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 3년관찰, 약물 대비 혈당조절 효과↑유지
대부분 인슐린 등 약물치료 중단 성과···신중한 접근 요구도

비만·고혈당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만대사수술(bariatic surgery)의 혈당조절 효과에 대한 3년 관찰결과가 세계 유수의 저널에 발표됐다. 그 동안 단기관찰에 국한돼 왔다는 한계를 지적받아 온 수술치료의 고혈당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이 장기 데이터를 통해 지지를 받음에 따라 당뇨병 완치 가능성을 놓고도 학계와 임상현장의 논의가 뜨겁다.

최근 NEJM 2014;370:2002-2013에는 STAMPEDE 연구의 장기 관찰결과가 공식 게재됐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당뇨병 환자들에게 수술치료와 약물치료를 무작위 적용한 후 3년까지 관찰한 결과, 약물 대비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보였던 1년 결과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당 약물치료를 검증하는 장기 임상연구들도 1~2년에 그친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 결과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3년 시점에서 대부분이 인슐린을 포함한 약물치료를 중단한 상태였고 일부에서는 완전관해도 나타난 것으로 보고돼, 이 정도면 완치에 한발 더 다가선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만수술→비만대사수술→당뇨병수술치료

최근 주목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수술치료는 비만·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과 함께 고혈당의 치료를 목적으로 적용되는 비만대사수술을 의미한다. 비만수술은 말 그대로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감량이 주목적이었다.

그런데 위우회술과 같이 체중과 함께 인크레틴 호르몬, 즉 내분비 대사기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비만 합병증 환자에서 체중감량과는 별도로 혈당개선 효과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전략이 수립되기 시작했다.

단순한 위절제술이나 위밴드술 등의 비만수술에서 루와이위우회술과 같은 비만대사수술, 더 나아가서 당뇨병 치료를 주목적으로 하는 당뇨병 수술치료의 개념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당뇨병 수술치료는 완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개념 자체는 획기적이었다. 하지만 아직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통해 검증받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당뇨병의 약물치료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술적 치료의 유효성, 특히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STAMPEDE 1년 결과

이 산을 처음으로 넘고자 했던 것이 바로 STAMPEDE 연구다. 지난 2012년 1년 결과를 처음 선보인 STAMPEDE 연구(NEJM 2012;366:1567-1576)는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대사수술과 집중 약물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하고자 했다.

연구에서 150명의 환자들이 루와이위우회술(50명), 위소매절제술(50명), 집중 약물요법(50명)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12개월 이내에 당화혈색소(A1C) 6.0% 미만 달성 환자의 비율을 1차 종료점으로 평가한 결과, 루와이위우회술군이 42%(약물치료 대비 P=0.002), 위소매절제술군 37%(P=0.008)로 약물치료군의 12%와 큰 차이를 보였다.

평균 A1C는 루와이위우회술 6.4±0.9%(약물치료 대비 P<0.001), 위소매절제술 6.6±1.0%(P=0.003)로 역시 약물치료 단독군(7.5±1.8%)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체중은 루와이우위회술과 위소매절제술군이 각각 29.4±9.0kg과 25.1±8.5kg씩 감소해 5.4±8.0kg 감소에 그친 약물치료군과 비교해 월등한 차이를 나타냈다(약물치료 대비 P<0.001).

특히 비만대사수술 그룹의 경우 시술 후 혈당·지질·혈압 조절제의 사용이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약물치료 그룹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4명의 환자에게 재수술이 시행됐으며, 사망이나 치명적 합병증은 없었다.

△3년 관찰결과

연구를 주도했던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의 Philip R. Schauer 교수는 이 환자들(전체 환자의 91%)에 대한 관찰을 3년까지 확대해 진행했다. 당뇨병 수술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장기적으로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3년 시점에서 STAMPEDE 연구의 1차 종료점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루와이위우회술군이 38%(P<0.001), 위소매절제술군 24%(P=0.01)로 여전히 약물치료군(5%)과 유의한 차이를 유지했다.

동기간 인슐린을 포함한 혈당강하제 사용률은 비만대사수술군이 약물치료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 특히 3년 차에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약물치료군이 55%였던 반면, 루와이위우회술과 위소매절제술군은 6%와 8%로 거의 대부분의 수술 환자들이 인슐린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됐다.

비만대사수술 그룹은 이외에도 체중감소와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약물치료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고, 주요한 수술 합병증은 없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당뇨병 완치 갑론을박

이러한 결과를 두고 학계와 임상현장에서는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수술치료를 집도하고 있는 임상의 중 한 명인 순천향대병원 외과 허경열 교수는 이번 결과를 놓고 "적어도 5년까지는 데이터를 더 봐야겠지만,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당뇨병 완치의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최근에는 복강경을 통한 최소 침습적 비만대사수술이 개발·적용되고 있어 수술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의 임 수 교수는 "3년 데이터가 NEJM에 실렸다는 점에서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축적된 것은 맞지만, 완치의 가능성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며 "당뇨병 재발이나 수술 합병증 등과 관련해 인크레틴 호르몬 기전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데이터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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