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초 병원들은 검진센터로 경쟁력을 무장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여지고 있다. 검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수검자들이 더욱 편리하고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동시에 병원으로서도 건강검진이라는 비급여 항목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최근 오픈한 검진센터들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해 보았다.


검사를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우선 검진센터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검사 설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공간 활용이나 동선에 많이 신경썼다. 하루만에 검진이 가능하게 하고, 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중앙대병원은 지난 8일 "건강증진센터" 확장 개소식을 가졌다. 새로 증축한 병원 별관의 다정관 3층으로 확장 이전 개소한 건강증진센터는 약 2000㎡ 규모로 검진센터 전용 MRI, CT 등 최신장비를 구비했다. 검사 동선거리를 기존보다 단축시켰으며, 수검자가 자신의 검사진행 사항 및 우선 검사순서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전자태그 시스템(RFID)을 도입해 신속한 검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수검자의 질병력, 가족력 등을 고려한 신체부위별 특수정밀검사, VIP 고객을 위한 다이아몬드 명품숙박검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특징이다. 김재열 센터장은 "가족중심의 건강계획 시스템과 고객 입장의 편의성 증대를 앞세워 건강검진 고급화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서미즈메디병원의 경우 지난달 국민건강보험공단검진만을 위한 국민건강검진센터를 신축, 확장 개원했다. 지하 3층 지상 7층인 신관에 마련했으며, 일반종합검진수검자와는 별도로 독립된 공간에서 편리하고 편안하게 각종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병원측은 "국민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예약을 할 수 있고 상담과 각종 촬영을 센터 내에서 함께 이루어지는 원스톱 시스템으로 운영하게 됐다"며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수검자들을 배려하면서 지역주민들이 더 많이 이용가능하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도 최근 검진 장비와 시설을 갖춘 종합검진센터 신관을 오픈하고, 명품 건강검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센터에서는 핵의학, 산부인과 등 모든 진료과목별 전문의 배치로 하루 만에 모든 검진이 가능할 수 있게 한 것에 무게감을 두었다.

양·한방 협진으로 또다른 경쟁력 무장

보통 병원이 쉽게 취할 수 없는 또하나의 경쟁력은 바로 양·한방 협진이다. 별도의 한방 진료과를 개설하고 한의사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한방을 내세우는 병원들은 한방이라는 보조적인 진료수단을 이용해 수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진료로도 이어지게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차움의 파워에이징라이프센터는 동·서양 의학을 넘어 유전자 검사를 아우르는 "트리플 검진"을 통해 발생 가능한 질병을 미리 진단하고 맞춤 의학을 실현한다고 발표했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잠재되어 있는 질병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일반 건강검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중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검진 프로그램이 생체나이 검진으로 건강 상태와 노화 정도를 알 수 있는데, 한방 진료의 "사상체질"에서부터 시작한다. 그간 차병원이 대체의학을 연구하던 활동을 토대로 차움에도 한방을 활용한 검진을 둔 것이다.

부산의료원도 11일 "부산의료원 종합검진센터 및 한방진료부 착공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건립되는 종합검진센터 및 한방진료부는 국·시비 등 45억원을 들여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한방 전문의들이 척추클리닉·재활·한방내과·한방신경과·침구과 등 전문적인 진료를 담당할 한방진료부가 개원, 양·한방 협진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의료원 관계자는 "올해 말 완공돼 내년 초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종합검진센터 및 한방진료부는 각종 질병의 조기 예방과 양한방 협진 원스톱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지역주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동경희대병원(동서신의학 병원)이 최근 오픈한 "웰니스센터"도 검진에 한방진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병원의 개념을 넘어서 질병을 예방하고 또 치료가 끝난 환자에게는 심신의 회복까지 돕는 몸과 마음의 통합적 치료를 제공하는 센터다. 여기에는 경희대 한방병원 전문 의료진이 진료하고, 양한방 종합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 및 체질적 특성에 따라 개인별 맞춤치료를 하게 된다. 한방비만체형클리닉, 마음건강클리닉, 한방재활클리닉 세 개의 전문클리닉이 구성돼 있다.

외국인을 위한 VIP 검진도 출시

VIP검진 상품 출시는 이미 지난해에 가장 고조에 이르렀다. 대형병원마다 경쟁하듯 2000만원대 이상의 상품까지 나왔다. 그러나 VIP검진을 국내 수검자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에까지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서울병원은 해외 VVIP를 위한 국내외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상위급 "프리미어 헬스 프로그램"을 지난달부터 도입했다. 프로그램은 ▲최상급 건강검진 프로그램 ▲주치의제도 ▲건강관리서비스 등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1년간 24시간 주치의 Call 상담을 포함해 해외 24시간 응급 서비스 등의 세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수진자는 병원에 오기 힘들 경우 방문채혈, 가정간호 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존의 건강검진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365일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삼성서울병원의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건강검진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병실은 VIP 특실이 제공되며 VIP 전담간호사와 통역사가 건강검진 내내 1대1로 에스코트를 하기 때문에 외국인이라도 병원에서 검사받는데 어려움이 없다. 또한 연중 서비스로 예방접종과 방문채혈, 가정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비만, 금연, 고혈압, 전립선 클리닉의 진료 외에도 웰빙서비스로 성형상담, 유전자검사, 보톡스 시술, 건강노화상담, 임상심리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

최윤호 건강의학센터장은 "해외 수진자의 경우 대중적 프로그램부터 세계 최고급 건진 프로그램까지 요구수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수준을 맞추기 위해 최상위급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병원의 프로그램은 3박 4일에 무려 3500만원에 달한다. 외국인 타깃 고급검진을 표방한 차움의 외국인 의료관광의 가격도 2주 패키지가 약 2200만 원(1만8749달러), 1주 패키지가 약 1500만 원(1만2499달러) 등 고가이면서도 최상의 서비스라는 점을 내세우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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