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사망사건으로 개원가에서 '응급환자 대응 및 대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연세의대 응급의학과 이신호 교수는 최근 열린 의원협회 연수강좌에서 '개원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대처와 의료분쟁 대비'를 주제로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우선 개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응급환자는 故 신해철씨처럼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다.

이들은 상급종합병원 등의 응급실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평소 진료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주치의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 교수는 "특별한 수술이 아니라면 심한 흉통의 경우 협심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게다가 혈압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환자에 대해 말초혈관의 산소 포화도가 90% 미만인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이어 사망직전으로 가지 않도록 아스피린을 투여할 것을 제안했다.
 

응급실 모습(위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무엇보다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 전 반드시 119를 호출해야 하며, 대기하는 동안 의료분쟁에 대비해 응급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했다.

내분비내과나 건강검진센터에서 주로 발생하는 의식불명 환자에 대해 이 교수는 "수면내시경 후 의식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 환자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시 바이탈이나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하고,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원가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려고 해선 안 된다. 일반적인 조치를 취하고 환자가 어느 정도 안정이되면, 더 많은 평가와 검사를 위해 전원(transfer)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내원 후 대기실에서 의식을 소실을 보이는 환자도 종종 있다. 이 경우에는 "일단 다른 환자에게 양해를 구한 후 의식이 없는 환자를 진료실로 옮긴 뒤 ECG, NIBP 등을 모니터링하고, BST를 점검해야 한다"며 "체액을 확보하고 머리 등에 상처가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호흡기내과에서는 천식환자가 많고 이중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겪는 응급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천식발작을 의심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천식발작이 의심되면 일단 인공호흡기를 환자에게 착용시켜 산소를 투입한 후, 식도-기관콤비튜브를 사용하고 이어 후두마스크를 기도 안으로 넣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했다.

만약 이 같은 환자를 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면, 추후 법정에서 의사쪽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견지했다. 이 교수는 "의사가 심한 발작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예를 들어 삽관한 경험이 있거나 집중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의사가 환자의 과거 기록만 보면 쉽게 심한 발작을 예측할 수 있다고 법정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과거에 좋지 않은 병력이 있는 환자가 내원하면, 반드시 해당 환자에 대한 대처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편으론 개원가에서 종종 환자가 상당히 응급상황임에도, 이를 간과하고 돌려보내는 사례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갑자기 목통증이 악화되거나 등 하단 부위의 갑작스러운 통증 발병, 일주일 간 계속된 미열과 동시에 발생한 등 하단의 통증, 노인환자의 갑작스런 졸도 등은 금방 회복되거나 상태가 심해보이지 않아도 모니터링이 필요한 응급환자"라며 "이러한 환자 발생시 즉각 119를 불러 전원시킨 후 각종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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