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 의학발전을 위해 진료과 간 논쟁 중요

▲ 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

"각자의 분야와 진료과목의 이익을 위해 종종 대립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스텐트 고시 개정이 그렇다. 하지만 이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각자의 자생을 위한 것이므로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모든 학회를 총괄하는 대한의학회 김동익 회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료과간 갈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158개 학회들이 각자의 발전과 자생을 위해, 또 그들의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대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새로운 신기술, 학술적인 이슈, 제도의 변화 등이 있을 때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스텐트 협진과 관련한 복지부 고시 개정으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가 갈등을 빚은 것이 그 예"라며 "심장수술과 관련해 송호근 교수는 신기술과 관련한 학회와 의사의 갈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갈등과 대립의 과정은 나쁜 것이 아니라면서, 아쉬운 것은 발전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만들지못해 공정한 싸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스텐트 고시 개정이 당분간은 유예지만, 결말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단순히 이익만 따지지 말고 전체, 그리고 먼 미래를 보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책과 제도, 수가 변화 등은 의료의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학회 존폐'까지도 영향을 준다고 경고했다.

그는 "15년 전 영상의학과의 수가를 대대적으로 재조정됐다. 그때 당시 연차별 전공의 TO가 230명이었는데, 지원자는 47명 뿐이었다"면서 "지원자가 적었던 것은 당장에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지금 영상의학과의 학회가 상당히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텐드 갈등 등 학회들이 갈등하는 것은 바로 학술 발전 때문이다. 단순한 이득 때문이 아니다"라며 "갈등과 대립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복지부의 이번 고시 개정은 좋은 방향이었다. 하지만 각 과별의 특수성을 살펴보지 못해 이 같은 문제를 낳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지나치게 과격했다. 단계적 접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의시험 가혹하다, 현재 수련환경도 잘못"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전문의 자격시험의 업무와 관련한 대한의사협회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현재 전문의 자격시험 시행은 대한의학회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의협에서 총괄적인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또 고시위원회 위원장은 대한의학회 회장이, 부위원장은 의협 학술담당 부회장, 고시실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의협 학술이사와 의학회 고시이사가 각각 맡고 있다.

의협에서는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한 업무를 의학회로 전환하는 행정예고가 나오면서,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반발하는 세력도 있지만, 어느 한 주도세력이나 개인이 의협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의협 10만명의 생각이 다 다르다. (본인은)누가 주도권을 잡느냐 보다 전문의에 산재한 문제부터 뜯어 고쳐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의협 산하에서 시행만하는 기관으로 남는 데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권한이 있는 단체 밑에서 일하면, 산하단체는 주어진 일만 하게 된다"면서 "지금까지 받은 일만 하다보니 전문의 시험 발전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전문의 시험 단계, 방법, 질문지, 철학 많이 변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며 "주체성 있게 빨리 변해야 하고, 의협에서 이를 권한으로 보지 말고 발전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여러부분에 발전과 보완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보안'에 신경쓰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보안이 상당히 허술하다. 50년 동안 노력을 많이 했지만 26개 과목마다 서로 다른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며 "국가고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이고,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국시원과의 MOU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또 현행 시스템은 4년 동안 공부한 것을 하루에 결정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시험을 두 번 보는 방안이나, 추가적인 평가시스템을 도입, 미국처럼 일부 Pass/Fail제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학회 임원아카데미에 참여했던 의협 추무진 회장도 "약간 서먹했던 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해하고 상생하는 분위기가 됐다"면서 "우리는 하나며, 함께 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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