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국내외 가이드라인 망라해 마련

▲ 국내 최초 기침 진료지침(안).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지난 4월 11일 공청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기침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침 진료지침이 곧 나올 전망이다.

그간 해외에서는 기침의 진단 및 치료적 접근을 표준화하기 위한 임상진료지침이 나온바 있지만 국내에서 '기침 진료지침'의 이름을 걸고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침의 진단과 치료방법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던 많은 임상의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진료지침은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산하 기침진료지침위원회(위원장 김휘정, 원광대 산본병원)가 앞장서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3 28일부터 준비한 이후 1년만에 결실을 얻게 됐다. 지난 4 10일 변산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첫 공청회를 열었으며, 곧 확정·배포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번 지침을 위해 미국흉부학회(ACCP), 영국흉부학회(BTS), 유럽호흡기학회(ERS)를 비롯해 독일, 호주, 일본, 중국 등에서 발표된 지침들을 검토했다. 여기에 2013년까지 나온 국내외 3개 검색원(Medline, Embase, Cochrane Library)과 국내 검색원(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지, 대한내과학회지, Koreamed, 대한천식및알레르기학회지)에 등재된 연구를 반영했다. 따라서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총망라한 가장 최신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218 9개 단원 구성

지침은 머리말과 부록을 포함 총 218페이지로 구성돼 있다. 핵심 내용은 기침의 정의(정의 및 역학), 분류, 급성기침·아급성기침, 만성기침의 진단, 상기도증후군, 위식도역류질환, 기침형천식·후산구성기관지염, 만성기침의 기타원인, 치료제(진해제와 거담제) 등 모두 9개 단원으로 나뉘어 있다. 방대한 분량이지만 참고문헌 자료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50페이지 분량이다.

전반적인 진료지침의 특징을 보면 기침의 정의와 분류 그리고 진단의 알고리듬을 보다 명쾌하게 풀어놨다.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기침의 분류를 크게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기침, 아급성기침, 만성기침으로 나눴다. 지속기간이 3주 미만이면 급성, 3~8주면 아급성, 8주 이상이면 만성으로 정의해 임상에서의 1차적 진단을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했다.

급성기침, 병력 있으면 흉부 CT 권고

기침 분류에 따라 진단적 접근법도 알기쉽게 제시했다. 급성기침은 주로 상기도감염 및 급성기관지염이 주 원인인데 특별한 병력이나 신체 검진상 이상이 없으면 대증요법으로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폐질환이 있다거나 호흡곤란,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하고 있다면 흉부 및 부비동 X선 검사를 하고 정상이라면 추가로 객혈과 일측성 천명음 및 협착음 유무를 확인하고 이에 해당된다면 흉부 CT 및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하도록 했다. 이 경우 대증요법에서 실패한 경우도 해당된다.

치료는 대증요법이 일차적 치료라고 강조하면서도, 상기도감염으로 인한 급성기침의 경우 슈도에페드린과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포함한 복합제를 권고했다. 또 급성기관지염으로 인한 급성기침의 경우 베타2작용제는 권고하지 않았으며 항생제는 또한 화농성객담 환자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흔히 쓰이고 있는 거담제도 효과 부족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아급성 기침, 흉부 X선 검사

아급성기침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후 기침이 주요 원인이며 또한 세균감염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적시했다. 급성기침과 달리 환자가 내원하면 흉부X선 검사를 하도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 감염 후 기침 가능성을 염두에 둬 대증요법 또는 만성기침에 준한 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치료의 경우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므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며, 비호전시에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코데인이나 덱스트로메솔판 등의 진해제를 투여하라고 권고했다.

만성기침, 단계별 검사로 원인 찾아야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은 그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환자의 병력청취를 기반으로 하나하나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진단 알고리듬도 다소 복잡하게 짜여져 있다.

우선 환자가 8주 이상의 기침을 동반해 내원했다면 흡연 또는 약물(ACEI 제제 복용 여부)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금연 및 약제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ACEI 제제의 경우 부작용으로 마른 기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흡연과 약제가 원인이 아니라면 흉부 X선검사를 시행하고 이상이 없으면 후비루 또는 비염증상부비동 X선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으면 폐기능 검사, 히스타민, 메타콜린, 만니톨 등을 이용한 기관지 유발검사, 유도객담검사를 통해 기침형 천식 또는 호산구성 기관지염이 있는지 검사토록 했다.

이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으면 위식도 역류에 의한 기침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따른 검사와 24시간 식도산검사를 고려하도록 했고, 최종적으로는 흉부 CT, 기관지내시경, 부비동 CT 등 다면적 검사를 이용해 원인을 찾도록 했다.

기침진료지침위원회 김휘정 위원장(원광의대 호흡기내과) "국내 기침 환자들의 진료에 있어서 표준화된 진단 및 치료적 접근을 제시함으로써, 임상의 및 환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부족한 부분은 9월경 한 차례 보완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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