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 3년 관찰 결과 대부분 인슐린 등 약물치료 중단 성과

 

비만·고혈당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만대사수술의 혈당조절 효과에 대한 3년 관찰결과가 발표됐다. 그 동안 단기관찰에 국한돼 왔다는 한계를 지적받아 온 수술치료의 고혈당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이 장기 데이터를 통해 지지를 받음에 따라 당뇨병 완치 가능성을 놓고도 학계와 임상현장의 논쟁이 뜨겁다.

최근 NEJM 2014;370:2002-2013에는 STAMPEDE 연구의 장기 관찰결과가 공식 게재됐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당뇨병 환자들에게 수술과 약물치료를 무작위 적용한 후 3년까지 관찰한 결과, 약물 대비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였던 1년 결과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3년 시점에서 대부분이 인슐린을 포함한 약물치료를 중단한 상태였고, 일부에서는 완전관해도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이 정도면 완치에 한발 더 다가선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STAMPEDE
NEJM 2012;366:1567-1576에 발표된 STAMPEDE 연구는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대사수술과 집중 약물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하고자 했다. 150명의 환자들이 루와이위우회술(50명), 위소매절제술(50명), 집중 약물요법(50명)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12개월 이내에 당화혈색소(A1C) 6.0% 미만 달성 환자의 비율을 1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결과, 루와이위우회술군이 42%(약물치료 대비 P=0.002), 위소매절제술군 37%(P=0.008)로 약물치료군의 12%와 큰 차이를 보였다. 평균 A1C는 루와이위우회술 6.4±0.9%(약물치료 대비 P<0.001), 위소매절제술 6.6±1.0%(P=0.003)로 역시 약물치료 단독군(7.5±1.8%)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체중은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군이 각각 29.4±9.0kg과 25.1±8.5kg씩 감소해 5.4±8.0kg 감소에 그친 약물치료군과 비교해 월등한 차이를 나타냈다(약물치료 대비 P<0.001). 특히 비만대사수술 그룹의 경우 시술 후 혈당·지질·혈압 조절제의 사용이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약물치료 그룹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4명의 환자에게 재수술이 시행됐으며, 사망이나 치명적 합병증은 없었다.

3년 관찰결과
연구를 주도한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의 Philip R. Schauer 교수는 이 환자들(전체 환자의 91%)에 대한 관찰을 3년까지 확대했다. 3년 시점에서 STAMPEDE 연구의 1차 종료점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루와이위우회술군이 38%(P<0.001), 위소매절제술군 24%(P=0.01)로 여전히 약물치료군(5%)과 유의한 차이를 유지했다.

인슐린을 포함한 혈당강하제 사용률은 비만대사수술군이 약물치료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3년 차에 인슐린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약물치료군이 55%였던 반면,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군은 6%와 8%로 거의 대부분의 수술 환자들이 인슐린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됐다. 비만대사수술 그룹은 이외에도 체중감소와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약물치료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고, 주요 수술 합병증은 없었다.

당뇨병 완치 ‘갑론을박’
이러한 결과를 두고 학계와 임상현장에서는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뇨병 수술치료를 집도하고 있는 임상의 중 한 명인 순천향대병원 외과 허경열 교수는 이번 결과를 놓고 “적어도 5년까지는 데이터를 더 봐야겠지만,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당뇨병 완치의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최근에는 복강경을 통한 최소 침습적 비만대사수술이 개발·적용되고 있어 수술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의 임 수 교수는 “3년 데이터가 NEJM에 실렸다는 점에서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축적된 것은 맞지만, 완치의 가능성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당뇨병 재발이나 수술 합병증 등과 관련해 인크레틴 호르몬 기전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데이터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의 김대중 교수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을 고혈당 환자에게 적용시켜 당뇨병 수술이라고 지칭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수술치료는 비만·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과 함께 고혈당의 치료를 목적으로 적용되는 비만대사수술을 의미한다. 비만수술은 말 그대로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감량이 주목적이었다. 그런데 위우회술과 같이 체중과 함께 인크레틴 호르몬, 즉 내분비 대사기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비만 합병증 환자에서 체중감량과는 별도로 혈당개선 효과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전략이 수립되기 시작했다.

단순한 위절제술이나 위밴드술 등의 비만수술에서 루와이위우회술과 같은 비만대사수술, 더 나아가서 당뇨병 치료를 주목적으로 하는 당뇨병 수술치료의 개념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당뇨병 수술치료는 완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개념 자체는 획기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통해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당뇨병의 약물치료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술적 치료의 유효성, 특히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지방세포 관련 당뇨병수술
비만은 인슐린저항성과 이로 인한 당뇨병 발생에 직결돼 있다. 따라서 비만이 직접적인 원인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지방세포의 수를 줄여주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때문에 비만인 당뇨병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양의 경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에 해당하는 비만 또는 고도비만 환자에게 시술하는 비만대사수술이 당뇨병 환자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인크레틴의 기전
비만대사수술 중 하나인 위우회술을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내 호르몬인 인크레틴과 이를 분비하는 소장의 특정 기전 및 역할을 알아야 한다. 인크레틴은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을 조절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체내 당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크레틴이 소장에서 분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크레틴은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을 개선하고 혈당량에 따라 인슐린의 분비를 적절하게 늘려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혈당조절에 있어 인크레틴의 역할은 약물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인크레틴의 기능을 그대로 적용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또는 인크레틴의 활성을 방해하는 DPP-4의 활동을 억제해 호르몬 역할을 증진시키는 DPP-4 억제제 계열의 혈당강하제들이 대표적이다.

인크레틴과 위우회술
소장에는 인크레틴이 체내에 과도하게 증가했을 경우, 이를 조절하는 역할도 함께 준비돼 있다. 항인크레틴시스템이라 불린다. 인슐린저항성과 제2형 당뇨병은 체내의 특정 문제로 인해 인크레틴과 관련한 소장의 두 기능 사이에 균형이 깨졌을 경우가 원인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즉, 항인크레틴 기능이 인크레틴 분비능을 초과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특정 경우에 소장을 포함하는 위장관의 역할을 줄이는 비만대사수술을 통해서도 직접적인 당뇨병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상부소장과 십이지장 부위는 음식의 자극을 받을 경우 혈당저하와 상승작용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반면 하부소장은 오로지 혈당저하 작용에만 관여한다.

위우회술은 위의 일부를 절제한 상태에서 남은 부분을 하부소장과 연결시키는 방법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음식물이 상부소장을 우회하도록 해 직접적인 자극의 기회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슐린저항성 원인 물질의 분비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위우회술의 이점
위우회술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당뇨병 수술로서의 이점을 갖고 있다. 우선 위장의 상당 부분을 절제하기 때문에 음식물의 접촉과 영양분의 흡수를 차단, 체지방량 감소효과를 담보한다. 두 번째로 음식물이 상부소장을 지나치지 않기 때문에 인슐린저항성 물질의 분비를 유도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음식물이 하부소장으로 신속하게 전달돼 인크레틴의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한국인 당뇨병과 위우회술
위우회술이 아시아의 당뇨병 환자들에게 적합한 비만대사수술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서양과 비교되는 유병특성 때문이다. 아시아인의 경우, 서양과 달리 비만이 아닌 마른 체형에서 상당수의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이는 약물치료에 있어서도 전략을 달리해야 하는 이유로 인식되고 있다.

아시아인 당뇨병 환자의 체중분포를 보면, 체질량지수(BMI) 20~27 사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은 1996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비만도를 조사한 결과, 32.4%가 비만에 해당했다. 2006년의 역학조사에서는 비만군의 비율이 46.4%로 증가해 당뇨병의 서구화 경향을 나타냈지만, 여전히 비비만 당뇨병 환자가 절반 이상에 달한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당뇨병 기초통계연구보고서인 ‘Diabetes in Korea 2007’에서는 BMI 25 이상인 당뇨병 환자가 39.5%였다. 이 경우, 체지방(지방세포) 감소만을 목적으로 하는 비만대사수술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힘들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만대사수술 가운데 위우회술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인들은 과거 농경사회 하에서 형성된 채식 위주의 전통적 식습관으로 인해 인슐린분비능이 취약한데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의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췌장 베타세포의 부담으로 인슐린저항성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는 과도기적 특성을 안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의 경우, 체중감소뿐 아니라 인슐린저항성을 직접 타깃으로 삼을 수 있는 위우회술이 아시아 당뇨병 환자에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3가지 대표적 위장관 우회술이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축소위우회술, 루와이위우회술, 십이지장우회술이 이에 해당한다.

비만수술 → 비만대사수술 → 당뇨병 수술에 이르기까지 불과 10여년 사이에 급속한 발전이 이뤄졌다. 초기에는 위와 소장 부위에 깔때기 모양의 비닐을 삽입해 음식물과의 접촉을 막는 방법이 사용됐으나, 소재의 불안정으로 인해 널리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이어 밴드술, 우회술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했고 이제 이 같은 수술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복강경을 이용하는 비침습적 방법으로까지 발전했다.
                                                                                                                                                                   

 

배경·목적
루와이위우회술과 십이지장전환술(biliopancreatic diversion)은 비만 환자에서 당뇨병을 현저히 개선하며, 흔히 관해(remission)를 유도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이러한 비만수술과 약물치료의 효과의 차이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대조군 연구가 요구된다.

방법
60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일센터·비맹검·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30~60대 연령대에서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었다. 당뇨병 이환기간이 최소 5년이었고 기저시점의 당화혈색소(A1C)가 7.0% 이상이었던 이들 환자는 루와이위우회술이나 십이지장전환술 또는 전통적 약물치료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1차 종료점은 2년 시점에서 당뇨병 관해의 비율을 평가했으며, 관해는 비약물치료 상태에서 공복혈당 110mg/dL 미만과 A1C 6.5%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결과
2년 시점에서 당뇨병 관해는 위우회술 그룹에서 75%, 십이지장전환술 그룹에서 95%였던 반면, 약물치료 그룹에서는 0%였다(약물치료 대비 P<0.001). 연령, 성별, 기저시점의 BMI, 당뇨병 이환기간, 체중의 변화 등은 당뇨병 관해와 혈당 개선의 유의한 예지인자가 아니었다.
평균 A1C는 위우회술군과 십이지장전환술이 각각 6.35±1.42%와 4.95±0.49%였던데 비해, 약물치료군은 7.69±0.57%로 역시 큰 차이를 나타냈다.

결론
이탈리아 가톨릭대학의 Geltrude Mingrone 교수는 “중증의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수술의 혈당조절 효과가 약물요법에 비해 우수했다”며 “수술 후 BMI와 체중감소 정도가 고혈당 개선의 예지인자는 아니다”고 밝혔다.

 

배경·목적

비만 환자에서 체중조절은 당뇨병 위험을 줄여준다. 비만수술이 제2형 당뇨병 예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코자 전향적 대조·관찰연구를 진행했다.

방법
비만수술을 받은 환자 1658명과 대조군에 해당하는 1771명의 비만 환자들을 ‘Swedish Obese Subjects (SOS)’ 코호트로 구성해 비교·분석했다. 환자들의 체질량지수(BMI)는 남성이 34, 여성은 38 이상이었으며 모두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였다.
비만수술 환자들은 위밴드술(19%)·수직밴드 위성형술(69%)·위우회로술(12%)을, 대조군 환자들은 일반적인 비만치료를 받았다. 추적·관찰은 15년간 이뤄졌고 당뇨병 발생 빈도를 일차종료점으로 평가했다.

결과
당뇨병 빈도는 비만수술군이 110명(연간 1000명당 6.8명), 대조군이 392명(연간 1000명당 28.4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비만수술군에서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83%나 낮았다(hazard ratio 0.17, P<0.001).
비만수술의 당뇨병 예방효과는 BMI보다는 공복혈당장애(IFG) 여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IFG가 있는 비만수술 환자의 당뇨병 위험이 87%나 감소됐다. 비만수술 후 사망률은 0.2%였으며, 2.8%의 환자들이 합병증으로 인해 90일 이내에 재수술을 받았다.

결론
스웨덴 살그렌스카대학병원의 Lena Carlsson 교수는 “비만 환자에서 비만수술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위험을 현저하게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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