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빠른 투여시간'으로 기존 파브리자임과 차별화

▲ 11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Michael Beck 교수

SK케미칼이 파브리병 치료제 '레프라갈(성분명 아갈시다제알파)'을 국내에 새롭게 선보인다.

도입시기가 오는 7월로 확정됨에 따라 기존에 출시돼 있던 젠자임의 '파브리자임(성분명 아갈시다제베타)'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0분이면 주입 끝' 환자 편의성 증대 기대

레프라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파브리병 환자의 장기간 효소대체요법으로 시판 허가를 받았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샤이어사의 제품으로서 17년 이상의 폭넓은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세계 48개국에서 승인을 받았고 현재까지 3000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 중이다.

파브리자임과의 가장 큰 차별성은 아갈시다제알파가 주성분이면서 투여용량이 적고 투여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데 있다. 2주에 1번씩 방문해 체중 1kg당 0.2mg을 40분간 정맥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저용량인 만큼 이상반응 발현율도 낮다는 설명이다.

파브라자임은 2주 1회라는 투여간격은 동일하지만 체중 1kg당 1.0mg으로 고용량이고 따라서 3~4시간에 걸쳐 서서히 투여해야만 한다.

울산의대 유한욱 교수(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내분비대사과)는 "기존 약제보다 투여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편익이 있고, 주입 관련 특이반응(13.7%) 및 항체반응 발생률(IgG 반응 24%)이 낮다"고 평가했다.

물론 유효성 데이터도 확보됐다.

세계적인 리소좀축적질환(LSD)의 대가인 독일 Michael Beck 교수(마인츠 병원)는 2014년 SSIEM(Society for the Study of Inborn Errors of Metabolism)에서 발표됐던 FOS (Fabry Outcome Survey) 결과를 통해 "장기간 레프라갈을 투여한 파브리병 환자들에서 심장과 신장기능의 악화 지연과 더불어 관련 질환 이환율과 사망률 또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데이터에 따르면 파브리병 환자 740명을 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군의 연간 eGFR 변화율이 eGFR≥60mL/min/1.73㎡/y인 남성에서 -1.68, 비치료군이 -3.0이었고, eGFR<60mL/min/1.73㎡/y일 때는 각각 -2.86과 -6.8로 차이를 보였다. 여성에서도 eGFR≥60mL/min/1.73㎡/y인 경우에 치료군의 연간 변화율이 -0.43, 비치료군이 -0.9였고, eGFR<60mL/min/1.73㎡/y일 때는 각각 0.36과 -2.1로 나타나 기능악화 속도가 눈에 띄게 지연된 양상을 보였다.

심기능 또한 아갈시다제알파를 투여받은 남성의 연간 좌심실질량지수(LVMI) 변화율이 0.33, 여성이 0.48로 확인돼 비치료군(남성 4.07, 여성 2.31)보다 덜 악화됐으며, 환자의 기대수명이 치료군(77.5세)에서 비치료군(60세)보다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비교 불가…환자군 특성 고려해 처방 필요

▲ 울산의대 유한욱 교수

다만 두 약제의 특징이 다르고, 직접비교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어서 실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국내 판도변화를 점쳐보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유한욱 교수는 "두 치료제 모두 후향적 연구 데이터뿐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각각의 장점에 따라 환자 개인별 특성이나 상황에 맞게 선택적으로 투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를 들어 소아나 치료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레프라갈을 먼저 시도해보는 등의 방식이다.

유 교수는 "전 세계 파브리병 환자들에게 두 제제가 널리 쓰이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돼 매우 흥미롭다"면서 "희귀난치성질환의 특성상 정부지원을 받긴 하지만 적정 수준의 약가가 책정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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