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에 적정용량 효소대체요법 시행하면 합병증↓·생존기간↑

조기진단 및 치료로 파브리병 환자들의 기대수명을 평균 20년 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브리병의 세계적 석학인 Max Hilz 교수(독일 에를랑겐 뉘른베르크대학 신경과)는 9월30일 젠자임 코리아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파브리병은 질환이 진행될수록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므로 조기에 진단을 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조기에 적정용량의 효소대체요법을 시행함으로써 평균 20년에 달하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파브리병의 진행에 따른 단계별 증상과 합병증
 
파브리병은 대표적 리소좀축적질환(LSD)으로 '알파갈락토오스 A'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당지질 세라마이드 트라이헥소사이드(GL-3)가 체내 세포와 중요 장기에 축적됨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합병증을 유발한다.

인구 4만 명당 1명꼴로 발견되며 우리나라에서 진단된 환자수는 120명 정도로 알려졌다.

Hilz 교수는 파브리병 환자들은 평균 9세(남성)~13세(여성)부터 손발이 저리고 땀의 분비가 감소되며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도 통증을 느끼는 등 말초신경증상들을 겪지만, 진단을 받는 시기는 이보다 15~20년 정도 뒤쳐진 23세(남성)~32세(여성)로, 상당수의 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파브리병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후기에 신부전,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이 동반되는데, 이날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첫 진단 시 심각한 신장병을 동반할 확률이 높고 특히 말기 신질환자는 파브리병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파브리병 환자 중 남성의 42%, 여성의 27%에서 부정맥이 발생했으며,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장애를 동반한 환자도 남성의 11%, 여성의 8%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은 여성 환자의 기대 수명을 15년, 남성 환자는 20년까지 줄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독일 에를랑겐 뉘른베르크대학의 Max Hilz 교수

젠자임 코리아의 파브라자임주(성분명 아갈시다제 베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A) 모두에서 파브리병 환자의 장기간 효소대체요법(ERT)으로 승인받은 유일한 치료제로, 파브리병의 원인이 되는 GL-3를 제거함으로써 말초신경병증과 소섬유신경병증을 개선시키고, 통증의 정도와 발현 횟수를 줄여준다.

월 2회 파브라자임 1.0㎎/kg 용량을 3년간 투여했을 때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및 사망과 같은 주요 임상사건을 위약군 대비 약 60% 감소시켰으며, 2년 후 남성 및 여성 환자 모두에서 통증이 경감되고, 땀 분비 기능이 증가하는 등 삶의 질 측면에서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Hilz 교수는 "다만 권장용량인 1.0㎎/kg보다 낮은 용량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었다"면서 "파브라자임과 같이 장기간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한 치료제를 조기에 적정용량 투여받는다면, 파브리병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고, 합병증 위험 또한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파브리병의 초기 증세 중 하나인 말초신경병증 징후를 성장통과 같은 단순한 통증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며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조기부터 적극적으로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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