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약물 관리

1. 마약류약물 오남용 관리의 현주소

2. 국내외 대처현황 - 프로포폴, 오피오이드

3. 주사제 약물관련 사망률 - WHO 메타분석 연구

▲프로포폴 사태, 식약청 등 적극적 대응

프로포폴은 2009년 마이클잭슨의 사인으로 지목되면서 관심도가 높아졌다. 여기에 국내 연예인들의 오남용사례, 사망사건에서의 연관성 등이 알려지면서 급격하게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했다. 미국에서 2009년 통제물질로 지정한 것보다 한 단계 높은 수위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서울·경기·부산지역 프로포폴 취급 병의원 140곳을 점검한 결과를 발표,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 투여" 등 불법행위를 한 병의원 74개소(187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이번에 적발된 병의원 중 불법 사용·유통이 의심되는 69개소에 대해서는 검찰청·경찰청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점검은 프로포폴이 일부 병의원에서 수면유도제 등으로 광범위하게 오·남용되는 등 사회적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실시되었다"며, "프로포폴을 비롯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실질적으로 근절될 때까지 검·경,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합동 정밀감시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 19일에는 프로포폴 불법 유통 협의로 기소된 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의사, 제약사, 간호조무사 등 모두 실형을 선고해 이후에도 강도 높은 처분이 나올 것을 전망되고 있다.

한편 식약청은 투명한 마약류 유통관리 체계를 위한 방법으로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 태그 부착, 의료기관의 사용내역 보고제 등을 추진할 예정으로, 현재 마약류제조업자 및 마약류수출입업자들을 대상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미국, 오피오이드 등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에 경고

미국에서는 마취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에 대해서 민감한 논의들이 오가고 있다. 통증 환자들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오피오이드를 포함한 마취성 진통제들의 사회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오남용 관련 사망사례들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인포메이션(GBI)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오피오이드 처방동향과 시장분석" 보고서에서는 "오피오이드 계열 블록버스터 약물들의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 의약품도 등장한 상황이지만, 세계적인 고령화와 암, 관절염 환자수의 증가로 인해 통증치료 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용, 남용, 중독의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의사들이 통증 치료를 위해 오피오이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오피오이드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피오이드 시장성장 전망과는 반대로 미국 내에서는 오남용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들이 다수 발표됐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팀은 2009년 미국 오피오이드 처방기록 7950만건을 평가한 연구를 발표했다(JAMA. 2011;305:1299). 분석결과, 60세 이상에서 28,.3%로 가장 많이 처방받았고, 1차 의료기관에서 28.8%로 가장 많이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56.4%가 오피오이드 처방 후 30일 이내에 같은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고, 연구팀은 오피오이드 남용환자 대부분은 본인이 처방받은 약물을 남용하거나 친구, 친척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남용이 쉽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피오이드 계열약물의 과다용량 처방과 사망률에 대한 연구도 게재됐다(JAMA. 2011;305:1315). 연구에서는 2004~2005년 통증으로 오피오이드 처방을 받은 이들을 분석했다. 이들 중 치명적인 고용량을 처방받은 이들은 0.04%로 나타났고, 이들의 사망위험도는 저용량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1일 100 mg 이상의 용량을 처방받은 군과 1~20 mg을 처방받은 이들을 비교했을 때 만성통증에서는 7.18배, 급성 통증에서는 6.64배, 암관련통증에서는 11.99배 위험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997~2007년 미국에서 의도하지 않은 과다용량 처방율은 124% 늘었고, 이중 오피오이드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으며, 오피오이드 과다용량 처방군의 사망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에는 뉴욕시 의사 35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오피오이드의 남용에 대해 경고하며 새로운 규제방안이 필요하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암외의 통증에 오피오이드를 투여할 경우 사용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제품라벨에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DC 오피오이드 진통제 관련 성명서

미국 질환관리예방센터(CDC)는 오피오이드를 비롯 진통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됨에 따라 2011년 11월 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CDC에서 1990년 이후 미국 내 약물 과다용량으로 사망한 환자수를 집계한 결과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3배 이상의 수를 보였다.

CDC는 2008년에만 3만 6000여명이 사망했고, 이들의 사인 대부분이 처방된 약물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오남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성명서에서는 약물 과다용량 사례가 늘어난 것도 1999년 이후 강력한 진통제들이 시장에 나오면서부터라고 분석했다. 진통제는 뇌내 수용체에 통증을 덜 느끼도록 작용하는 기전으로, 강력한 진통제는 도취감, 의존성, 중독 등을 야기해 점차적으로 복용량이 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

진통제 오남용은 2008년 1만 48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이는 헤로인, 코카인으로 인한 사망자수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

또 2009년 진통제 오남용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수도 47만 5000여명으로 5년 사이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CDC는 성명서에서 몇 가지 관리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처방약물감시프로그램(PDMP)이다. 진통제의 중복처방이 많은만큼 처방된 약물들을 추적하고 소요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사와 약사는 환자의 처방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처방용량, 처방횟수, 처방자수를 사전에 검토해 약물의 남용 및 불법사용에 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CDC는 나아가서 초기 관리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고위험군을 찾아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두 번째는 환자검토 및 제한프로그램의 운용이다. 메디케이드(Medicaid), 연금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복처방에 대한 환급을 막아 실질적인 차원에서의 개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의료인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CDC는 근거기반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진통제를 처방할 것을 강조해 환자들 뿐만 아니라 의료인들도 중복처방 및 과다처방을 예방하는데 일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약물남용처방을 막을 법률과 부처의 신설, 오남용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확대를 제안했다.

한편 CDC는 가장 많이 오남용되는 약물들로 오피오이드, 벤조디아제핀, 암페타민 유사제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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