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도 과도하게 나타난다" vs "문제될 것 없다"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이 정확도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ACC·AHA에 따르면, 새로운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은 플래밍험 심장연구(FHS)를 비롯 ARIC, CARDIA, CHS 등 여러 코호트 연구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구체적으로 40~79세 성인의 심장발작과 뇌졸중의 10년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인종, 성별, 연령, 총콜레스테롤, HDL-C, 혈압, 항고혈압 약물의 복용, 당뇨병, 흡연 여부 등의 분석이 포함된 지역사회 기반 코호트 연구들을 근거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플래밍험 위험도 척도(FRS)와 달리, 뇌졸중 위험도도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브리검여성병원 Paul Ridker, Nancy Cook 박사팀은 새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이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하면서 이의를 제기했다.

Ridker 박사팀의 주장은 이것이 환자의 위험도를 너무 과도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 그는 "WHS, PHS, WHI-OS 등 또다른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대상으로 새로운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의 정확성을 확인한 결과 위험도가 75~150% 높게 나타났고, 3개 연구 모두에서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CC·AHA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다른 코호트 연구인 MESA, REGARDS 연구를 대상으로 평가했을 때도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며 추가적인 검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ACC·AHA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가이드라인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콜로라도 보건대학 David Goff 교수는 "MESA, REGARDS 연구를 통한 검토는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됐고, 최초 평가 후에도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스타틴이 지속적으로 투여됐기 때문에 위험도에 오차가 발생했다"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가이드라인 위원회 위원인 노스웨스턴대학 페인버그의대 Donald Lloyd-Jones 교수는 "Ridker 박사팀의 연구 대상자들은 대부분 혈관성 사건 위험도가 낮은 저위험군이었다"며, 일반적인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을 검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수년 간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수백건의 근거들을 검토한 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평가방법을 제시했다"며, 엄격하게 타당성을 검토했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이렇듯 Ridker 박사팀과 ACC·AHA 가이드라인 위원회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클리브랜드클리닉 Steve Nissen 박사는 Ridker 박사팀의 의견에 손을 들었다.

그는 "새로운 ASCVD 평가방법은 이전에 발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독립적인 타당성 평가가 진행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고, 나이와 인종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궁극적으로 위험도 평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환자들이기 때문에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이 필요하고 이를 반영해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ASCVD 위험도 평가방법의 정확성 문제는 새롭게 개정된 콜레스테롤 관리 권고사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새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이 없는 환자들 중 LDL-C가 70~189mg/dL이고 10년 ASCVD 위험도가 7.5% 이상인 이들에게는 스타틴 치료를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Nissen 박사는 "ASCVD 위험도가 과도하게 평가될 경우 부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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