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검진 1억건 분석...'담배'에서 '비만'으로 관심 영역 확대?

최근 12년간의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초고도비만이 2.9배, 고도비만은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도비만은 20~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고, 증가 속도 역시 가장 빨랐다. 고도비만 증가율도 20~30대에서 2.7배가량 늘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12년간 초고도비만(위), 고도비만(아래)의 연령별 증가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1억902만8689건을 활용, 고도비만 및 초고도 비만에 관한 성, 연령, 거주지역별 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초고도비만율은 2002년 0.2%에서 2013년 0.49%로 상승, 지난 12년간 2.9배 증가했다.

남녀 모두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고(남 4.8배, 여 6.3배), 연령이 높을수록 초고도비만율 증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 중 여성은 0.50%로, 남성 0.47% 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별로는 각각 남성 20대 0.9%, 여성 30대 0.7%로 각각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고도비만 증가 역시 2030 젊은 층에서 두드러져

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은 같은 기간 2.5%에서 4.22%로 1.7배 올랐다.

이 중 남성 4.7%, 여성 3.7%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으며, 남성은 30대 7.1%, 여성은 60대에서 5.0%로 각각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고도비만율 증가 역시 남녀 모두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고(남 2.3배, 여 3.0배), 연령이 높을수록 고도비만율 증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 12년간 지역별 초고도비만율 변동 현황.

거주지역별로는 농어촌 지역의 초고도비만율이 0.47%로 중소도시 0.46%, 대도시 0.42%보다 높았으며, 지난 12년간 농어촌 2.4배, 중소도시 2.9배, 대도시 2.8배 각각 증가했다.


잘못된 청소년기 탓...복지부·공단·의료계 "정책적 지원 필요"

지금의 20~30대 젊은 세대는 패스트푸드, 자동차 등의 보급이 확산되는 시기에 청소년기를 지낸 사람으로, 청소년기의 식습관과 생활패턴이 성인기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에서는 청소년기부터 비만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20~30대의 고도비만이 급속히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1980년대를 거치면서 국내에 패스트 푸드(Fast food)가 급속히 보급되고, 자가용 이용률 증가로 신체활동이 감소되는 등의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위험요인에 노출된 사람은 성인이 되면서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한 고도비만이 된다"며 "청소년 때부터 비만을 관리하기 위한 사회적·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남(왼쪽), 녀(오른쪽) 연령별 초고도비만율 변화 추이.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공단은 비만관리를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운영, 건강검진 문진표에 정크푸드 섭취빈도 등의 설문항목을 추가하는 방안과 원스톱 비만관리 종합사이트 구축, 개인맞춤형 비만관리프로그램 및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만을 포함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다양한 지표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에 지표를 지역별·사업장별로 제공해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건강증진과 식생활영양TF팀 조귀훈 팀장은 "비만관리를 위해 향후 건강진단의 결과통보서를 알아보기 쉽게 바꿔 나갈 계획"이라며 "이는 수검자들에게 검사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비만 등 건강관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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