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조재형 교수

 

당뇨병 환자에서 기저 인슐린 요법은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보여주지만 기저 인슐린 요법이 혈당조절에 역부족인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에서는 기저 인슐린 외 식후 인슐린 등을 더한 복합적인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지만 1차 의료기관에서 적용하기에 쉬운 전략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발표된 인슐린과 DPP-4 억제제 병용요법의 급여인정 보험고시는 1차 의료기관의 당뇨병 환자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슐린 + DPP-4 억제제 병용전략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혜택에 대해 가톨릭의대 조재형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에게 자세하게 들었다.

- 인슐린 + DPP-4 억제제 병용전략,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은?
인슐린 + DPP-4 억제제 병용전략은 우선 현재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혈당관리 전략이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저 인슐린 등 장기작용 인슐린은 1차 의료기관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있지만, 기저 인슐린 이후 치료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DPP-4 억제제 추가투여 전략이 이들 환자군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복혈당은 조절되지만 당화혈색소(A1C)가 조절되지 않는 식후 고혈당 환자에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슐린을 투여받는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베타세포의 기능이 어느 정도 소실돼 식후 인슐린 분비능이 감소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베타세포 기능이 많이 소실되지 않은 환자에서 병용요법의 혜택이 더 크다고 예상된다. 즉 인슐린 사용기간이 길지 않고 인슐린 용량이 높지 않은 이들에서 그 혜택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 DPP-4 억제제 추가 전략을 통한 혜택을 정리한다면?
기저 인슐린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이들은 대부분 식후 고혈당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식후 인슐린 등 추가적인 치료전략이 필요하지만 저혈당증, 체중증가, 추가적인 주사요법으로 인한 환자의 순응도 저하 등이 문제로 제시되고 있다.

DPP-4 억제제 추가투여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DPP-4 억제제 자체가 체중증가 및 저혈당 위험 없이 식후 혈당 조절에 효과를 보이고 인슐린과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국내외 연구에서도 동일한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진행된 CSI 연구는 기저 인슐린을 투여받는 환자에서 시타글립틴 투여 전략과 인슐린 증량을 비교했는데 시타글립틴 추가전략이 혈당조절 혜택과 함께 인슐린 용량 감소 효과도 보였다. 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기저 인슐린으로 공복혈당을 철저하게 조절한 환자군에서도 시타글립틴 추가투여가 혜택을 보였다.

실제 설문조사에서 인슐린 + DPP-4 억제제 전략에 대해 개원의들은 저혈당 위험도 감소에 높은 기대감을 보였고, 내분비 전문의들은 식후 저혈당 관리에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슐린 + DPP-4 억제제 병용요법을 통해 혈당 변이(glucose fluctuation)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도 주요한 혜택으로 꼽을 수 있다.

- 다른 경구용 제제와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인슐린 투여 환자의 식후 고혈당을 관리하기 위해 투여하는 글리나이드 계열과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와 비교할 수 있다. 두 약물 모두 복용 후 인슐린을 분비시키거나 장에서의 당흡수를 억제해 식후혈당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1일 3회 복용해야 하고 글리나이드 계열 약물은 체중증가,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는 위장관 부작용이 심해 결과적으로 환자 순응도를 떨어뜨리기 쉽다.

- 인슐린 + DPP-4 억제제 병용전략이 미칠 영향은?
인슐린을 투여하는 환자에서 DPP-4 억제제를 더했을 때의 혜택도 있지만, 반대로 2·3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는 이들에서의 인슐린 사용에 대한 부담감도 어느 정도 걷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로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 병용전략으로 관리가 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글리나이드 계열, 티아졸리딘디온, SGLT-2 억제제 등 경구용 약물을 추가하는 전략과 인슐린을 추가하는 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 이 중 A1C가 높은 이들에게는 인슐린 추가전략이 권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보험급여가 임상에서 인슐린 적용률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DPP-4 억제제가 포함된 3제 병용요법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도 4제 병용요법은 사용하지 않는 쪽에 의견이 모이고 있어 인슐린이 사용될 수 있는 허들이 낮아졌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 1차 의료기관에서의 당뇨병 관리전략은?
궁극적으로는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환자별 특성에 맞게 맞춤치료(individualize therapy)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환자가 고령이면서 심혈관 위험도나 저혈당 위험도가 높고 치료의지가 높지 않다면 A1C 타깃을 8%까지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등의 치료전략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맞춤치료를 위해 연령, 심혈관 위험도, 저혈당 위험도, 공복혈당 조절정도, 식후 고혈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슐린 + DPP-4 억제제 병용전략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초기에 인슐린을 투여하는 전략도 염두에 둬야 한다. 베타세포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기 인슐린이 필요한 환자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기저 인슐린과 동시에 또는 가능한 빠른 시기에 DPP-4 억제제를 투여해 저혈당 위험도를 낮추고 식후 고혈당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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