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Failure 2017에서 RELAX-AHF-2 결과 공개 "1차 종료점에서 위약군과 차이 없어"

급성 심부전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세레락신(Serelaxin)'의 전망이 어둡다. 효과 및 안전성을 위약과 비교한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긍정적이었던 이전 결과와 달리 연구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Heart Failure 2017에서는 세레락신 임상 3상인 RELAX-AHF-2 연구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지난 3월 회사 측이 임상 3상 실패를 알린 데 이어, 자세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John R. Teerlink 교수는 "RELAX-AHF 연구 등 임상시험에서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세레락신 투여 시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다소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세레락신은 재조합 인간 relaxin-2로 급성 심부전 초기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주목받았다.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초기 치료로 세레락신을 투여 시 위약 대비 증상, 징후, 생체 표지자 등이 개선됐고 6개월 내 사망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결과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2013년에 발표된 RELAX-AHF 임상 3상에서는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세레락신 투여 시 5일 동안 심부전 증상 악화가 위약 대비 47% 감소했고, 모든 원인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도 180일 동안 37% 낮아졌다. 아울러 투여 시작 후 5일간 심부전 증상 악화 개선과 함께 호흡곤란 증상도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Lancet. 2013;381(9860):29~39).  

이에 학계에서는 1970년대 이후 변화가 없었던 심부전 치료에서 세레락신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주목했다.

RELAX-AHF-2 임상 3상은 앞선 RELAX-AHF 임상 3상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급성 심부전 환자 약 6600명이 포함됐고 다기관 연구로 시행됐다.

환자들은 증상 발현 후 16시간 이내에 세레락신 투여군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됐다. 모든 환자는 표준치료를 받았고, 세레락신 투여군은 48시간 동안 세레락신을 1일 30㎍/kg으로 투여받았다.

1차 종료점은 180일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및 5일 동안 심부전 증상 악화로 정의했다.

최종 결과 180일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두 군간 차이가 없었다. 아울러 5일 동안 심부전 증상 악화는 세레락신 투여군에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두 군 간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2차 종료점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됐다. 180일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입원기간, 심부전 또는 신부전에 의한 재입원에서도 세레락신 투여군에서 의미 있는 혜택이 없었다.

단 세레락신 투여에 따른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탈리아 브레시아의대 Marco Metra 교수는 "RELAX-AHF-2 연구를 통해 세레락신이 안전하다는 것은 입증했지만, 이에 걸맞은 효과 입증에는 실패했다"면서 "이번 결과가 앞선 RELAX-AHF 연구 결과와는 다르기에, 향후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Teerlink 교수는 "RELAX-AHF 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타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며 "RELAX-AHF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를 호도하지 않았는지 혹은 RELAX-AHF-2 연구에서 세레락신 투여 시 유의미한 혜택이 나타난 환자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급성 심부전 치료에 세레락신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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