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부터 5일간 스페인에서 'ESMO 2014' 개최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의료계에서도 학문적 수확이 풍성하다.

최근 성료한 유럽심장학회(ESC), 유럽호흡기학회(ERS), 유럽당뇨병학회(EASD)에 이어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유럽종양학회(ESMO)가 열린다. 올해로 39회차를 맞는 ESMO 2014의 주제는 '암 치료에서의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이다.

정밀의학이란 요즘 의료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맞춤형의학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기존의 임상병리학에 분자프로파일링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유전·환경·생물학적 특성 등 환자 개인의 조건에 맞게 실시한다는 포괄적 개념이다.   

현 ESMO 회장을 맡고 있는 스위스 취리히대학병원의 Rolf A. Stahel 교수는 "정밀의학은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임박한 현실"이라면서 "새로운 치료법과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 관리 등 암 치료에 정밀의학을 접목하는 데 있어 임상의들이 직면하게 되는 실제적인 문제들이 폭넓게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는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요법을 포함한 새로운 항암임상 데이터가 대거 소개될 것으로 주목을 끈다.

ESMO 2014의 과학위원장인 영국 암연구소의 Johann de Bono 박사는 "주요 연구 결과들이 엠바고에 걸려 있기 때문에 세부사항을 공개할 순 없지만 항암면역치료제와 보다 정밀해진 표적치료제가 이번 대회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2012년 비엔나에서 열렸던 지난 대회의 강력한 추진력을 기반으로 올해는 각국에서 1만63394명의 대표자가 참석하고 과학 및 교육 세션이 140여 개, 초록 제출건수가 30% 증가한 1238건에 이르는 등 각종 기록을 깼다. 그 중 31건이 Late-Breaking 연구에 해당한다.

몇 가지 주요 연구들을 살펴보면, 우선 완전절제한 MAGE-A3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보조요법으로서 recMAGE-A3 + AS15 항원특이적 항암면역요법제의 유효성을 평가한 3상임상(abstract 11730)과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CLEOPATRA 연구의 전체 생존분석 결과(abstract 3500)가 공개된다.

특별히 CLEOPATRA 연구는 항HER2 치료 또는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HER2 양성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유방암 환자에게 트라스투주맙·도세탁셀·퍼투주맙 3제 병용요법을 시행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이 6.1개월 증가했다고 밝혀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추가되는 쾌거를 기록한 바 있다. 퍼투주맙은 올해 초 국내에서도 출시돼 사용 중으로 연구설계 당시 예측했던 것보다 실제 환자들의 생존기간(OS)이 길어짐에 따라 연구기간을 연장했는데, 그 최종 결과가 이번에 나오는 것이다.  

학술대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Late Breaking Session에서는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카보플라틴 + 파클리탁셀과 세디라닙의 무작위 2상임상(abstract LBA25)과 BRAFV600 변이 양성이면서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암행성 또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베무라페닙 단독요법과 베무라페닙 + 코비메티닙 병용요법을 비교한 3상임상(abstract LBA 5) 결과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오심구토의 예방 목적으로 투여되는 새로운 NK-1 수용체 저해제, 로라피란트의 3상임상(abstract LBA47)이나 진행성 흑색종 환자에게 사용되는 PD-1 억제제 니볼루맙 3상임상(abstract LBA3) 결과도 기다려볼 만하다.

'암 검진 및 치료에 있어 치료 접근성과 비용 관련 이슈', '과연 정밀의학이 만병통치약인가 헛된 기대인가' 등에 관한 심포지엄도 마련됐으며 완화의료와 암 환자들의 임상연구 참여, 양성자 빔치료와 생존기간 이외의 연구종료점과 같은 논란성 주제에 대한 토론 세션도 진행된다.

de Bono 위원장은 "종양내과 또는 종양외과를 전공했건, 방사선종양학자 혹은 면역, 병리학자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정밀의학은 환자의 아웃컴 개선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든 치료분야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이 바로 ESMO 2014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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