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윤동욱 교수팀, 초기 폐암 모양에 따른 임파선 전이 확률 분석
CT 영상의 종양 모양·크기 따라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 확인 비율 달라
"초기 폐암이라도 순수 고형암이면 임파선 절제 필요해"

▲(좌부터) 중앙대병원 윤동욱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정호 교수.
▲(좌부터) 중앙대병원 윤동욱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정호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초기 폐암 모양으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병원 윤동욱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와 한양대구리병원 최수환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 삼성서울병원 조종호 교수(폐식도외과분과) 연구팀은 초기 폐암으로 수술받은 환자에서 관찰되는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초기 폐암은 수술적 절제만으로 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초기 폐암으로 수술받는 환자 중 일부 환자는 임파선 전이로 인해 추가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수술 전 영상 검사에서는 임파선 전이가 없는 것으로 보였으나, 수술장에서 절제한 임파선 검체에서 암세포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Occult Lymph Node Metastasis)'는 전체 수술받는 환자들의 5~10%에서 확인된다. 

초기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 있어 수술 후 항암치료 시행 여부가 관심사인 가운데, 윤동욱 교수팀은 추가 항암치료 여부에 결정적인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2003~2017년 수술 전 CT와 PET-CT 영상 검사에서 임파선 전이가 없는 2cm 이하의 초기 폐암으로 확인돼 폐 절제 수술을 받은 1329명의 환자 중 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을 가진 환자 591명과 순수 고형으로 보이는 종양을 가진 환자 738명을 비교·분석했다. 

간유리 음영은 CT 영상에서 폐 일부분이 유리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불투명해진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경우를, 순수 고형은 결절 전체가 불투명해 내부에 폐 조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A)순수 고형으로 보이는 종양과 (B)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의 CT 이미지.
▲(A)순수 고형으로 보이는 종양과 (B)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의 CT 이미지.

분석 결과, CT 영상에서 보이는 종양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비율이 달랐다. 

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크기와 상관없이 약 2%의 확률로 수술 검체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됐다. 1cm 이하는 2.27%, 1.0~1.5cm는 2.19%, 1.5~2.0cm는 2.18% 확률로 나타났다. 

하지만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종양을 가진 환자는 그 크기가 클수록 수술 후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확률이 커져, 1cm 이하에서 2.46%이던 확률이 1.0~1.5cm에서는 12.46%, 1.5~2.0cm에서는 21.31%까지 높졌다. 

또 순수 고형 형태의 암을 갖고 있는 환자들의 5년 무병 생존율은 71.2%로, 간유리 음영 환자들의 생존율인 94.4%에 비해 나쁜 예후를 보였다. 

▲폐종양 크기에 따른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 확률(Total: 전체, Mixed GGN: 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 Pure solid: 순수 고형 종양).
▲폐종양 크기에 따른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 확률(Total: 전체, Mixed GGN: 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 Pure solid: 순수 고형 종양).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cm 이상의 작은 크기의 폐암이라도 순수 고형 형태의 암이라면 폐 절제 수술 중 반드시 임파선 박리 절제를 함께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윤동욱 교수는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을 가졌을지라도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암 환자에게서 특히 많았다"며 "초기 폐암에 있어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하는 것은 환자에게 부작용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항암치료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중 임파선 절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수환 교수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암 환자들은 수술 전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임파선 검사(EBUS) 등 시술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 연구는 앞으로 순수 고형 형태의 폐암 환자들의 치료 방침을 정하는데 도움 되는 자료로서 그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nnals of Thoracic Surgery 3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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