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백신 및 항암제, 심부전 치료제 대부분 차지

올 한해 후기임상 시험에 실패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유망 실험약물이 공개 돼 주목을 받았다. GSK는 차트에 두 번 이름을 올렸고, 실패한 약물 대부분은 최근 각광을 받는 항암백신을 비롯해 항암제, 심질환, 정신분열증, 루푸스 치료제가 차지했다.   

▲ 2014년 후기임상 실패 상위 10대 약물

미국의 제약전문지인 Fiercebiotech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분석자료를 최근 공개했다.

먼저 불명예스럽게 1위를 차지한 GSK의 다라플라딥은 2년 넘게 총 3만여명의 심질환자를 대상으로 2건의 3상임상 연구에 집중해 왔다.

주지할 점은 이 약물은 HGS로부터 사들인 GSK의 주요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나였다.

다라플라딥의 연구성적은 미국과 유럽의 학술회장에서 대거 발표가 됐다. 지난 4월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내용은 만성 관상동맥심질환 환자 1만5828명을 대상으로 한 STABILITY 연구결과로 심혈관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등 연구의 1차 종료점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또한 유럽심장학회(ESC)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라플라딥의 SOLID-TIMI 52 연구결과 만성관상동맥증후군에 이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SC) 환자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SOLID-TIMI 52 연구는 36개 국가 868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ACS 환자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1일 1회 경구용 다라플라딥 160mg과 위약을 비교했다.

2위에 오른 머크 KGaA의 폐암 백신 테세모타이드도 눈길을 끈다.

이 약물은 스티무박스(Stimuvax)라는 상품명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미국의 생명과학기업인 Oncothyreon으로부터 판권을 획득해 3단계 병기의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지만 일본에서 진행된 임상결과가 실패로 확인돼 예정돼 있던 모든 임상연구가 중단됐다.

GSK도 폐암백신 개발에 있어 같은 상황에 처했다.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후기 3상임상에서 MAGE-A3 백신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구에 대한 의지를 관철하는 듯 했지만 결국 사측은 임상시험을 포기했다.

이러한 항암백신이 제약산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MAGE A-3나 테세모타이드와 같은 치료제는 체내 타깃을 놓치게 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항암백신의 성공여부를 섣불리 단정짓기는 어렵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는 엑셀릭시스의 카보잔티닙의 실패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카보잔티닙은 지난 3월말 유럽 집행위원회로부터 갑상선 수질암종 치료제로도 조건부 승인을 받았던 유망 항암제였다.

하지만 저분자량 항암제 개발에 주력했던 이 제약사의 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인 카보잔티닙은 증상의 진행이 지속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3상임상 결과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사측은 전체 직원의  70%를 감원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돌파구를 찾고자 전이성 신세포암종 및 진행성 간세포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기임상 계획을 선포했다.

5위에 오른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세레락신은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임상자료의 불충분을 지적받으며 승인 획득에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노바티스는 세레락신이 고혈압 치료제인 디오반(Diovan)의 손실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올해 승인이 어려워지면서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또 일라이 릴리는 루프스 실험약물인 타발루맙이 2건의 후기임상 중 1개가 연구 종료점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임상연구의 중단을 선언했다.

로슈의 정신분열증 치료제인 비토페르틴 역시 상황은 같다.

2건의 후기임상 결과 항정신병 약물과 비토페르틴을 병용 투여했을 때 위약보다 증상의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비토페르틴의 개발 실패에 이어 로슈는 폐암 치료제 임상연구까지 중단했다.

최근 파이프라인의 기근으로 도마에 자주 오르는 화이자는 8위를 차지했다.

EGF(Epidermal Growth Factor) 수용체를 차단하는 다코미티닙이 3상임상 결과 로슈의 타세바(Tarceva)와 비교해 환자의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기대감 또한 줄어든 상황이다.

끝으로 머크는 엔도사이트와 함께 연구 중인 빈타폴라이드가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후기임상에 실패함에 따라 약물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

빈타폴라이드의 권리는 엔도사이트에게 돌아가 현재 폐암 치료제로써의 최종결과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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