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구팀 아스피린 치료중 뇌졸중 발생 사례 관찰·보고

항혈소판치료 중 뇌졸중이 발생하는 등 돌발상황에 직면한 환자들에게 이후 항혈소판요법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엿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항혈소판치료가 심혈관질환 2차예방 전략의 핵심인 만큼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기존에 사용한 항혈소판제를 증량해 지속할 것인가와 다른 약제로 전환해 치료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전환·대체치료 쪽에 무게가 실렸다.

"뇌졸중은 항혈소판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흔하게 발생 또는 재발할 수 있다. 이 경우 항혈소판제 전환을 통한 향후 혈관사건 위험감소의 가능성을 시사한 임상연구는 아직 없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뇌졸중협회(ASA)는 지난해 발표한 '뇌졸중 2차예방 가이드라인'에서 '항혈소판요법 중 뇌졸중 발생 환자의 치료선택'과 관련해 이 같이 밝히고 있다. 임상에서 접할 수 있는 실존 사례지만, 대체전략을 찾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한 대만 창궁의대의 Meng Lee 교수는 "아스피린 치료 환자에서 허혈성 뇌혈관질환이 발생하는 돌파현상(brakthrough)은 뇌졸중 임상의라면 자주 접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며 현장에서 직면하게 되는 임상 사례의 실체에 대해 언급했다. 하지만 Lee 교수는 현장진료에 가이드를 제공할만한 임상근거가 아직은 없어, 이러한 환자의 연이은 혈관사건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체 항혈전치료와 관련해 일관된 결론을 도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증량 치료 추가적 혜택 근거 없어
AHA·ACC 가이드라인은 뇌졸중 예방과 관련해 "비심인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 또는 여타 심혈관사건 예방전략에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 서방형 디피리다몰 등의 항혈소판요법을 1차 선택으로 권고하고 있다. 한편 "아스피린 복용 중 허혈성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에서 아스피린 용량의 증가가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근거는 없다"는 언급과 함께 "대체 항혈소판제의 사용이 자주 고려되지만, 이 경우 단독 또는 병용요법의 혜택이 연구를 통해 충분히 검증되지 못했다"며 대체 항혈소판요법 적용의 현실적인 어려움 또한 토로하고 있다.

Lee 교수팀은 BMJ 2014;4:e006672에 발표한 관찰연구를 통해 이 같은 문제에 일부 해법을 제시했다. 대만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코호트)를 토대로 관찰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스피린 치료 중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들을 클로피도그렐로 전환해 치료할 경우 아스피린 증량·지속에 비해 뇌졸중 재발과 여타 심혈관사건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관찰연구라는 한계는 있지만 임상연구 등 추가적인 근거가 나오기 전까지 아스피린 치료실패 환자에서 항혈소판요법 선택에 대한 일정 정도의 가이드는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Lee 교수팀은 '아스피린 치료 중 뇌졸중과 같은 허혈사건 돌파현상을 경험한 경우'를 아스피린 치료실패로 정의, 이후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 치료에 따라 뇌졸중 재발 및 여타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했다. 최종분석에 포함된 1884명의 환자들은 첫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 30일 이상 아스피린을 복용했으며, 이후 아스피린 치료를 계속하거나 클로피도그렐로 전환해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두 치료그룹에서 주요 심혈관사건(MACE,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증 복합빈도)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후향적으로 관찰했다.

결과는 클로피도그렐로 전환해 치료를 시작한 그룹의 MACE가 아스피린 치료군 대비 46%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P<0.001). 뇌졸중 재발 역시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46% 낮았다(P<0.001). 클로피도그렐 전환그룹은 2차 종료점 가운데 허혈성 뇌졸중(45% ↓, P<0.001), 두개내출혈(60% ↓, P=0.041), MACE와 사망률 복합빈도(34% ↓, P<0.001) 등에서도 아스피린 대비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

연구에서 두 치료선택을 비교할 수 있었던 것은 대만 국민건강보험이 아스피린 치료 중 뇌졸중 발생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선택에 급여를 허가했기 때문이다. 대체 항혈소판제 처방이 급여로 인정받으면서 처방이 늘어남에 따라 아스피린 치료실패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 대체전략의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클로피도그렐, 안전성·유효성 검증
연구팀은 또한 대체 항혈소판요법으로서 클로피도그렐을 선택해 비교한 것에 대해, 일련의 임상연구를 통해 해당 약제의 상대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Lee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ESPRIT 연구에서 아스피린 + 서방형 디피리다몰의 병용은 아스피린 단독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반면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은 PRoFESS 연구에서 아스피린 + 디피리다몰 병용과 비교해 대등한 뇌졸중 재발예방 효과를 보고했다. 이를 통해 뇌졸중 2차 예방에 있어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상대적 우수성을 추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은 PRoFESS와 MATCH 연구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과 비교해 뇌졸중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은 대등하게 낮추면서 주요출혈 위험은 유의하게 낮았다. 장기간 항혈소판제 병용과 단독치료의 뇌졸중 예방 및 두개내출혈 부작용을 비교한 메타분석에서 아스피린 단독은 두개내출혈의 부작용은 차이가 없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졸중 재발방지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아스피린 단독 대비 병용의 뇌졸중 재발 위험도 RR 0.89, 95% CI 0.78 to 1.01). 반면 클로피도그렐은 뇌졸중 재발방지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두개내출혈 부작용은 유의하게 낮았다(클로피도그렐 단독 대비 병용의 두개내출혈 위험도 RR 1.46, 95% CI 1.17 to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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