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기침진료지침안 선보여

‘콜록콜록’ 지속기간 따라 치료 달라져
- 2주 이상 계속되면 결핵·흡연·환경 요인 살피고
- 3주 넘어가면 감염후증후군·비염·천식 의심해 봐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기침진료지침()을 통해 기침의 원인이 폭넓은 호흡기 질환이고, 호흡기 감염이 전파되는 주요한 기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단순히 감기로 인한 기침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진료지침에서는 조기에 기침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의학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 사회경제학적으로도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침의 정의부터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정의 부분에서는 기침을 치료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진료지침에서는 기침이 기도의 과도한 객담과 이물질 제거를 촉진하는 주요한 방어기전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정도가 심하고 지속될 경우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흉통, 두통, 요실금, 늑골골절, 실신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료지침에서는 우선 기침을 지속시기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구분하고 있다. 급성기침은 3주 미만으로 바이러스, 세균에 의한 상기도감염, 급성기관지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아급성기침은  3~8주간 지속되고 감염후기침,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백일해 등이 가장 큰 원인이다. 만성기침은 8주 이상으로 기도기침증후군, 기침형천식, 위식도역류질환(GERD),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대기오염, 흡연 등 장기간 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천식, GERD 등은 아급성기에도 전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병력청취를 통해 기침의 기간, 발생 시점, 빈도, 특성, 악화 및 완화인자, 자세에 따른 변화, 동반증상 등을 평가하고, 객담이 동반됐을 경우 객담의 색, 냄새, 점도 등도 함께 확인하도록 했다. 또 객혈, 아토피·비염·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 흡연력,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력, 소화기계 질환 병력, 심부전, 약물 복용력 등도 함께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급성기침

급성기침의 주요한 원인은 상기도감염, 급성기관지염이지만, 폐렴, 만성기도질환, 간질성폐질환의 급성악화, 심부전, 결핵, 기관지내 신생물, 이물질 흡인, 또는 기관지확장증, 상기도기침증후군, 천식, COPD 등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반드시 이들 질환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특히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흉부 X-ray를 통해 결핵 여부를 파악하고, 중증 질환의 증상발현이 비특이적인 노인환자에도 기침 지속기간에 상관없이 X-ray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 운동 후, 야간에 악화될 경우에는 기침형천식이나 심부전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고, 객혈이 있으면 결핵, 기관지확장증, 폐암도 고려할 수 있다.

상기도감염의 치료는 증상완화를 위한 대증치료를 1차로 시행하고, 진정작용이 있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서방형 슈도에페드린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2세대 이상의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진정작용이 없어 효과가 거의 없었다. 라이노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경우에는 나프록센도 고려할 수 있다.

급성기관지염도 대증치료를 1차로 시행한다. 코데인이나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은 만성 기관지염에만 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기간 투여만 고려한다. 단 초기 1주 동안에는 세균성 비부동염 감별을 위한 부비동 X-ray 검사는 필수적이지 않고,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인 만큼 항생제 사용은 필수적이지 않다.

한편 베타-2 작용제는 기침의 발생빈도, 야간기침 감소에 효과는 있지만, 동반되는 객담의 발생 및 지속기간에는 효과가 없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기침에 천명음이 동반되는 일부 환자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한했다.

아급성기침

아급성기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염후기침으로, 보통 상기도감염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기도염증 및 기도과민증, 객담분비의 증가, 점액 섬모기능 장애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또 마이코플라스마, 클라미디아, 백일해(B. pertussis) 등 세균 감염도 감별해야 한다. 특히 뚜렷한 원인 없이 2주 이상의 발작적 기침, 기침 후 구토, 흡기 시 기침이 있을 경우 백일해로 볼 수 있다.

감염후기침은 세균성 비부동염, 백일해 감염 초기를 제외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일 경우 자연적으로 호전되므로 항생제 치료는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소규모 연구에서는 이프라트로피움 흡입치료가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고, 이로써 효과가 없을 경우 흡입스테로이드제제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코데인, 텍스트로메토르판 등 진해제를 투여하고, 백일해 감염의 경우에는 마크로라이드가 효과적이다.

기도염증 및 동반된 기도과민증, 객담분비 증가, 점액 섬모기능 장애, 후비루, 기침으로 인한 GERD의 악화 관리 역시 주요한 전략이다.

만성기침

8주 이상 지속된 만성기침의 경우 원인은 만성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세기관지염, 폐암, 흡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습관성 및 심인성 기침, 간질성폐질환, 환경 및 직업적 요인, 결핵 및 기타감염, 폐쇄수면무호흡증, 복막투석, 면역저하 등 다양한 원인이 고려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의 감별이 중요하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흡연력, 동반증상, 약물력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상기도기침증후군, 기침형천식, GERD 등 장기간 기침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들을 병력청취 과정에서 평가할 것을 당부했다.

흡연은 만성기관지염과 객담을 유발시킨다. 다량의 객담이 있을 경우 만성기관지염 혹은 기관지확장증에서 흔하고, 발열이 동반되면 폐렴, 결핵 등 감염성 질환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ACEI에 대해서는 별도로 반드시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약물을 끊으면 호전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사라지는 데 수개월이 걸리거나 호전 후 약하게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이후 검사에서는 흉부 X-ray 검사를 우선순위에 뒀다. 흉부 X-ray 검사를 통해 폐렴, 기관지확장증, 호산구성 폐렴, 간질성폐질환, 폐종양 등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흉부 X-ray에서 이상소견이 나타나면 추가로 흉부 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히스타민, 메타콜린, 만니톨 등을 이용한 기관지유발검사는 기침형천식 감별을 위해, 24시간 식도산검사는 GERD 감별에, 유도객담 검사는 호산구성기관지염 진단을 위해 활용한다.

 

기침유발 원인 따져 전략 세워야

진료지침에서는 진단에만 그치지 않고 기침유발 원인별 치료전략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상기도기침증후군 환자에게는 경구 항히스타민제(근거수준 매우 낮음, 권고수준 강함)와 비강분무 스테로이드제(매우 낮음, 약함)를 권고했고, 비충혈제거제 단독사용, 비강분무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사용은 금지했다.

GERD 기인 기침환자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치료로 기침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명시했고(낮음, 약함), 기침형천식 환자에게는 항류코트리엔제(낮음, 약함), 흡입스테로이드제(전문가의견, 강함) 투여를, 호산구성기관지염에는 흡입스테로이드제만 권고했다(전문가의견, 강함).

특히 만성기침의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단원으로 정리했다. 만성기관지염은 금연과 함께 거담제 사용을, 기관지확장증 환자에게는 부작용을 고려한 항생제 치료, 세기관지염에서는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 ACEI로 인한 기침환자에게는 ACEI 복용 중단을 권고했다.

 
감기부터 폐암까지초기 정확한 진단 치료 필요

- 호흡기질환 환자에 가장 많은 증상임상 적용 쉽게 구성

  △김휘정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기침진료지침위원회 위원장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기침진료지침()의 머리말을 통해 "심한 기침은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 임상적으로 다양한 원인질환의 1차적인 발현증상이며 호흡기 감염을 전파시키는 주요한 기전이다"라며 이번 진료지침 발표의 배경에 대해 밝히고 있다.

폭넓은 범위에서 증상이 발생하지만, 임상 진료에 있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기침진료지침위원회 위원장인 원광의대 김휘정 교수(원광의대산본병원 호흡기내과)로부터 이번 진료지침의 배경과 특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임상현장 진료지침 절실

김 교수는 기침진료지침의 특징을 언급하기 전 진료지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침은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서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원인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침이 환자들의 일상생활, 사회경제적 활동에 악영항을 주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 악화, 의료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이에 "기침이 감기부터 폐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정확한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진료지침이 필요했다"고 정리했다. 또 기침 관리전략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컨센서스가 마련된 가운데 국내 지침이 없다는 점도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기침진료지침을 마련하게 된 배경이다.

국내외 연구 종합해 근거 충실

김 교수는 이번 진료지침의 첫 번째 강점으로 근거에 충실했다는 점을 꼽았다. 기침 및 각 원인질환들에 관련된 국내 연구의 수는 적었지만 "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고려의대 김재형 교수를 필두로 위원들이 미국흉부내과학회(ACCP), 유럽호흡기학회(ERS), 영국흉부학회(BTS) 등 가이드라인에 대한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그간 발표된 가능한 많은 국내외 연구들을 검토했다"며 근거기반 진료지침이라는 점을 자신했다.

이와 함께 세부적인 알고리듬을 구성해 임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급성기(3주 이내아급성기(3~8만성(8주 이상) 기침에 대해 별도의 알고리듬을 제시했고, 알고리듬에서 권고하고 있는 평가의 순서는 질환의 발생 빈도 및 중요성을 고려해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침의 정도를 시기로 구분하는 방법은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적용하고 있는 기준으로, "치료 후 일반적으로 호전이 보이는 기간으로 나눴고, 이에 대해서는 많은 근거들이 축적돼 있다"고 부연했다.

진단, 병력청취부터 시작

진료지침에서는 시기별로 각각 알고리듬을 제시하고 있지만, 김 교수는 시기에 상관없이 환자들의 병력청취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흡연,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복용 여부, 위식도역류질환(GERD) 여부, 환경·직업적 노출 등의 원인은 병력 청취로도 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흉부 X-ray 검사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폐섬유화증이 있었지만, 몇 달간 감기로 처방받은 환자도 있었다", 흉부 X-ray를 통해 폐섬유화증, 결핵 등을 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각 시기별 주요하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2주 이상 기침증상이 나타날 때는 결핵, 흡연, 환경·직업적 노출, ACEI 복용 여부를, 3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감염후증후군, 비염,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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