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M-3 연구서 4차 이상 단독요법 실패 후 FDA 신속승인 철회
DREAMM-7, DREAMM-8 연구서 1차 목표점 충족 후 기대감↑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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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날개가 부러졌던 다발골수종 최초의 항체-약물접합체(ADC) GSK 블렌렙(성분명 벨란타맙 마포도틴)이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4차 이상 단독요법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승인 철회 절차를 밟았지만 되레 전화위복이 됐다.

블렌렙은 DREAMM-7, DREAMM-8 연구를 통해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표준요법까지 넘보고 있다.

날개 꺾였던 블렌렙...단독요법 '무의미'

블렌렙
블렌렙

블렌렙은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전에 항CD38 단클론항체,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억제제 등 최소 4차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승인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승인을 유지하기 위한 확증 임상인 DREAMM-3 연구에서 표준요법인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 대비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GSK는 확증 임상3상 DREAMM-3 연구 분석 결과, 1차 목표점인 무진행생존(PFS)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325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2:1 비율로 블렌렙 투여군과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투여군이 무작위 배정돼 치료받았다.

GSK에 따르면 DREAMM-3 연구 분석 결과, 1차 목표점인 PFS의 위험비(HR)는 1.03으로 집계됐다(95% CI 0.72~1.47).

PFS 중앙값은 블렌렙군이 11.2개월이었고,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군은 7개월이었다.

다만, 주요 2차 목표점에서는 희망이 보였다. 주요 2차 목표점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블렌렙군이 41%,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군이 36%로 깊은 반응률을 보였고, 반응기간(DoR)도 블렌렙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군은 8.5개월로 집계됐다. 12개월 시점 DoR은 각각 76.8%, 48.4%였다.

당시 전체생존(OS) 데이터는 성숙하지 못했는데, 평균 OS는 블렌렙군이 21.2개월, 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군 21.1개월로 유의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HR 1.14; 95% CI 0.77~1.68).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두고 FDA는 블렌렙의 신속승인 철회 논의를 진행했고, GSK는 FDA 요청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믿는 구석 있었던 블렌렙
DREAMM-7, DREAMM-8 연구서 1차 목표점 충족

그럼에도 블렌렙은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 같다.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4차 치료옵션에 실패했음에도 오히려 병용요법 조합으로 표준요법을 넘보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3상 DREAMM-7 연구와 DRAMM-8 연구 결과는 블렌렙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우선 올해 2월 Journal of Clinical Oncology(JCO)에 발표된 임상3상 DREAMM-7 연구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연구는 이전에 1차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494명을 대상으로 블렌렙과 얀센 벨케이드(보르테조밉), 덱사메타손 삼중항암요법과 얀센 다잘렉스(다라투무맙)+벨케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직접 비교했다.

1차 목표점은 독립적 검토 위원회가 평가한 PFS로 설정했고, 주요 2차 목표점에는 OS, DoR, ORR 등이 포함됐다.

28.2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블렌렙군의 PFS 중앙값은 36.6개월로, 다잘렉스군 13.4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59% 낮추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95% CI 0.31~0.53; P<0.00001).

주요 2차 목표점인 OS는 두 군 모두에서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고, ORR은 블렌렙군이 82.7%로 다잘렉스군 71.3%보다 높았다. DoR 중앙값은 각각 35.6개월, 17.8개월로 집계됐다.

연구를 진행한 스페인 살라망카병원 Maria-Victoria Mateos 박사는 "블렌렙+벨케이드+덱사메타손 조합은 이전에 1차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유의미한 PFS 이점을 보였다"며 "이는 이들 환자군에게 새로운 표준요법이 될 근거"라고 강조했다.

올해 3월에는 벨케이드를 포함해 이전에 1차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302명을 대상으로 블렌렙+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과 벨케이드+포말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을 직접 비교평가한 임상3상 DREAMM-8 연구 탑라인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 연구의 1차 목표점은 PFS, 주요 2차 목표점은 OS, ORR, DoR 등으로 설정됐다.

GSK가 발표한 탑라인 결과에 따르면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중간분석 결과, 블렌렙군은 벨케이드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PFS 개선을 보이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아울러 분석 당시 블렌렙군은 OS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경향성을 보였다.

GSK는 "두 연구 모두에서 나타난 결과는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의 표준치료에 블렌렙을 추가할 때 강력한 효능을 보인다는 임상적 근거를 보여준다"며 "블렌렙이 허가된다면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의 표준치료를 재정의하고 발전시킬 잠재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SK는 DREAMM-7, DREAMM-8 연구 결과를 토대로 규제 당국과 허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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