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


뇌졸중 발생 이후 뒤따르는 운동마비나 운동장애, 언어곤란, 연하장애 등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50~70% 정도가 겪는 부작용으로 이에 대한 치료 방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연하장애의 치료는 인두와 후두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여러 가지 물리요법이나 음식물 조절, 자세 교정이 대안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가 기존의 치료법과는 다른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 교수가 선택한 치료 방법은 뇌에 비침습적으로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백 교수는 뇌졸중으로 혀의 움직임 감소, 식사할 때 기침 등의 연하 곤란을 겪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무작위 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 뇌졸중이 발생한 뇌 부위에 20분 동안 비침습 뇌 전기자극을 받은 사람들이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연하장애가 많이 해소됐다는 결과물을 얻었다.

그는 "전기자극이 연하기능의 회복과 관련 있는 피질 신경망 전반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실험 전후 PET 검사를 했는데 전기자극을 받은 부위뿐 아니라 손상이 없는 반대편 정상 뇌에서도 포도당 대사 증가가 됐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국내 뇌신경재활은 걸음마 단계

이 연구가 연하장애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곧바로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어 그는 안타깝다고 했다. 우선 이를 개발할 의욕을 가진 의료기기 회사가 있어야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의료기기 업체는 영세하다. 그러다보니 외국의 기계를 들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의료기기를 개발한다고 해도 임상 등의 과정을 통과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복지부 등 정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라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뇌신경재활학회 학술이사인 그의 관심 분야는 뇌신경재활이다. 뇌를 자극해 혈압과 비만, 우울증 등을 연구하는 뇌신경재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란다.

또 재활의학과 교수가 대학병원에서 뇌신경재활을 연구하는 것은 말처럼 녹록치 않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상황에서 대학병원도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피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였다. 특히 재활의학과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는 더 냉혹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문 연구는 모든 진료과가 대등한데 재활의학과는 조금 소홀하게 다뤄지는 것이 사실이다"며 "모든 마이너 진료과들이 느끼겠지만 병원의 시설이나 인력 등 투자가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의 관심 부족, 의료기기 업체의 영세성, 병원의 투자 부족 등 여러 가지 악제가 존재하지만 그는 여전히 재활의학과 교수로서 뇌재활연구를 해 나갈 것이라며 한껏 웃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