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수그렐, SWAP-2 연구서 비열등 종료점 달성 실패

▲ 한국릴리-에피언트
차세대 항혈소판제로 평가받고 있는 프라수그렐이 잇따른 연구 실패에 이어 이번에는 경쟁 약물인 티카그렐러와의 비교에서 밀리면서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심장학회 저널인 JACC(2014년 1월 8일자 온란인판)에는 안정형 관상동맥질환(CAD) 환자에서 프라수그렐 스위칭 전략을 검증한 SWAP-2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티카그렐러의 우세에 프라수그렐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이번 연구는 프라수그렐의 TRILOGY-ACS, ACCOAST 등 연이은 실패의 만회를 기대해 볼 수 있었던 4상임상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따라서 프라수그렐의 혜택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으로 디자인됐고, 연구의 성공에 초점을 맞춰 비열등성으로 종료점을 설정했지만 안타깝게도 티카그렐러의 유지요법 대체제로서의 가능성은 찾지 못했다.

■ SWAP-2 연구 : 티카그렐러에서 프라수그렐 스위칭 효과 검증

SWAP-2 연구는 모두 티카그렐러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티카그렐러 180mg 부하용량에 이어 90mg 1일 2회 유지용량 치료를 받는 런-인 피리어드(run-in period)를 거쳐, 프라수그렐 60mg 부하용량에 10mg 1일 1회 유지용량을 투여하는 그룹(LD+MD), 프라수그렐 10mg 1일 1회 유지용량 그룹(MD), 그대로 티카그렐러 90mg(티카그렐러군)을 복용하는 그룹 등 3그룹으로 배정했다.

1차 종료점은 7일후 각군의 PRU(잔여혈소판활성도)값의 변화를 비교평가해, 프라수그렐 전환군의 혈소판 반응이 티카그렐러 지속군과 비교해 비열등(non-inferiority)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2차 종료점은 2, 4, 24, 48시간과 7일 시점에서의 PRI(혈소판반응지수) 변화 및 2, 4, 24, 48시간에서의 PRU 변화였다. 그외 HPR(고혈소판반응도: PRU 208 이상 또는 230 이상으로 정의)도 평가했다.

티카그렐러 치료 환자들을 다양한 프라수그렐 전략으로 스위칭한 결과, 티카그렐러 치료를 계속 유지한 그룹에서 항혈소판 효과가 더 좋았다.

7일후 PRU는 프라수그렐 LD+MD군에서 98.7±61.15(기저치 274.5)였으며, 단순히 프라수그렐 유지용량으로만 스위칭했을 경우(MD군)에도 92.7±45.45(기저치 272.1)으로 큰차이가 없었다. 프라수그렐 통합군에서는 95.6±54.12였다. 반면 티카그렐러군에서는 47.9±47.59(기저치 260)로 큰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프라수그렐 두 군 대비 통계적으로 앞섰다(각각 P<0.001).

시간대별 PRU와 PRI도 전반적으로 티카그렐러군이 우수한 것으로 나왔다. 24시간, 48시간째 PRU의 경우 프라수그렐과 비교해 티카그렐러군에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으며, PRI 또한 2시간, 24시간, 28시간, 7일째 변화에서 티카그렐러가 더 뛰어났다. HPR 빈도는 24시간, 48시간 시점에서 차이는 나타났지만 7일째 시점에서는 프라수그렐과 티카그렐러군간 차이는 없었다. 다만 PRI 50% 이상을 기준으로 한 경우에는 티카그렐러가 더 뛰어났다.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전반적인 이상반응은 프라수그렐군이 24%, 티카그렐러군이 34%였으며, 경미한 출혈이 각각 10%(8명)와 20%(7명)였다. 사망 또는 허혈성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플로리다의대의 Dominick J. Angiolillo 교수팀은 논평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배경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두 약제가 서로 다른 계열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진행된 클로피도그렐에서 프라수그렐로 전환한 SWAP 연구를 예로 들며 "서로 같은 계열의 약물간 스위칭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 SWAP 연구 : 클로피도그렐에서 프라수그렐 스위칭 효과 검증

2010년 JACC에 게재된 SWAP 연구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을 프라수그렐로 전환시 항혈소판 효과'에 대한 것으로 유지요법으로서 프라수그렐의 우수한 항혈소판 효과가 주목을 받았다.

TRITON-TIMI 38 연구를 통해 클로피도그렐 대비 프라수그렐의 우수한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는 이미 입증돼 있었다. 여기에 일부 특정 유전자다형성(CYP2C19) 여부에 따라 클로피도그렐의 항혈소판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ACS 환자의 항혈전 치료시에 유지요법 단계의 클로피도그렐을 프라수그렐로 전환했을 경우 약물역학적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었다. 결과는 프라수그렐 전환군의 최대 혈소판 응집 수치가 클로피도그렐 유지그룹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41.1% 대 55.0%, P<0.001). 프라수그렐 부하 및 유지용량을 투여한 그룹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최종적으로 클로피도그렐을 프라수그렐로 전환한 그룹은 주요 안전성 이슈 없이 좋은 내약성을 보였다.

Angiolillo 교수팀은 "SWAP 연구에서는 프라수그렐의 결과가 좋았고, SWAP-2 연구에서는 결과적으로는 티카그렐러가 우수한 것으로 나온 만큼 약물간 장점은 모두 존재한다"면서 "순응도 문제로 1일 1회 요법을 요하는 등 티카그렐러에서 프라수그렐로 전환할 환자가 필요한 만큼 최적의 스위칭 시간을 찾을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CAD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스위칭 전략을 검증한 SWAP과 SWAP-2 연구결과가 모두 발표되면서 국내 학계는 신·구(新·舊)는 물론 신·신(新·新) 항혈소판제 간의 약물학적 효과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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