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신의료기술 인정

미국에서 EECP가 빠르게 확산된 배경에는 정부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의 협심증 환자는 약 6800만명으로 매년 4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중 8~10만명 정도가 재발하고 협심증과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심부전 환자는 500만명으로 미국 의료 비용 지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20조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ECP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고마운 치료법이 아닐 수 없는 것.

현재 미국 보험국과 대부분의 보험회사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이나 Bypass 등과 같이 수술이 용이하지 않은 환자나 협심증 환자 중 Class 3이나 Class 4로 판단되거나 치료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든 환자에게는 EECP의 비용을 급여로 지불하고 있다.

특히 환자 상태가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합병증이 생길 수 있거나 실패 가능성이 높을 때, 환자의 관상동맥의 해부학적 구조가 수술이나 다른 방법의 사용이 불가능할 때, 다른 지병으로 수술시 사망 확률이 더 높아질 때는 급여를 해 주고 있다.

EECP는 병원 뿐 아니라 스포츠 선수들이 심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심장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하다고 한다.

국내에서 EECP가 도입된 것은 채 얼마 되지 않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EECP 인정했고 식약처가 '비침습성 사지 역박동 심혈관 순환증진 장비'로 허가를 했다.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심사를 진행하고 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EECP 시술을 하는 곳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웰니스센터가 유일하다. 병원은 심장능률 증진 프로그램 5단계 중 3단계 운동치료 중 하나로 EECP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만성심부전, 급성 심근경색, 협심증 환자의 치료 시스템으로 EECP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도입해 현재 시술 중이지만 에비던스가 될 만한 자료를 내놓을 만큼 축적된 데이터는 없다고 한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심장혈관병원 웰니스센터 강석민 교수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EECP를 다양한 협심증과 심부전 환자군 등에게 치료를 하고 있지만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데이터를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더 많은 사례를 지켜봐야 효과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에서는 EECP를 비급여로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ECP를 수입하는 회사측은 5월 안에 도곡동에 있는 윌리브의원이 EECP를 도입해 개원가에서도 시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2010년 우리나라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006년보다 6.3%나 증가했다. 심혈관질환은 암뇌혈관질환에 이어 성인 사망률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보험재정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 EECP에 대한 논의가 서서히 일고 있는 것도 미국과 같이 급증하는 의료비 지급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심장내과 의사들은 EECP가 새로운 시술법으로 미국 등지에서 안전성 등을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아직 국내 적용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치료 수단이 아니라 초기 심장질환의 치료나 예방 치료의 조치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