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규모 증가에 기대감 상승, 국산 신약은 해외 수출도

당뇨병 치료제인 DPP-4 억제제 계열은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으로 꼽힌다. 이미 베링거인겔하임, MSD,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과 국내개발 신약의 단일제 및 복합제 등이 줄줄히 출시돼 경쟁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제약사들의 DPP-4 억제제 계열 후발 진입이 눈에 띈다. 증가하는 시장 규모에 따라 후발 진입에도 충분한 이점이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들 후발 품목들의 제품 성장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연간 약 3000억원 시장, 마케팅 전쟁 중

▲ DPP-4 억제제 지난해 원외처방액

DPP-4 억제제는 내약성이 우수하고 약제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은 점차 확대돼 유비스트 기준으로 지난해 당뇨병치료제 원외처방액 6621억원 중 약 40.5%인 2682억원 규모를 차지했으며, 실제 규모는 약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단일제로는 지난해 원외처방액 기준으로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가 약 533억원을 달성했다. MSD의 자누비아가 482억원, 노바티스 가브스가 142억원,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가 121억원, 다케다제약 네시나가 60억원, BMS제약 온글라이자가 55억원 선으로 뒤를 이었다.

메트포르민 등 복합제를 합하면 자누비아군은 1202억원으로 가장 많은 시너지를 보였고, 트라젠타군은 924억원, 가브스군은 387억원, 제미글로군은 144억원, 온글라이자군은 100억원대로 나타난다.

자누비아는 대웅제약, 트라젠타는 유한양행, 가브스는 한미약품, 온글라이자는 일동제약, 네시나는 제일약품 등 각각 강한 영업력을 가진 국내사와 판매 제휴를 맺었으며, LG생명과학은 사노피아벤티스와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각사의 전략에 따라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사 DPP-4 억제제 출사표, 전망은?

이 가운데 지난해 한독, JW중외제약, 동아ST가 DPP-4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한독이 미쓰비시다나베의 테넬리아를 도입했으며, JW중외제약이 지난 8일 가드렛정을 허가받으며 올해 하반기 시장 참여를 예고했다. 동아ST도 DPP-4 억제제 계열의 자체개발 신약 에보글립틴 허가를 앞두고 있다. 2013년 제미글로 출시 당시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제품들 보다 늦은 출시 시기를 우려했으나 이들 제약사는 한발보다 더 늦은 셈이다.

그러나 후발업체들도 국내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나아가 수출까지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독은 지난해 4월 테네리글립틴 성분의 테넬리아를 허가받고 올해 3월 말에는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테넬리아엠서방정을 허가받았다. 복합제는 테네리글립틴 10, 20mg에 메트포르민을 500, 750, 1000mg씩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테넬리아는 국내에서 이중맹검, 평행군, 무작위배정 등 총 20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통해 메트포르민 병용 등의 안전성을 분석했으며, 급여협상 이후 아마릴과 가브스 등 당뇨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JW중외제약은 아나글립틴 성분의 가드렛정을 시판 허가받으며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가드렛정은 일본 SKK(산와 카가쿠 켄코슈)에서 물질을 도입해 국내에서 2상과 3상을 진행했으며, 당진공장에서 완제품을 직접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다른 DPP-4 억제제와 달리 1일 2회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JW중외제약은 다른 도입품목과 달리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것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점 등에 초점을 맞춰 한국인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아나글립틴은 국내에서 위약대조 단독요법 임상을 143명을 대상으로 12주, 24주에 걸쳐 2차례 진행했으며, 24주간 진행된 임상에서 메트포르민의 안정된 용량에 시타글립틴과 병용했을  때의 비교 임상 등을 진행해 안전성 등 여부를 확인한 바 있다.

▲ 동아ST는 지난 4월 유로파마를 통해 에보글립틴의 라틴아메리카 17개국에 대한 추가 라이센싱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ST는 지난해 말 에보글립틴의 3상을 완료했고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에보글립틴은 이미 메트포르민과 복합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특히 동아ST의 에보글립틴은 지난 2012년부터 중국 루예 제약 그룹 및 인도 알켐에 관련 기술을 수출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브라질 유로파마(Eurofarma)와 라이센싱 아웃 계약을 체결하는 등 출시 전부터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유로파마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17개국에 대한 추가 라이센싱 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개발 단계에 대한 기술료와 원료 수출금을 받게 됐다.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 외에도 해외에서 수출 성과를 기대하는 것. 앞서 제미글로를 출시한 LG생명과학도 사노피아벤티스, 멕시코 스텐달사 등과 판권계약을 통해 105개 국가에 제미글로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략으로 연매출 최대 5억달러를 기대 중이다.

DPP-4 억제제 출시를 앞둔 업체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 많은 제품이 나왔지만 거대한 시장과 인슐린 병용 급여 등 호재 등으로 여전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케팅 전략에 따라 기존 품목과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개발 신약은 내수시장만을 겨냥해서는 투자한만큼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면서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제품에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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