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송영빈 교수팀 연구 Circulation에 게재
이중항혈소판요법 후 단독적용 시 심혈관사건 더 줄여

항혈소판요법의 오래된 관행에 이의(異議)를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한국인 임상의학자들에 의해 세계 유수의 저널에 보고됐다.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의 선택에 있어 표준약물 각각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단독으로 비교한 결과다. 우선선택으로 여겨져 왔던 아스피린과 비교해 P2Y12 억제제 클로피도그렐이 출혈위험은 대등한 가운데 심혈관사건은 더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며 기존 연구결과(CAPRIE)를 재확인했다.

△ Circulation의 선택

▲ 연구는 저널 편집자가 추천한 논문(editor's picks)으로 선택돼 온라인판 전면에 이름을 올렸다.
성균관의대 송영빈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팀은 Circulation: Cardiovascular Intervention 2016년 2월 10일자 온라인판에 3년여의 장기간 등록·관찰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저널 편집자가 추천한 논문(editor's picks)으로 선택돼 온라인판 전면에 이름을 올렸다.

연구팀은 "약물스텐트(DES) 삽입 후 12개월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시행 환자들에서, 이어지는 단독항혈소판요법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출혈위험은 비슷했고 허혈사건 재발위험의 감소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우수했다"고 밝혔다.

또 "(관찰연구의 한계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통한 확증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결과가 허혈사건 2차예방 목적의 단독 항혈소판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최적 선택과 관련해 임상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클 수도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 이중항혈소판요법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은 DES 시술을 포함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스텐트 혈전증과 허혈사건 재발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 P2Y12 억제제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12개월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항혈소판제 단독으로는 고위험군 환자의 심혈관사건 재발위험을 막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의 약제를 추가해 치료하도록 한 것이다.

△ 12개월 후 단독요법

다만 이중항혈소판요법의 기간을 얼마까지 가져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계의 논쟁이 진행 중이다. 12개월을 기준으로 이전(2·6개월) 또는 이후(24·36개월) 모두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1년 이상의 경우에는 허혈사건 위험을 잘 막을 수는 있으나 출혈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1년 이하는 출혈위험은 피할 수 있겠지만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어쨌든 이중항혈소판요법은 무기한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에 따라 언젠가는 단독요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송영빈 교수는 "이 경우 현재까지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선택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일부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을 지속하고 아스피린을 중단하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속쓰림, 위궤양, 위출혈 등 부작용에 의한 순응도 문제로 중간에 아스피린에서 클로피도그렐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근거해 항혈소판제 단독요법 전환 시에 클로피도그렐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중항혈소판요법 후 클로피도그렐 대 아스피린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 클로피도그렐 vs 아스피린

송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DES 삽입 후 12개월 동안 심혈관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이중항혈소판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 3243명을 등록해 관찰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후 계속되는 항혈소판제 단독치료 선택으로 아스피린(2472명)과 클로피도그렐(771명)의 임상혜택을 비교했다.

특이할 점은 클로피도그렐로 치료받은 그룹에서 고연령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만성 신장질환, 뇌졸중의 빈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클로피도그렐 치료가 집중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단독전환 후 36개월 시점에서 클로피도그렐군의 심혈관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복합빈도는 아스피린 대비 46% 낮았다(hazard ratio 0.54, P=0.02). 심혈관 원인 사망도 69%나 유의하게 감소했다(0.31, P=0.04). 한편 주요출혈 위험은 0.9% 대 1.3%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1.03, P=0.95).

△ 왜 클로피도그렐인가?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클로피도그렐이 앞선 임상연구에서 아스피린 대비 우수한 유효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심근경색증·말초혈관질환 환자 1만9185명을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비교한 결과, 허혈성 뇌졸중·심근경색증·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가 연간 5.32% 대 5.83%로 클로피도그렐의 상대위험도가 8.7% 유의하게 낮았다(P=0.043).

이 연구는 DES가 등장하기 전의 검증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새롭게 발표된 송 교수팀의 연구가 갖는 의미는 새롭다. 송 교수는 또 이번 결과와 관련해 기전 상의 특성을 이유로 들었다.

심근경색증이나 스텐트 혈전증이 생기는 기전은 혈소판 응집(활성화)에 의한 혈전의 생성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경로 중 하나가 P2Y12 수용체인데, 클로피도그렐은 이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기전상으로는 항혈소판 효과에 있어 클로피도그렐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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