개되는 학회기간. 한자리에서 기초의학부터 미래의학까지 최신 연구결과를 골라보는 재미는 참가자에겐 덤이었다.

이번 ADA 학술대회에는 총 2300여 편의 초록이 발표된다고 합니다. 또 제출된 논문 가운데 비중있는 연구논문 385개를 선정해 50개의 구연발표 세션으로 배정했다고 하니 참가자에겐 빡빡한 일정이 예상됩니다.

9. 여기서 잠깐, 설문 조사는 어떻게...

본식이 시작됨과 동시에 학회장 곳곳에 마련된 게시판엔 빼곡한 답변이 달리기 시작했다. 'oral insulin' 'biologics' 'closed loop sys.'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지만, 단연코 가장 많은 대답은 'oral insulin'이었다. 결국 주사제보다는 경구용 약물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10. 6일 오후 4시. 심포지엄, 앉으나 서나 '관심집중'

6일 글랜드볼룸 웨스트홀에선 최신 이슈 가운데 새로운 인슐린 사용에 관한 찬반(pro-cons) 토론 세션이 진행됐다. 학회장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홀이었지만 좌석은 시작전부터 동이 났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TECOS, ELIXA 연구를 필두로 당뇨병과 심혈관 안전성에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이 마련됐는데요, 총 91개 심포지엄에선 최신 당뇨병 관리 전략과 문제점들을 짚어 보게됩니다.

일단 주요 심포지엄은 △영양, 심혈관질환, 당뇨병에서의 논란 △당뇨병성 이상지질혈증 관리전략 △인슐린 저항성에서의 지질 조절인자 △대사증후군 조절인자와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관리 △여성에서 위험인자 관리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 등을 주제로 한 세션들이 진행됩니다.

당뇨병 약물 관련 세션으로는 올해 ADA 가이드라인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린 SGLT-2 억제제, 새로운 GLP-1 수용체 작용제, 새로운 인슐린 관리전략에 대한 프로그램이 각각 예정돼 있습니다.

한편 다양한 외부학회와의 공동 심포지엄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소년당뇨병연구재단(JDRF)과의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제1형 소아청소년 당뇨병 환자에서의 루프(closed-loop) 기술, 미국신장학회(ASN)와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국제소아청소년당뇨병학회(ISPAD)에서는 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관리전략이 논의됩니다.

또 미국임상화학학회(AACC)와 당화혈색소(A1C)와 평균 혈당수치에 대한 인종 간 차이, 유럽당뇨병학회(EASD)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당뇨병과 암 간 연관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에 대한 강의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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