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4+ T 세포수 상관없이 조기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강조

▲ 에이즈바이러스
'국내 HIV·AIDS 진단 및 치료에 관한 임상진료지침'이 지난해 새로 발표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대한에이즈학회 HIV·AIDS 진단 및 치료 임상진료지침위원회가 개발·배포한 것으로 2013년 8월에 완성했고, 가이드라인 요약판을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화학요법학회가 발간하는 저널인 IC(Infection & Chemotherapy) 45호(2013년 12월)에 게재하면서 사실상 올해부터 확산·적용되고 있다.

이전 개정판은 2011년 2월에 나온 게 마지막이다. 학회는 이번 진료 지침 작성을 위해 미국 DHHS panel(2013), European AISS Clinical Society(EACS 2013), IAS-USA panel(2008), Italian Society for Infection and Tropical Diseases(2009) 등의 지침을 검토했고, PubMed 검색엔진을 사용해 1995년부터 2012년 10월까지 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출판된 문헌들을 검색, 적용했다고 밝혔다.

약 30개월 만에 나온 만큼 바뀌거나 추가된 부분이 많다. 진단 및 치료, 동반질환자의 관리 등 12가지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2011년 개정판과 비교해 어떤 내용이 바뀌었는지 새롭게 변경된 항목을 중심으로 분석해봤다.

1, 초기 방문시 골밀도검사 검사 추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HIV 감염인들이 초기 방문했을 때 시행해야하는 '실험실(LAB) 검사와 영상학적 검사' 항목에 골밀도 검사(BMI)를 추가한 점이다. 따라서 50세 이상의 남성, 또는 폐경기 여성에서는 골밀도 검사 시행을 고려해야한다(B-III).

2, CD4+ T 세포수에 상관없이 초치료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 시작 시기도 일부 변경됐다. 이전까지 CD4+ T 세포수가 500개/uL 초과인 환자들은 초치료로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권고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가이드라인에는 CD4+ T 세포수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로 치료해야 한다고 문항을 바꿨다. 다만 권고 강도 및 근거수준은 세포수에 따라 다르다.

3, NRTI 계열 약제로 tenofovir·emtricitabine 또는 abacavir·lamivudine 권고
치료약제에 대한 부분도 변화됐다. 우선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의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은 2제의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에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I),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NRTI) 또는 통합효소 억제제(InSTI) 중 한가지를 추가해 총 3제 약제로 병용투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중 NRTI요법에 tenofovir·emtricitabine이 추가됐다. 가이드라인은 NRTI 요법에 tenofovir·emtricitabine 또는 abacavir·lamivudine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명시했다(A-1).

4, NRTI 계열 Zidovudine·lamivudine 2차로 밀려
새 가이드라인은 초치료 약제로서 tenofovir·emtricitabine 또는 abacavir·lamivudine 사용이 곤란한 경우  Zidovudine·lamivudine 또는 didanosine·lamivudine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전 가이드라인에는 NRTI로 abacavir·lamivudine 또는 Zidovudine·lamivudine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 didanosine·lamivudine을 쓸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5, INSTI 계열 Raltegravir 등급 상승
통합효소 억제제인 raltegravir의 권고수준이 상향됐다. 이전에는 B-1이었으나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A-1으로 바뀌었다. 보다 강력해진 것이다.

6, NNRTI 계열 Nevirapine 약물서 제외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NRTI) 계열에서는 Nevirapine이 권고대상에 아예 삭제됐다. 지금까지는 NNRTI 선택시 efavirenz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A-1), 차선책으로 nevirapine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B-1), 새가이드라인에서는 차선책으로 기존 것을 빼고 rilpivirine을 넣었다.

7, NNTRI 약제에 Rilpivirine 추가
반면 새로 들어간 rilpivirine은 1세대 NNRTI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되는 장점을 지녔다. 가장 흔히 발견되는 NNRTI 내성 돌연변이닌 K103N이 있어도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rifabutin·rifampin·rifapentine과 같은 항결핵제 및 proton pump inhibitors와 같이 사용이 곤란하다는 점 등은 단점이다.

8, HBV·HCV 동반 HIV 환자에서의 선별검사와 예방 항목 추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HIV 감염자에서 HBV 또는 HCV 감염 여부 선별 검사 방법과 바이러스 간염 예방에 대한 항목이 추가됐다. 이는 이전 가이드라인에 없는 내용으로 별도의 항목으로 명확히했다. 공통사항은 HBV 또는 HCV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선별검사를 권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A-III). 이중 HBV 검사로는 A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검사를 하고 항체가 없는 경우 각각 A형 또는 B형 간염 접종을 권고했다(A-III). 아울러 접종후 한달 후 항체검사를 통해 미형성됐을 경우 재접종을 권고했다(B-III). HIV 감염자에서 HCV에 대한 감염여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항체 검사후 양성이면 HCV-RNA 정량검사를, 음성이면 매년 재검사를 하도록 권고하는게 주 내용이다.

9, HBV·HCV 동반 HIV 환자의 치료전 평가
HBV·HCV 동반 HIV 환자의 치료전 평가도 새로운 항목이다. HBsAg 양성인 HIV 감염자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전 HBV DNA의 정량검사를 시행하고(A-III), HIV·HBV 동시감염자에서는 치료전 HBV 질환의 중등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만성 HBV가 진단된 경우 간기능 검사인 CBC, ALT, albumin 등을 측정하고 매 6개월 마다 재측정할 것을 권고했다(A-I). 마찬가지로 HIV/HCV 동시감염환자도 HCV 유전형 검사와 IL28B 유전형 검사 그리고 간질환의 중증도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A-II).

10, HIV·HBV 동시감염 치료, tenofovir·emtricitabine 권고
HIV·HBV 동시감염의 경우 Tenofovir·Emtricitabine나 Tenofovir + Lamivudine 조합을 포함한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조합을 사용하도록 했다(A-Ⅰ). Tenofovir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대체요법으로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과 entecavir를 사용할 수 있으며(B-1), 다른 약제 조합으로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과 함께 peginterferon-α의 단독요법하거나 telbivudine을 병용 투여 할 수 있다(B-Ⅱ). Entecavir의 경우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토록 했다(A-Ⅱ).

11, HIV·HCV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
HIV·HCV 동시 감염 환자에서 PegIFN·ribavirin 48주 치료가 권장된다(A-I). 단, HCV 유전자 2, 3형에 의한 감염의 경우 치료 4주 후 혈중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 특히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에서 24주 치료를 할 수 있다(C-Ⅲ). Ribavirin을 사용이 불가능 한 경우 PegIFN 단독치료를 할 수 있다(B-Ⅱ). 임신부의 경우 PegIFN·ribavirin치료는 금기이다(A-Ⅱ).

12, HBV·HCV동반 HIV 환자의 치료 반응 평가 추가
HBV·HIV의 경우 HBV DNA를 12주 간격으로 측정하고, HBeAg 양성 환자의 경우 HBeAg 6개월 간격으로 재측정한다. 또 HCV·HIV의 경우는 치료전, 치료중, 치료후 각각 평가하도록 했는데 치료시작 4주, 12주, 24주 후 시점에서 HCV RNA변화를 측정하고, 치료종료시는 24주나 48주 시점에서 혈중 바이러스 농도를 측정하면 된다. 또 치료종료후에는 종료시점부터 24주후에 재발 여부를 평가한다.

대한에이즈학회 최준용 연수이사(연대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는 "이번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발표된 미국가이드라인을 참조했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CD4 T 세포수에 상관없이 조기 환자는 무조건 항레트로 바이러스 치료를 권고한다는게 가장 큰 차이이며, 또한 감염 동반질환 환자의 치료법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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