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수가협상 위해..."진짜 어려운 지 알게 될 것"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정하고 투명한 수가협상을 위해 요양기관의 실제 '원가'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마련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건보공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으며,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모든 병·의원의 원가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수년간의 수가협상에서 공급자단체 측은 '경영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해왔지만, 수가 인상을 위한 '원가' 공개는 꺼려왔다. 대형병원이 아닌 일반 병의원에서는 회계시스템, 전산시스템 등이 잘 갖춰지지 않아 이를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

▲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가 수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이유로 공단에서는 "경영의 어려움이 원가 때문인지 아니면 무리한 경쟁, 비효율, 과잉 투자 때문인지 알 수 없다"면서 공급자 측이 주장하는 '높은' 수가 인상률을 반대해 왔다. 즉 적정원가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아 '수가 인상률'에 대한 공급자-보험자 간 다툼이 생긴다는 해석이다.

공단 관계자는 "단순히 어렵다고만 해서 수가를 올려줄 수 없다"며 "병원의 회계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원가를 공개해야만 적정 수가 인상률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원가만 정확하게 파악된다면 SGR모형은 이론적으로 매우 완벽해질 수 있다"며 "굳이 협상이라는 어려운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한 해 동안의 '정확한 원가'를 바탕으로 더/덜 오를지만 예측해 수가인상률을 책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병원협회나 의사협회 측에서 '원가'를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건보공단에서 원가 분석시스템을 지난해부터 개발해왔고 오는 8월 시스템이 나올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개별 요양기관에서 그간의 정리되지 않은 회계자료를 넣으면, 알아서 원가를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하며 "회계자료의 투명화를 통해 수가협상이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