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관한 임상진료지침’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는 지난 2011년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관한 임상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방법들이 증상호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해 당시까지 보고된 국내외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국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우리나라의 의료실정에 맞는 지침을 마련한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가이드라인은 과민성장증후군을 ‘복통 혹은 복부 불쾌감, 배변 후 증상의 완화, 배변 빈도 혹은 대변 형태의 변화 등 특징적인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기능성 위장관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과민성장증후군의 유병률이 서구를 따라가고 있다는 것. 설명에 따르면, 과민성장질환은 서구에서 매우 흔한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7~10%가 진단기준에 합당한 증상을 가지며 국내 역시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8~9.6%로 서구와 유사한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그 자체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데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습관과 함께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과민성장증후군의 관리가 의료계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거나 의료비 지출이 현저히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요한 병태생리 기전으로 장관의 운동이상, 내장감각과민성, 중추신경계의 조절이상, 장관감염 및 염증,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제시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어서 전통적인 약물치료는 주로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의 과민성장증후군 가이드라인을 통해 약물치료 전략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의 약물치료
-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삼투성 하제는 배변 횟수를 증가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Grade 2C,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낮음)
-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용제(5HT₄ receptor agonist)는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2A,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높음)
- 선택적 염소통로 활성제(chloride channel activator)는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Grade 1B, 권고수준: 강함, 증거수준: 중등도)

가이드라인은 삼투성 하제,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용제, 선택적 염소통로 작용제 등을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약물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삼투성 하제와 관련해서는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배변 횟수를 증가시킬 수는 있지만, 통증 등의 증상은 감소시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변비 우세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PEG(polyethyllene glycol) 투여 전후의 증상을 비교한 연구에서 배변 횟수는 유의하게 증가했으나, 통증은 호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로토닌 4형 수용체 작용제에 대해서는 설사형을 제외한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위장관 운동에 관여하는 신경 전달물질의 유리를 촉진함으로써 위장관 운동 및 분비기능을 촉진하고, 내장 구심성 감각을 조절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테가세로드(tegaserod)는 드물게 발생하는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현재 사용이 제한돼 있으며, 렌자프라이드(renzapride)는 효과 검증을 위해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택적 염소통로 활성제는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효과적인 약제로 소개됐다. “루비프로스톤(lubiprostone)이 만성 변비나 변비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며, 특히 배변 형태를 무르게 하고 복통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의 약물치료
- 지사제는 과민성장증후군에서 배변 형태를 호전시키고 배변 횟수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Grade 2B,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중등도)
- 세로토닌 3형 수용체 길항제(5HT₃ receptor antagonist)는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2A,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높음)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약제로는 지사제와 세로토닌 3형 수용체 길항제가 언급됐다. 가이드라인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소장과 근위부 대장의 통과시간이 빨라져 있어, 아편제제(opioid)와 같이 장관의 통과를 지연시키는 약제의 투여가 증상을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지사제의 선택을 고려 대상으로 삼았다. 이 가운데 “로페라마이드(loperamide)가 위약에 비해 과민성장증후군의 전반적인 증상개선이나 복통, 복부 불쾌감의 유의한 호전은 없으나 배변 형태를 호전시키고 배변 횟수를 유의하게 줄이는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약제에 대해 한편으로는 “변비를 유발할 수 있어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이 아닌 경우에는 투여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로토닌 3형 수용체 길항제는 변비형을 제외한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전반적인 증상, 복통 및 복부 불쾌감, 배변 습관 등의 호전에 효과적인 약제로 언급됐다.

한편 “알로세트론(alosetron)은 변비, 급성 허혈성 대장염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통상적인 치료에 반응이 없는 설사형 환자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라모세트론(ramosetron)은 임상연구 상 심각한 부작용이 없이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의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 추가됐다.

◇ 여타 과민성장증후군의 약물치료
- 부피형성 하제는 과민성장증후군의 일부 증상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2B,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중등도)
- 진경제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복통 및 복부 불편감의 치료에 효과적이다(Grade 1B, 권고수준: 강함, 증거수준: 중등도)
- 비흡수성 경구용 항생제의 단기간 사용은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2B,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중등도)
- 프로바이오틱스는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2C,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낮음)
- 삼환계 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1A,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높음)

가이드라인은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 또는 일부 증상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로 부피형성 하제, 진경제, 항생제, 프로바이오틱스, 항우울제 등을 고려 대상으로 언급했다. 부피형성 하제와 관련해서는 “차전자피(psyllium)가 변비,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일부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는 언급과 함께 “복용시 북부 팽만감이나 다량의 가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진경제는 최근 연구가 많지 않고 연구의 질이 높지 않은 제한점이 있지만, 위약에 비해 유의하게 복통 및 복부 불쾌감의 개선효과가 높고 약제와 관련한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소개됐다. 비흡수성 경구용 항생제는 단기간 적용 약제로 언급됐다. “리팍시민(rifaximin)이나 네오마이신(neomycin)의 단기간 투여가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전반적인 과민성장증후군의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과민성장증후군 발병 기전에 있어 소장 세균의 과증식이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항생제 사용의 근거를 제공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또 “과민성장증후군에서 장내 세균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피더스균(bifidobactrium) 균종이나 이를 포함한 복합요법이 위약에 비해 증상의 호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가이드라인은 덧붙였다. 삼환계 항우울제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일부 환자에서 전반적인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과민성장증후군 약물치료 전략에 이름을 올렸다.

◇ 약제의 조합

가이드라인은 “과민성장증후군이 여러 가지 병태생리가 관여돼 다양한 증상 양상을 보이는 이질적인 질환군이기 때문에 각각의 증상에 대한 약제를 조합하는 것이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과민성장증후군의 병태생리 기전으로 장관의 운동, 감각과 고위중추, 정신사회 요인, 염증, 소장 세균 과증식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서로 혼재돼 병태생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한다”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은 “따라서 과민성장증후군을 적절하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에게 어떠한 기전들이 작용하는지, 환자들이 어떠한 증상을 호소하는지를 알아보고 이에 대한 치료제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지었다.

◇ 식이

한편 가이드라인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의 제한은 과민성장증후군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도 “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으며, 아직까지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어떤 기전을 통해 효과를 나타내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더 많은 연구를 주문했다.

◇정신과적 치료
- 인지·행동요법(cognitive behavioral therapy), 역동정신요법(dynamic psychotherapy), 최면요법(hypnotherapy)은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준다. (Grade 2B, 권고수준: 약함, 증거수준: 중등도)

가이드라인은 약물치료 이외에도 “정신과적 치료가 여러 무작위·대조 연구에서 과민성장증후군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경감시켰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를 종합분석한 결과에서도 정신과적 치료가 약물요법과 비슷한 정도로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증상 또는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가이드라인은 이에 근거해 “정신과적 치료 중 인지·행동요법, 역동정신요법, 최면요법이 일부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약물과 비슷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더 많은 임상경험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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