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강도 스타틴 적용 범위 확대에 기대

저강도 스타틴 + 담즙산수지 · 중강도 스타틴 + 에제티미브
중강도·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보다 LDL-C 추가 감소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고위험군에서 저강도 스타틴과 담즙산 수지, 에제티미브 등 비스타틴계 약물 병용 전략이 중강도 스타틴 요법보다 위험도를 낮추는 데 임상적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주요 저자인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Kimberly Gudzune 교수는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월 1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저강도 스타틴과 담즙산 수지를 병용 시 ASCVD에서 고강도 스타틴 치료와 비슷한 수준의 ASCVD 위험도 감소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저강도 스타틴 요법 대상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2013년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 성인의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을 보충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논문 36개를 메타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스타틴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의 효과를 비교했고 그 결과 저강도 스타틴과 담즙산 수지를 병용했더니 중강도 스타틴 단독요법보다 LDL콜레스테롤(LDL-C)을 0~14% 더 감소시켰다. 또한 중강도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병용했을 경우 고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했을때 ASCVD 위험도와 당뇨병 환자의 LDL-C이 각각 5~15%, 3~21% 더 낮아졌다.

특히 연구팀은 "비스타틴계 약물 중에 하나인 담즙산 수지를 저강도 스타틴에 병용하는 전략은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사용해도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했거나, 이미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Gudzune 교수는 "다만 ASCVD 위험도를 줄이는 데 저강도 스타틴 용량을 어느 정도 써야하는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피브레이트, 나이아신, 오메가-3 지방산은 저강도 스타틴과 병용해도 효과가 없었다"고 부연설명했다.

 고위험군 환자 치료 옵션 다양성 부족

이번 연구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AHA·ACC 지질 가이드라인은 10년이라는 긴 기다림의 체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가이드라인은 2011년까지 나왔던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RCT)들을 기반으로 ASCVD 위험감소를 타깃으로 LDL-C 감소를 위한 권고안으로 구성됐고, 타깃 LDL-C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

더불어 스타틴을 제외한 비스타틴계 약물은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주요하게 권고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은 "RCT 결과가 부족하고 연구에서도 ASCVD 위험감소에 대한 추가혜택을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스타틴계 약물 사용을 권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약물을 병용 시 ASCVD 위험도를 감소시킨다는 근거가 나온다면 약물의 적용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며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성명서를 통해 권고안을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위원회는 스타틴과 관련해 "모든 ASCVD 고위험군 관리를 스타틴 단독요법만으로 할 수는 없다"며 "당뇨병, 관상동맥심질환 등 위험요소를 지닌 고위험군 환자 중 상당수가 LDL-C 감소 및 기타 지질 수치 개선을 위해 스타틴 외 추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NICE 스타틴 사용범위 확대

영국의 보건비용 평가기관인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도 최근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의 새 개정안을 발표했다. 특히 기존의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스타틴 투여 대상을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는 점이 특징이다. NICE는 새 개정안과 함께 환자에게 새로운 스타틴을 적극 권장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존 NICE 가이드라인은 10년 내 심혈관질환(CVD) 발생 위험도가 20% 이상인 환자에게만 스타틴 사용을 권장했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10년 CVD 위험이 10% 이상인 환자에게까지 스타틴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약물요법에 있어서도 아토르바스타틴을 CVD 1·2차 예방약물로 권고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비스타틴계 약물 사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NICE는 피브레이트, 담즙산 수지, 오메가-3 지방산, 나이아신, 식물성 스테롤 성분이 함유된 약물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또 고강도 스타틴 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는 치료 효과를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코엔자임 Q10과 비타민 D 복용도 금했다.

새로이 개정된 가이드라인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저강도 스타틴과 비스타틴계 약물 병용에 대한 효과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책임연구자인 Gudzune 교수는 "메타분석에서 비스타틴계 약물에 대한 효과를 확인했지만, ASCVD 예방 혜택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임상시험에 참가한 대부분이 스타틴에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로 구성돼 있었다. 또한 짧은 기간 동안 이뤄진 연구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와 그에 따른 부작용을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도 "의료전문가들이 임상에서 이 연구결과을 적용할 경우에는 이에 따른 주의사항과 부작용은 물론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