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백 회장, 등재신청 마쳐

전세계적으로 1년에 30만명이 비만으로 사망하고 있다. 사망 위험은 체질량지수(BMI) 증가에 정비례하는 경향이 있는데, 통상적으로 BMI가 30 ㎏/㎡ 이상이면 사망률이 2배, 40 ㎏/㎡ 이상 4배, 50 ㎏/㎡ 이상에서는 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서만 전체 복지예산 중 4.9%에 해당하는 1조 8000억원이 매년 비만 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여전히 BMI 30 ㎏/㎡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4.1% 수준인 200만명이 넘으며, 수술이 필요한 40 ㎏/㎡ 이상 초고도비만 환자도 5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비만을 미용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 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비만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중 정상 혹은 미달 체중인 경우는 70% 이상을 차지한 반면 BMI 30 ㎏/㎡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10%에 한참 못미쳤다.

대한비만학회와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외과 최윤백 교수는 "비만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비만에 동반하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더 심각하다"면서 "이는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고도비만 환자에서 체중감량과 동반질환 개선을 모두 만족시키는 치료법은 수술요법이 유일하다. 수술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체중은 기저체중으로부터 50~60% 줄고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수면무호흡증은 각각 77%, 62%, 86% 개선된다.

최근 동반질환 개선 효과가 두드러지자 수술명도 비만수술에서 비만대사수술로 바꼈다. 또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이 많이 보고되면서 청소년기에도 수술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자는 쪽으로 경향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700~1500만원 대로 비싸다는 점은 환자의 접근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처음 시작한 이후 꾸준히 늘어 2009년에는 780건이 시행됐는데 실제 환자 수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라면서 "고도비만 환자 대부분 경제력이 없어 선뜻 수술을 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학회에서는 오래전부터 비만대사수술의 보험급여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 건정심에 보험 등재 신청을 마친 상태다. 예산 제한으로 당장 모든 환자에게 적용은 어렵다는 판단에 학회는 내부 논의를 통해 BMI 40 ㎏/㎡ 환자에 급여적용하는 안에 합의했다.

최 교수는 "미국의 경우 연간 4만건 시행되던 수술이 2000년 의료보험이 적용되면서 2002년 14만건으로 늘었고 현재 40만건씩 시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보험이 적용되면 수술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한 부분이다. 일부 환자들은 수술 후 건강한 몸을 되찾고 나면 술을 많이 마시거나 식습관이 엉망이 돼 요요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최 교수는 "수술하기 전 환자와의 대화가 중요한다"면서 "수술 시 외과뿐 아니라 내과와 영양, 운동 영역이 모두 팀을 이뤄 평생 환자를 관리하는 차원으로 치료가 이뤄져야 하고 환자도 수술이 끝이 아님을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수술 후 영양관리지침을 만드는 것도 학회의 장기적인 과제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만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주요 사망인자라는 점에서 흡연과 같다"고 강조하며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 필요한 수술을 모두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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