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김성주 의원 지적...공단은 "투명한 회계 위해 카드 결제한 것" 반박

국민의 건강보험료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거래 납품업체에게 카드 결제를 요구, 중소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적지 않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반면 건보공단은 수십억원 어치의 카드 포인트를 수익으로 처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의 대금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건보공단이 최근 3년간 물품대금 명목으로 결제한 총 1419건의 계약 중 절반이 넘는 736건은 카드로 결제했다.

이에 따라 카드로 결제한 대금은 총 2천020억원이었고, 이중 중소기업이 부담한 카드수수료는 41억원에 달했다.

실제 A제조업체의 경우 2억원 어치 물품을 건보공단에 납품했지만, 460만원이 넘는 카드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B정보시스템 관련 업체의 경우 100억원이 넘는 대금을 카드로 결제받는 바람에 카드 수수료만 2억원 가량 손해를 봤다.

중소기업들은 카드수수료를 부담하는 것과 달리, 공단은 카드사용에 따른 포인트를 쌓아 수익을 얻고 있었다.

최근 3년간 건보공단이 구매, 우편, 경비 등을 목적으로 발급한 법인카드에서 적립된 포인트는 모두 50억원으로, 물품구매 카드결제로 얻은 포인트만 25억3000여만원이었다.

건보공단은 해당 포인트를 카드회사로부터 현금 캐시백으로 돌려받아 잡수익으로 회계처리 했다.

공단이 카드결제를 강요하면서 포인트를 챙겨온 것과 달리,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산하기관들은 대금결제를 대부분 현금 계좌이체를 통해 처리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3년간 총 1735건의 계약(5천만원 이상)을 맺고 대금 2869억원 전액을 계좌이체로 결제했다. 산하 기관인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전액 계좌이체를 통해 결제했다.
 

 

김 의원은 "건보공단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카드 수수료 부담을 갖지만, 거꾸로 공단은 수십억의 포인트를 챙기는 것은 국민의 세금과 보험료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라며 "다른 공공기관처럼 대금결제방식을 현금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즉각 해명자료를 통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에서 물품대금 및 경비 지출시 법인 신용카드로 집행하도록 정한 바에 따라 이행한 것 뿐"이라며 "적립된 포인트 역시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지침에서는 잡수입으로 처리해 보험재정으로 운용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에게 수수료 부담을 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법인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단지 기업의 투명한 회계 및 조세처리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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