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등장한 PCSK9억제제의 임상적용을 위한 여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종착역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시판 전 임상연구에서 우수한 지질조절 효과를 보고하며, 스타틴에 더해지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새로운 PCSK9억제제 알리로쿠맙(alirocumab)의 임상연구인 ODYSSEY COMBO II, ODYSSEY FH I·II, ODYSSEY LONG TERM의 결과가 모두 발표됐다. 알로리쿠맙은 스타틴으로도 충분한 지질조절이 어려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모두에서 에제티미브 또는 위약과 비교해 우수한 LDL 콜레스테롤(LDL-C) 조절효과를 검증받았다. 특히 이들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장기간의 치료·관찰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에서는 마커(marker)인 지질조절 효과와 더불어 궁극적인 임상결과(outcome)인 심혈관사건 감소효과의 가능성까지 시사됐다.

ODYSSEY COMBO II
미국 하버드임상연구원의 Christopher P. Cannon 교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시간으로 8월 31일 오전 9시 ESC 2014 기자회견 석상에서 ODYSSEY COMBO II 연구결과를 발표, “스타틴에 알리로쿠맙을 더하는 전략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스타틴 최대 내약용량으로도 LDL-C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알리로쿠맙과 에제티미브 추가요법의 지질조절 효과를 비교·검증했다. 환자들은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더해 여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C 70mg/dL 미만(심혈관질환 병력자) 또는 100mg/dL 미만(심혈관질환 비병력자)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 환자들을 알리로쿠맙(75~150mg 2주 1회 피하주사) + 위약(에제티미브) 또는 에제티미브(1일 1회 10mg 정제) + 위약(알리로쿠맙)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결과는 24주 시점에서 알리로쿠맙군의 LDL-C가 50.6% 감소한 반면, 에제티미브군은 20.7% 감소에 그쳐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001).

알리로쿠맙군에서는 12주 시점에서 18%의 환자들에게 용량조절(증량)이 이뤄졌다. 80% 이상 환자에서 용량조절이 필요 없었다는 것이다. 52주 시점에서도 LDL-C 감소 효과가 49.5%와 18.3%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01).

지질 목표치 도달률을 보면, 24주 시점에서 70mg/dL 미만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이 알리로쿠맙군 77% 대 에제티미브군 45.6%로 역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001). 치료 관련 응급 부작용(TEAEs)은 71.2% 대 67.2%, 이로 인한 약물중단은 7.5% 대 5.4%로 큰 차이가 없었다.

ODYSSEY FH I·II
프랑스 포인트메디칼의 Michel Farnier 교수는 연이어 ODDYSSEY FH I과 ODYSSEY FH II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두 연구는 스타틴과 여타 지질저하제로도 LDL-C가 조절되지 않는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알리로쿠맙의 효과를 검증했다.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유전적으로 매우 높은 LDL-C 수치를 나타내는 질환으로, 조기 죽상경화증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arnier 교수에 따르면 “가이드라인에서 이들 환자에게 스타틴 최대 내약용량과 함께 경우에 따라 여타 지질저하제의 병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대상이었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을 보면 지질조절제 최대 내약용량 치료에도 불구하고 기저시점의 LDL-C 수치가 상당히 높았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을 치료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설명이다.

두 연구는 북미, 유럽, 남아프리카 지역의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735명)들을 스타틴을 포함한 지질치료에 더해 알리로쿠맙(75~150mg 2주 1회 피하주사)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Farnier 교수는 연구시작 전 환자들의 지질약물에 대한 내약성이 매우 좋았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다. 80%의 환자들이 최대 내약용량 치료를 받았으며, 55~65%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병용전략이 적용됐다.

결과는 두 연구의 24주 시점에서 알리로쿠맙군의 LDL-C가 48.8%와 48.7%씩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9.1%와 2.8% 감소로 유의한 차이를 드러냈다(P<0.0001). 알리로쿠맙군에서 LDL-C 70mg/dL 미만 달성을 위해 용량을 조절한 경우는 40% 대에 머물렀다. 또한 같은 기간에 LDL-C 100mg/dL 미만(심혈관질환 고위험군) 또는 70mg/dL 미만(초고위험군)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은 두 연구에서 72.2%와 81.4% 대 2.4%와 11.3%로 역시 알리로쿠맙군의 효과가 뛰어났다(P<0.0001).

두 연구를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알리로쿠맙군 대 위약군의 치료 관련 응급 부작용 위험은 74.8% 대 75.4%, 이로 인한 약물중단은 3.1% 대 3.7%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ODYSSEY LONG TERM
미국 아이오와대학의 Jennifer G. Robinson 교수가 발표한 ODYSSEY LONG TERM 연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이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2431명을 대상으로 알리로쿠맙의 효과를 장기적으로 검증코자 했다. 이 환자들 역시 기저시점에서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C 70mg/dL 미만 조절이 어려운 상태였으며, 알리로쿠맙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관찰이 이뤄졌다.

우선 24주 시점에서 알리로쿠맙군의 LDL-C 감소효과는 61%로 0.8% 증가한 위약군과 차이를 보였다(P<0.0001). 더불어 같은 기간 LDL-C 50% 감소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76% 대 2%(P<0.0001), LDL-C 목표치(70mg/dL 또는 100mg/dL 미만)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81% 대 9%(P<0.0001)로 알리로쿠맙군의 우수한 지질조절 효과가 확인됐다.

한편 Robinson 교수는 “아직 보다 장기간의 관찰을 거쳐야 하지만, 알리로쿠맙군의 심혈관사건(심혈관 원인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입원을 요하는 불안정형 협심증) 위험이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P<0.01)”며 PCSK9억제제의 심혈관 아웃컴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뇨병을 동반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대표적 스타틴 제제인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의 지질조절 효과 및 당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쿠마모토대학의 Hisao Ogawa 교수는 LISTEN 연구의 최종결과를 발표, “로수바스타틴이 아토르바스타틴과 비교해 치료초기에 혈당수치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당뇨병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한 일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5mg(514명)과 아토르바스타틴 10mg(504명)의 효과를 비교했다. 1차 종료점은 치료 3, 6, 12개월 시점에서 각 그룹의 기저시점 대비 Non-HDL-C와 당화혈색소(A1C)의 변화를 평가했다.

Non-HDL-C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은 전반적으로 Non-HDL-C를 대등하게 조절했다(overall P=0.0922). 12개월 시점에서 Non-HDL-C 수치를 32.86%(로수바스타틴)와 31.01%(아토르바스타틴) 씩 감소시키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0780). 이는 3개월(P=0.0475)과 6개월(P=0.5374) 시점에도 같은 양상이었다.

LDL-C

LDL-C 감소효과는 전반적으로는 로수바스타틴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위를 점했다(overall P=0.0399). 하지만 구간 별로 봤을 때 아토르바스타틴 대비 로수바스타틴의 우수한 LDL-C 조절효과는 3개월 시점에서만 관찰됐다(로수바스타틴 -39.38% 대 아토르바스타틴 -36.39%, P=0.0106). 6개월(P=0.3205)과 12개월(P=0.0896) 시점에서는 두 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A1C
전반적으로는 두 군 간에 A1C 감소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overall P=0.0846). 하지만 3개월 시점에서 로수바스타틴 6.40% 대 아토르바스타틴 6.44%(P=0.1661)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A1C가 6개월 시점에는 6.44% 대 6.52%(P=0.0104)로 유의한 격차를 벌렸다. 12개월 시점에는 두 군의 A1C가 모두 6.50%(P=0.6695)로 다시 대등한 수준으로 귀결됐다.

Ogawa 교수는 3~6개월까지 이어지는 시점의 두 군 간 A1C 차이에 주목했다. “아토르바스타틴군의 A1C가 로수바스타틴군에 비해 치료 초기단계에서 더 많은 변화를 초래하면서 임상의들이 아토르바스타틴군 환자들에게 당뇨병 치료를 더 강화하도록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당뇨병 치료강화의 누적빈도는 아토르바스타틴군이 로수바스타틴군에 비해 46% 유의하게 높았다(로수바스타틴 45명 대 아토르바스타틴 64명, hazard ratio 1.46, P=0.05).

Ogawa 교수는 “혈당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고려할 때 (당뇨병 환자에서)로수바스타틴이 아토르바스타틴보다 선호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에 사용된 용량이 일본에서 허가된 로수바스타틴 5mg과 아토르바스타틴 10mg으로, 북미나 유럽의 용량(10~20mg, 20~40mg)에 비해 낮았다”며 “이번 연구에서 스타틴의 효과가 과소평가됐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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