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AA, 치료전략 변화 이끈다

 

지난해 6월 보세프레비르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C형간염 관리전략에도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로 인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2013년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현재 국내에서 시판허가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DAA 사용이 용이해지면 가이드라인의 부분적 개정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DAA가 C형간염 관리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실제 유럽간학회(EASL)와 미국간학회(AASLD)는 차세대 DAA에 관련된 근거들을 빠르게 수용해 지난해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C형간염 유전자 1형 권고사항의 변화
DAA가 가장 적극적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분야는 C형간염 유전자 1형이다. 기본적으로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용요법 48주 치료전략이 낮은 지속적 바이러스반응률(SVR)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1세대 DAA인 보세프레비르(boceprevir) 혹은 텔라프레비르(telaprevir)의 경우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에 추가하는 3제병용 약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보세프레비르와 텔라프레비르는 효과 대비 비용 및 부작용의 증가의 허들을 넘지 못해 2011년 미국간학회(AASLD)의 가이드라인에서 빠졌다.

하지만 소포스부비르(sofosbuvir)를 앞세운 차세대 경구용 DAA는 페그인터페론과의 병용요법 또는 페그인터페론을 제외한 병용요법에서 높은 효과 및 안전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실질적으로 가이드라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4년 미국간학회(AASLD)·미국감염병학회(IDSA) 가이드라인에서는 C형간염 치료전략에서 페그인터페론을 제외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유전자 1a형 초치료 전략의 경우 △고정용량 레디파스비르(ledipasvir) 90mg + 소포스부비르 400mg 복합제 12주 요법(Class Ⅰ, Level A) △고정용량 파리타프레비르(paritaprevir) 150mg + 리토나비르(ritonavir) 100mg + 옴비타스비르(ombitasvir) 25mg 복합제와 1일 2회 다사부비르(dasabuvir) 250mg 및 리바비린(체중 75kg 미만 1000mg, 75kg 이상 1200mg) 요법(간경변 없을 경우 12주, 간경변 있을 경우 24주)(Class Ⅰ, Level A) △소포스부비르 400mg + 시메프레비르(simeprevir) 150mg ± 리바비린(체중 75kg 미만 1000mg, 75kg 이상 1200mg) 요법(간경변 없을 경우 12주, 간경변 있을 경우 24주)(Class Ⅱ, Level B)을 권고했다. 유전자 1b형인 환자에서는 고정용량 레디파스비르 90mg  + 소포스부비르 400mg 복합제 12주 요법(Class Ⅰ, Level A) △고정용량 파리타프레비르 150mg  + 리노타비르 100mg + 옴비타스비르 25mg 복합제와 다사부비르 250mg 12주 요법(Class Ⅰ, Level A)을 시행하고 간경변이 있을 경우 리바비린(체중 75kg 미만 1000mg, 75kg 이상 1200mg) 추가(Class Ⅰ, Level A) △소포스부비르 400mg + 시메프레비르 180mg 간경변 없을 경우 12주, 간경변 있을 경우 24주(Class Ⅱb, Level B)를 권고하고 있다.

유럽간학회(EASL)도 지난해 업데이트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유전자 1형에 대한 6가지 치료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가이드라인은 아직…하지만 여유공간은 확보
2013년 발표된 대한간학회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DAA가 아직 인가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용요법 48주 치료전략을 권고했다(A1). 페그인터페론 알파-2a는 체중에 관계없이 180㎍ 1주 1회 피하투여하고 리바비린은 AASLD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체중 75kg 미만일 경우에는 1000mg, 체중 75kg 이상일 때는 1200mg을 투여한다. 페그인터페론 알파-2b의 경우 1.5㎍/kg 1주 1회 피하투여하고 리바비린은 65kg 미만은 800mg, 65~85kg은 1000mg, 85~105kg은 1200mg, 105kg 이상은 1400mg을 투여할 것을 초치료 전략으로 권고했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보세프레비르 혹은 텔라프레비르 포함 3제요법도 초치료 전략으로 권장했다(A1). 단 더 효과적인 DAA 치료전략 연구결과에 따라 국내 환자에서도 적용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즉 반대로 뒤집어 보면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DAA의 강점이 임상현장의 혜택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DAA 연구에서는 기존 치료전략 대비 치료기간을 절반으로 줄였고, SVR 개선 효과도 더 높았다. 또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에 대한 이상반응을 극복하거나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이에 대해 순천향의대 김상균 교수(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는 “향후 보험약가가 고려돼야겠지만 유전자 1·4형의 경우 기존 페그인터페론 병용요법의 SVR이 50~60%에 불과한 반면 새로운 복합 DAA 제제는 100% 가까운 SVR을 보이므로 의료진 대부분 새로운 DAA의 조합을 선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C형간염 유전자 2·3형 대상 DAA,
부작용 감소 및 안전성 무기로

유전자 2·3형의 경우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용요법 24주 전략이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치료와 연관된 부작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차세대 DAA 조합에 기반한 인터페론 비의존요법은 부작용 프로파일을 보완하면서도 높은 SVR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유전자 2형에서는 12주 단기치료로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차세대 DAA의 경우 초치료 환자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전략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대상성 간경변, 간이식 환자, 부작용으로 치료 자체가 어렵거나 치료 성공률이 낮은 환자에서도 부작용은 줄이면서 높은 성공률을 나타낸다. 더욱이 인터페론 비의존요법은 주사치료가 필요없기 때문에 관련 부작용이 크게 줄었으며 약제복용이 보다 간편해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차세대 DAA의 도입을 통해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 △간섬유화 또는 간경변이 동반된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한림의대 김동준 교수(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대한간학회 의료정책이사)는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병용요법은 비대상성 간경변증이 있거나 정신·신경학적 이상이 있는 경우, 혈구감소가 있는 경우 적용될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며 “치료 중에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일부 환자가 치료를 끝까지 마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라며 표준치료제인 페그인터페론 병용요법으로 실제 환자관리에서 불거지는 제한점을 설명했다.

연세의대 이정일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도 “AASLD의 C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의 사용을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실정에 부합하는지를 논하기에 앞서 DAA 병용요법이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게 단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며 “현재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국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전자 1형과 2형의 경우 초치료 및 간경변이 없는 재치료 환자 모두에게  소포스부비르 + 레디파스비르 1일 1회 12주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안전성 관련 이상반응도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순천향의대 소화기내과 김영석 교수(대한간학회 보험이사)는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리린, DAA 제제를 함께 투여하는 경우 DAA의 부작용까지 더해져 심한 이상 반응을 호소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임상연구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DAA 병용요법은 인터페론 유지(saving) 요법뿐 아니라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와 낮은 내성 발생률로 인터페론 비의존 요법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포스부비르 출시 이후 미국과 유럽간학회는 C형간염 유전자형 1형 치료에서 기존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병용요법 대신 소포스부비르를 새로이 추가해 12주간 단축치료를 1차로 권고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치료경험이 없는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소포스부비르로 치료했을 때 유전자 1형과 2형 모두에서 SVR이 90%를 상회하는 성적을 제시하고 있다.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 소포스부비르 400mg 12주(A1)
△초치료·재발 환자 대상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 시메프레비르 150mg/day 12주, 무반응 환자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12주 투여 후 시메프레비르 36주 투여(B1)
△유전자 1b형 환자 대상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24주 및 다클라타스비르 60mg/day 12주 투여(B1), 4주차 HCV RNA 25IU/mL 이상 10주차 양성일 경우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 다클라타스비르 60mg/day 24주 투여(B2)
△인터페론 치료가 불가할 경우 리바비린 + 소포스부비르 400mg/day 24주 투여(B2)
△이전치료 무반응 또는 간경화 환자 대상 소포스부비르 400mg/day + 시메프레비르 150mg/day 12주 투여(B1)
△초치료 환자 대상 소포스부비르 400mg/day + 다클라타스비르 60mg/day 12주 투여(B1),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 + 텔라프레비르 또는 보세프레비르 3제요법 포함 이전 치료전략 실패환자 대상 소포스부비르 400mg/day + 다클라타스비르 60mg/day 24주 투여(B1)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