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에이즈학회 최준용 연수이사

▲ 대한에이즈학회 최준용
이번에 나온 HIV·AIDS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임상진료지침은 최근까지 임상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치료약제에서 큰 변화가 있다. 좀 더 자세한 개정 배경과 내용을 들어보기 위해 가이드라인 진료지침위원으로 참여한 대한에이즈학회 최준용 연수이사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내과학교실 교수)를 만나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 진단검사에서 왜 골다공증을 추가한 것인가?

검사가 추가된 배경은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에 새로운 약제가 추가됐는데 이 약물에 대한 골다공증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되자 선별검사를 통해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CD4+ T세포수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면서도 권고강도 및 근고수준은 달리했다.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예전에는 CD4+ T세포수가 많고 증상이 없는 환자는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면서 치료 시작 시점을 결정하도록 했었는데, 조기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CD4+ T세포수에 상관 없이 모든 환자에게 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게 됐다. 조기에 치료했을 때 환자 본인의 예후가 좋다는 장점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위험도 낮출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또한 약제 복용이 간편해지고 안전성도 개선돼 치료의 위험이 낮아진 것도 조기치료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그런데, CD4+T세포수에 따라 코호트 연구 결과만 있는 경우, RCT가 있는 경우를 나누어서 근거 수준을 달리했다. 세부적으로 권고수준은 세포가 350개/uL 미만은 A-I, 350~500개/uL는 A-II, 500개/uL 초과는 B-III이다.

-NRTI 계열 약제로 tenofovir/emtricitabine이 추가된 배경은 뭔가?

Zidovudine·lamivudine과 비교연구를 통해 더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ACTG 5202 연구에 따르면, 치료시작 당시 RNA 가 10만 copies/mL 이상인 환자군에서 tenofovir/emtricitabine군이 대조군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tenofovir/emtricitabine은 식사와 상관없이 하루 1번 복용하는 약물로 복합제가 이미 국내에 출시되고 있다. 특히 이 약물은 HBV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HIV와 HBV 모두 감염된 환자에서 특히 유용하다는 장점도 있다.

-Zidovudine·lamivudine NRTI 2차 약제로 밀렸는데 이약이 필요한 대상은 누구인가?

Zidovudine·lamivudine도 좋은 약제이고, 기존에 문제 없이 이 약을 잘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기존 약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Zidovudine은 수직 감염 예방을 위해 임산부 및 신생아에게 많이 투여된 약물로, 상대적으로 많은 임상적 경험이 축적돼 있다.

-INSTI 계열 Raltegravir 등급 상승 배경은 무엇인가?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raltegravir와 efavirenz를 비교한 2개의 연구(두 연구 모두 tenofovir·emtricitabine을 사용)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두 연구에서 효과는 두 약제가 비슷했고, 부작용면에서는 raltegravir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이로 인해 권고수준이 B였다. 그러나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raltegravir와 efavirenz를 5년간 비교한 STARTMRK가 반영됐다. 연구 결과  raltegravir과 항바이러스 효과 및 부작용 면에서 efavirenz 보다 우수했으며, 부작용도 적었다.

-NNRTI에서 nevirapine이 빠진 배경과 추가된 rilpivirine은 어떤 약인가?

Nevirapine이 빠진 배경은 효과가 특별하게 좋지 않으면서, 피부 발진, 간독성, 과민반응 등의 부작용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용법도 처음 14일간은 1일 1회, 이후 1일 2회로 복잡해 낮은 복약순응도가 교체 배경이다. 또 Rilpivirine 효과를 검증한 대규모 무작위 비교 임상 연구로는 ECHO 연구와 THRIVE 연구가 있다. 두 연구는 모두 tenofovir/emtricitabine을 NRTI로 했을 때 rilpivirine과 efavirenz의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이들 연구에서 HIV RNA > 10만copies/mL이거나, 혈중 CD4+ T 세포수가 200개/μL 미만인 경우에 rilpivirine이포함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는 환자는 efavirenz가 포함된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보다 치료 실패율이 높았다. 중추신경계 부작용, 이상지질혈증 등의 부작용 면은 efavirenz에 비해 rilpivirine이 우수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1차약물인 efavirenz보다는 효과가 우수하지 않지만 바이러스 농도가 낮고 CD4+ T 세포수가 높은 경우 문제 없이 부작용이 덜한 rilpivirine을 사용할 수 있다.

-HIV·HBV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tenofovir·emtricitabine이 추가됐다.

Emtricitabine, lamivudine, tenofovir는 HIV와 HBV 모두에 치료효과가 있으므로, HBV나 HIV중 한가지만 치료가 필요한 경우 TDF + FTC나 TDF + 3TC조합을 포함한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조합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양쪽 바이러스의 내성 출현을 막기 위해서는 두가지 약을 병합해야 한다.

-앞으로 더 추가될 내용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번 진료지침의 근거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행된 연구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향후 한국 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들에 대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국내 임상 자료의 축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HIV 환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비감염성 질환들에 대한 치료 지침도 개발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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