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연관학회 춘계학술회, 증례 중심 집중 논의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 약제 선택은 약물 병용요법을 고민해야 한다. 초치료는 증상 중심으로 약제를 고르지만 증상의 호전을 보이지 않으면 기질적 질환의 재확인이 필수이다."

건양의대 소화기내과 표진실, 허규찬 교수는 지난 20일 성료된 소화기연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그동안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과 치료를 소개했다. 이에 그 내용을 정리했다.

정의부터 논란, 진단 어려워
기능성소화불량증의 정의는 아직 논란이 따르지만 로마기준 Ⅲ는 상부위장관 내시경 등으로 확인된 기질적 질환 없이 식후 충만감, 조기 포만감, 상복부 통증, 속쓰림 중 1개 이상 증상이 진단 6개월전부터 시작돼 3개월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내린다.

요지는 소화성 궤양, 위식도역류질환(GERD), 상부위장관 악성 종양과 같은 기질적 질환이 반드시 배제되야 한다는 것. 또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다양한 발병기전으로 명확한 진단이 어려워 대부분 경험에 근거한 치료를 시도하는 현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여기서 진단에는 3차까지 개정된 로마기준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로마기준 Ⅲ는 2006년 발표돼 질환의 아형구분과 증상 기간을 새로이 추가했다. 증상을 기준으로 명치복통증후군(EPS)과 식후장애증후군(PDS)로 구분하지만 두 증후군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EPS 진단은 최소 주 1회 이상 중등도 이상의 간헐적 통증이나 화끈거림이 명치부위에 국한해 발생하고 배변이나 가스의 배출로도 호전되지 않고 담낭과 오디괄약근 질환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해당된다. PDS는 주 3회 이상 일정 양의 식사 후 불편한 충만감을 느끼거나 조기 포만감에 식사를 끝내지 못하면 진단될 수 있다.

어떤 진단 검사가 우선?
보편적 검사는 일반화학검사와 말초혈액검사가 있고 국내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상부위장관 내시경을 초기 검사법으로 선호하고 있다.

마국 소화기학회 가이드라인은 소화불량증 경고증상이 있거나 55세 초과인 경우 즉시 위내시경을 권고하고 55세 이하는  H. pylori 제균 치료 또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 투여 무반응군이나 재발 환자에 추천하고 있다.

국내는 젊은 연령대에서도 위암 유병률이 높아 조기 내시경을 권장하는 기준이 40세 혹은 45세로 서구 지역 보다 낮지만 모든 소화불량증 환자에 내시경 실시는 불필요하다. 이에 문진의 역할이 중요한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복용, 고령, 경고증상이  있는 경우는 내시경적 확인이 요구된다,

더불어 조기 내시경이 환자 만족도 증가와 진단의 확신을 높여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줄일 수 있다는 국내 보고가 있지만 경고증상이 없는 젊은 환자에 시행 연령기준은 앞으로 연구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음식과 직접 관련?
음식 및 생활습관의 교정과 증상 호전 사이에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 가능성은 소화불량증 환자가 특정 음식, 특히 커피나 매운 음식, 고지방식을 섭취할 경우 증상 악화를 경험한다.

일례로 커피는 직접 위를 자극하지 않지만 경구 혹은 정주시 주입되는 카페인의 양에 따라 위산분비가 증가한다. 더욱이 하부식도 괄약근압을 감소시켜 역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상 악화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미약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치료는 어떻게?
산분비억제제는 실제 연구에서 통증을 주증상으로 하는 소화불량증 환자에 PPI가 효과적이었다. 위궤양 치료에 보조제로 사용되는 제산제 경우 위약 대비 증상 호전에는 우월하지 않다고 보고했다.

십이지장 내부 산 노출이 증가된 경우와 GERD가 동반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PPI 또는 히스타민수용체 길항제 같은 위산분비억제제가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특히 두 약제의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차이는 없었지만 국내 보험적용 여부를 고려하면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가 초치료에 추천될 수 있다고 표 교수는 언급했다.

또 PPI는 역류증상이 있거나 속쓰림, 흉부작열감에 효과가 좋지만 운동장애성 증상을 보이는 오심, 복부팽만감에는 효과가 적어 보통 산분비억제제는 EPS 환자에 국한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항우울제 치료의 경우 삼환계 항우울제(TCA)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대표적인데 TCA 는 2차 아민(노르트립틸린, 데시프라민)이 3차 아민(아미트립틸린, 이미프라민)보다 부작용이 적어 우선 권고된다. SSRI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 연구 자료가 전무 하지만 파록세틴이 정상인에 위 근위부 식후 이완을 증가시켰다는 연구가 있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허 교수는 부연했다.

끝으로 헬리코박터 제균치료의 효과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국내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헬리코박터 양성률이 50~65% 수준이라는데 주목했다. 때문에 광범위한 제균치료는 항생제 내성 증가와 비용-효과 측면을 고민해 봐야 한다.

더욱이 국내는 이러한 경우 제균치료를 보험에서 인정하지 않아 임상 적용에 고려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표 교수는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